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와 연구자
파리 생제르맹 FC 소속의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의 연봉은 4,000만 유로. 메시는 수면시간까지 포함해 하루 11만 유로, 시간당 4,500유로를 버는 셈이다. 메시의 천문학적 연봉과 생물학·보건 연구에 투자되는 프랑스의 예산액을 비교하면, 우리 사회가 무엇을 더 중시하는지 알 수 있다. 코로나19의 위협 속에서도 말이다.
지난 10일자 <르몽드>는 파리 생제르맹 FC로 이적한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의 연봉이 약 4,000만 유로가 될 것이고, 이에 따라 파리 증시에서 생제르맹 FC의 CAC40 주가 지수는 2020년 380만 유로에서 2021년 530만 유로로 증가할 것을 전망했다. 같은 날 <르몽드>를 몇 페이지 더 넘기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연간 예산이 600만 유로라는 기사가 나온다. 즉 195개 회원국을 보유하고, 수백 명의 세계적 과학자들의 연구를 조정하고, 지구 온난화의 원인과 결과를 파악하는 기관의 7년 예산과, 축구 스타 한 명의 연봉이 맞먹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리오넬 메시의 연봉을 새로운 측정 단위로 사용할 것을 제안하면서, 그의 연봉을 ‘대운의 해’를 뜻하는 ‘연간 GF’(Year of Great Fortune)로 명명한다. 2020년 <포브스>가 광고계약을 포함해 추산한 메시의 연봉은 1억 2,600만 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메시가 생제르맹 FC로부터 받는 연봉 4,000만 유로는 분명 그의 실제 수입보다 훨씬 낮다. 우선 4,000만 유로를 기준으로 따져보자. 이 금액은 프랑스에서 평균 급여를 받는 1,500명의 연봉과 비슷한 수준이다.
생물학 및 보건 분야의 연구예산 책정에 이 기준 급여를 적용해보자. 위기가 닥치면, 정부는 그 위기를 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실제로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보건위기를 고려해 급여를 측정하고 있을까? 최근의 관련 보도를 보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1) 첫째, 생물학 및 보건 연구를 전담하는 고등교육연구혁신부의 예산은 2015~2020년 약 4억 유로 감소했다. 둘째, 국가가 국립보건의학연구소(INSERM)와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생물과학연구소에 지급하는 보조금은 직원 급여를 제외하면 5,600만~5,700만 유로로 이 금액은 15년간 동결됐다. 따라서 생명과학 및 보건 분야의 인력 3만 명 이상이 일하는 400여 개 연구기관에 지원되는 예산은 연간 1.4GF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런 조건에서 연구기관들은 연간 공공 보조금으로는 기본 운영 비용과 실험실 기술 플랫폼의 유지보수 비용을 충당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자금을 연간 공공 보조금 이외의 출처에서 조달해야 한다. 연구기관들은 특히 국립연구기관(ANR)에서 책정한 공공기금에서 추가 자금을 조달하는데, 이 공공기금은 지역 당국, 유럽연합, 자선 단체 등의 지원으로 운영된다. 이 공공기금에 대한 예산 요청 승인 비율이 낮은 만큼-국립연구기관2(ANR2)의 경우 약 16%(2)-연구자들은 동료 프로젝트 평가는 말할 것도 없고, 교육 및 연구 과제에 들여야 할 시간을 대부분 다른 채널을 통해 보조금을 구하는 데 할애해야만 한다.
