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터키, 난민 통제 잘하면 30억유로 지원"

2015-10-16     온라인뉴스팀

유럽연합(EU)이 대규모 난민 유입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터키에 금융지원과 비자완화라는 당근을 제시했다. 

터키가 대규모 난민이 유럽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겠다는 약속을 실행에 옮긴다면 EU는 터키에 30억유로(약3조8500억원) 지원금을 제공하고 여행비자 기준을 완화할 전망이다. 

EU 정상들은 13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터키 정부 지도부와 회의를 갖고 난민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액션플랜'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에서 구체적인 지원금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정상회의에서 난민 해법과 관련해 터키에 30억유로를 지원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터키의 협조 없이 유럽의 난민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소용이 없다며 "핫스팟(터키)에서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U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는 터키 정부가 요구한 수준에 부합하며 EU 정상들은 합리적인 규모라고 대체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터키 지도부와 가진 정상회의를 마치고 "이번 회의의 주된 목적은 터키를 통해 EU로 들어오려는 대규모 이주 흐름을 통제하는 것"이라며 "이번 실행안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중요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번 EU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실행안은 시리아 난민 220만명을 수용하고 있는 터키에 금융 및 기술 지원을 확대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특히 터키가 난민 관련 지원을 합의대로 이행할 경우 EU는 터키에 여행비자 면제국 지위를 부여할 협상에 속도를 내겠다고 확인했다. EU는 터키가 유럽행 난민을 통제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했는지를 내년 봄 평가할 예정이다. 

EU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터키의 EU 가입협상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EU 정상들은 "(새로운 회원국의) 가입 협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면서도 현재 가입국인 키프러스의 우려를 의식한 듯 협상은 "기존의 협상 프레임에 따라 진행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키프로스는 남부 그리스계와 북부 터키계로 나눠져 있는데 현재 남키프로스는 키프로스 공화국이라는 국명으로 EU에 가입했으나 터키는 북키프로스만 독립국으로 인정한다. 

터키와의 비자 자유화에 프랑스를 비롯한 일부 EU 회원국들은 우려 목소리를 냈다. 올랑드 프랑수와 대통령은 "터키를 지원하는 것이 무조건적인 비자 자유화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반대했다.

게다가 터키는 잇단 폭탄테러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다음달 총선을 앞두고 분열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정의개발당이 다음달 조기 총선에서도 과반 확보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 EU와의 약속을 현행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터키에서는 최근 이웃 시리아와 이라크를 침공한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기존에 사이가 좋지 않았던 반군 쿠르드노동자당(PKK)과의 무력 갈등이 심화하면서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0일 수도 앙카라의 기차역에서 자폭테러가 발생해 수 백명이 숨지거나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