온타리오 프로젝트 관련 2000억원대 소송 휘말려…
삼성물산이 캐나다에서 진행하고 있는 ‘온타리오 프로젝트’가 기밀정보를 유출·도용해 이뤄낸 사업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2000억 원대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특히 삼성물산이 ‘비밀보호협정(Non-disclosure Agreement, NDA)’ 규정을 어겼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삼성물산의 도덕성은 물론 이미지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란 말들이 나오고 있다.
삼성물산이 2000억 원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한 배경은 이렇다. 미주한인언론 <선데이저널>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2008년 9월 26일 캐나다 신재생에너지업체인 ‘스카이파워사’와 스카이파워사의 지배주주인 ‘리먼브라더스홀딩스’간에 ‘비밀보호협정’을 체결했다.
온타리오사는 당초 삼성물산이 스카이파워사의 지적 재산권을 1억7500만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의하고 협정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비밀보호협정 체결 직후 삼성물산은 스카이파워사의 기밀문서인 캐나다의 지형학적 자료, 풍량 데이터, 태양열 데이터, 캐나다 정부와의 비밀협상 내용, 수익모델 등에 접근할 수 있었다.
협정 체결 3개월 뒤인 2008년 12월 12일 삼성물산은 온타리오주 에너지부와 신재생에너지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뒤이어 2009년 9월 25일에는 온타리오주 에너지부와 프레임워크합의서를 체결했다.
스카이파워사는 삼성물산이 온타리오주 에너지부와 개발합의를 한 사실을 2009년 9월 26일에야 알았고, 이에 삼성물산 측에 비밀보호협정 위반사실을 통보하고 온타리오 프로젝트를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이에 응하지 않고 2010년 1월 온타리오주 에너지부와 그린에너지투자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온타리오사(파산한 스카이파워사의 현재 법인인 ‘인터윈드’의 최대 무담보채권자로 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있음)는 지난해 12월 8일 삼성물산과 삼성물산 아메리카, 삼성아메리카 등 3개사를 상대로 뉴욕주 법원 뉴욕카운티지방법원에 1억 7500만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온타리오사는 소송장을 통해 삼성물산이 캐나다의 신재생에너지비지니스 진출을 위해 스카이파워사를 인수한다며 접근한 뒤 기밀정보만 가로채 스카이파워사의 경쟁사를 세우는 데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인수 등 거래를 진행하지 않을 경우 이를 스카이파워사에 통보하고 자산평가용으로 접근할 수 있었던 기밀자료는 즉각 파기한 후 파기내역을 문서로 증명해야 하는 등의 비밀보호협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삼성물산은 비밀협정보호협정 위반사실에 따른 소송청구의 시효가 2년 이내라며 12월 29일 법원에 해당 소송을 기각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스카이파워사가 삼성물산의 비밀보호협정 위반사실을 온타리오주 정부와 개발합의서를 체결한 다음날인 2009년 9월 26일에 알았으므로 이로부터 2년 뒤인 2011년 9월 26일 이전에 소송을 진행했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온타리오주 비밀보호협정 위반에 따른 소송시한은 2년이고 뉴욕주는 6년으로, 온타리오사는 소송시한이 긴 뉴욕카운티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또 삼성물산은 뉴욕주의 ‘민사소송규정’을 토대로 비뉴욕거주자나 비뉴욕법인이 뉴욕주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경우 소송시효는 위반사항이 발생한 지역(온타리오주)의 시효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비밀보호협정과 관련해 각종 분쟁이 발생할 경우 뉴욕주 법원의 뉴욕카운티법원에서 다루기로 한다고 명시한 것으로 알려져, 온타리오사가 뉴욕카운티법원에 제소한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뉴욕카운티지방법원은 지난 9월 30일 삼성의 소송시효 주장을 받아들여 온타리오사의 손배소를 기각했다. 이에 온타리오사는 뜻을 굽히지 않고 지난 10월 16일 법원에 항소통보서를 제출했다. 결국 해당 사건은 뉴욕주 2심법원인 제1항소법원에 배당, 온타리오사는 내년 1월 15일까지 항소장을 제출하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온타리오사가 항소장을 제출하면 2월 16일까지 이에 대한 답변을 하기로 결정됐다.
이번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쟁점은 삼성물산의 비밀보호협정 규정 위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과 스카이파워사는 비밀보호협정을 체결할 당시 1년 이내에는 유사업종과 일체 제휴하거나 사업을 진행할 수 없도록 규정한 바 있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스카이파워사와 비밀보호협정을 맺은지 약 3개월 만에 온타리오주 에너지부와 양해각서를 맺은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법원의 판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물산 본지와의 통화에서 측은 “현재 소송 중인 사안으로 세세하게 밝히기는 힘들다”며 말을 아꼈다.
기밀정보 도용 의혹과 관련해서는 “사업은 법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한 것”이라며 “1심에서는 이미 기각된 사안으로, 현재 항소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카이파워사와 협정을 맺기 전에 온타리오주 에너지부와의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대한 계획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소송이 진행 중”이고 “언론이 아닌 법원에서 밝혀야 하는 사안”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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