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여성의 증오 탈출기

2011-10-10     세실 스트루크

<증오에 대한 찬사>는 2006년 출간되자마자 검열 대상이 되었다. 시리아 출신의 작가 칼레드 칼리파가 세 번째로 발표한 이 소설은, 시리아 역사상 가장 유혈이 낭자했던 사건을 불편할 정도로 사실적이게 묘사한다. 바로 1980년대에 하페즈 알아사드 정권이 수니파 이슬람 신도들의 반정부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1982년 ‘하마의 대학살’을 불러왔다. 그로부터 30년이 흐른 지금, 시리아에 민중봉기가 일어나면서 이 소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작가는 무슬림형제단에 가입하면서 겪게 된 불행한 일련의 사건을 들려주는 어느 여인의 고백을 통해 광폭했던 그 시기를 다시 떠올려준다. 담담하면서 날카로운 문체로 일상의 세세한 면을 다룬다. 4개 시기로 전개되는데, 제1부에서는 주인공이 자신을 부정하게 된 상황이 자세히 설명된다. 주인공은 고모 3명과 시각장애인에 둘러싸인 채 집에 은둔하듯 살고 있다. ‘육체를 더럽혀서는 안 된다’는 말을 귀가 따갑게 듣고 살아온 그녀는 일찍부터 자신의 육체에 대해 증오하게 된다. 작가는 이 부분에서 무슬림형제단의 일원으로서 지하드 요원인 어느 젊은 여성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주인공이 마음의 변화를 겪는 과정을 강렬한 문체로 표현한다. 이때부터 주인공은 대의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기로 한다. 유인물을 뿌리고, 회의에 참석하고, ‘다른 커뮤니티’를 증오하며 가까운 지인들과 멀어지는가 하면 의학 공부도 중단한다.

주인공은 이념적 대의에 빠진다. 그러다 정부가 수많은 무자헤딘을 처형하자, 마을 주민들은 공포에 떤다. 그녀는 마을을 엄습하는 절망감을 느낀다. 17살이던 그녀는 반항심에 사로잡혀 순교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체포되면서 순교자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지 못한다. 7년 동안 감금 생활을 하면서 외로움과 고문, 병에 시달리던 그녀는 과거를 추억하며 그리워한다. 증오로 얼룩진 과거를 참회하자 증오심은 사라지고 따뜻한 마음이 그녀를 감싼다.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예전의 순수함과 향신료 냄새를 그리워하고, 동고동락한 동료들을 추억하며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던 과거를 털어낸다. 그녀는 감옥에서 출소한 뒤 삶의 기준을 바꾸며 변화를 꿈꾼다. 소설의 후반부는 뒤늦게 마음의 짐에서 해방된 주인공의 모습이 나온다. 좀더 낙관적인 분위기와 유머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주인공은 다시 대학을 다니고 몇 번의 데이트를 한 뒤, 조국 시리아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예전에 느꼈던 마음의 평화를 다시 찾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작가는 불안한 운명에 던져진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낸다. 주인공의 모습은 독재정치에 신음하는 시리아 국민을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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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실 스트루크 Cécile Strouk

번역 / 이주영 ombre2@ilemon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