게다가, 소중한 예산을 확보한 다음에는 예산 집행을 입증할 수 있는 경과보고서와 활동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또다시 대부분의 업무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이처럼 예산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현재의 보건위기와 직접 연관된 예를 들자면, ANR은 2020년 3월에서 2021년 3월 사이에 코로나19를 연구하는 279개 프로젝트에 총 3,600만 유로를 지원했다. 다시 말해, 이 기관이 ‘필수적 공중 보건 문제를 연구하는 모든 국가 프로젝트’에 책정한 예산은 리오넬 메시의 1년 연봉에도 못 미친다. 프랑스가 모든 코로나19 연구에 유럽 기금을 포함해 5억 3,000만 유로(연간 13.25GF)를 지원했을 때, 같은 기간 독일과 영국은 코로나19 연구에 그 3배의 예산을 할당했다.(3)
과학계 취업 상황을 살펴보면 과학 인력의 연구기관 정규직은 감소하고 있는 반면, 대학 쪽 취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이다. 지난 15년 간 CNRS에서 모두 1,500여 개의 연구원, 엔지니어, 기술자 일자리가 사라졌다. 신규 정규직 채용이 사직이나 퇴직으로 인한 공석을 여전히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CNRS의 채용 규모를 더 줄이고 있다. 그러나 연구원의 재직기간 40년 간(채용 연령이 높아지면서 이 기간은 줄고 있다) 총 급여가 300만~400만 유로(연간 0.075~0.1GF에 해당)이고, 같은 기간 엔지니어나 기술자의 총 급여는 연간 0.09GF 가량 된다. 따라서 리오넬 메시의 9년 연봉으로 연구원 50명과 기술자(고용주 기여금 포함) 50명을 40년간 고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프랑스에서 생물학 및 보건 분야의 연구 감소는 코로나19 대유행병 상황에서 더욱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프랑스에서 이 분야의 연구는 SARS-CoV-2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 억제 원리를 밝혀낸 것과 같은 몇 가지 놀라운 과학적 진전을 이루긴 했지만, 코로나19 임상 시험을 확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중요한 의학적 돌파구를 마련하지는 못했다. 현재까지 프랑스 연구소의 백신은 시장에 출시되지 않았으며, 프랑스는 글로벌 혁신지수(의료 혁신 분야)에서 16위, 코로나19 대응 혁신 순위에서 18위를 기록했다.(4)
이 점에서, 올해 표결된 연구계획법이 법정 고용이나 연구기관에 대한 국고보조금 지원 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한편, 정부는 (프랑스 회계감사원에서 이미 효율성이 낮다고 지적한) 기업의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연구 세액공제 등, 예산이 많이 드는 정책에 연간 70억 유로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5) 이는 CNRS 예산의 2배에 달한다.
이런 지적에 대해 반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공적 자금의 투입과 사적 자본의 투자를 위한 판단은 동일한 논리를 따르지 않으며, 각각의 금융자원 규모도 다르고 상업적 제약과 수익성 제약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이다. 물론, 메시의 연봉처럼 표준화되지 않은 고액 연봉은 세계화된 노동 시장에서 극소수의 최상위 운동선수에게만 해당된다. 메시가 프랑스에 들어오면 나라에서는 연간 3,500만 유로 이상의 직간접세를 징수할 것이므로 세금 수입 측면에서도 유리한 결정이라고 덧붙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분노의 감정은 경제적 이유와는 무관한 도덕적 기준과 관련이 있음을 강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의적절하지 않다고 해도, 비교는 현실을 파악하기 위한 시도다. 따라서 우리는 시장의 돌이킬 수 없는 법칙을 언급하는 것은 모든 것을, 무엇보다도 부의 집중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와 같은 습관적 사고는 본질적으로 불평등한 경제 시스템을 체념적으로 수용하게끔 만든다.
자원의 불균형은 단지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다. 이는 사회의 가치척도를 반영한다. 지식은 우리의 공동유산이며,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좌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식에 2차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 과연 타당할까? 어떤 사람들은 당신보다 천 배, 만 배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데, “당신이 가진 것 하나가 당신이 가지게 될 둘보다 낫다”라고 한다면, 이 이야기꾼의 도덕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우리는 여전히 우리가 가진 것에 만족해야 할까?
글·마크 빌로 Marc Billaud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연구부장, 리옹 국제암연구소 연구 책임자
번역·김루시아
번역위원
(1) Arnold Migus et al., "Réformer la recherche en sciences biologiques et en santé 생물학 및 보건 연구 개혁", 프랑스 국립 의학 아카데미 & 프랑스 국립 약학 아카데미, Paris, 2021년; "Le financement et l’organisation de la recherche en biologie-santé 생물학 및 보건 연구의 자금 조달 및 조직", 프랑스 의회 기술영향평가처 보고서 4373호, 2021년 7월 15일.
(2) 프랑스 정부는 연구 계획법에 따라 ANR의 재원을 7년에 걸쳐 10억 증액해 예산 요청 승인 비율을 30%로 늘릴 계획이다.
(3) Solveig Godeluck, "Recherche sur le Covid: la Cour des comptes fustige l'absence de 'chef de file' 코로나19 연구: 회계감사원, '선두 주자'의 부재 비난", <Les Échos>, 2021년 7월 29일.
(4) "Le financement et l’organisation de la recherche en biologie-santé 생물학 및 보건 연구의 자금 조달 및 조직" 참고.
(5) "Le budget de l’État en 2019. Résultats et gestion 2019년 국가예산. 결과 및 관리", 회계감사원 보고서, Paris, 2020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