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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정치자금 불법 후원' 구현모 사장 리스크 현실화?... 노조 “해임에 대비해야”
KT, '정치자금 불법 후원' 구현모 사장 리스크 현실화?... 노조 “해임에 대비해야”
  • 김유라 기자
  • 승인 2021.06.09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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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구현모 사장 기소될 경우 즉각 해임”
현 검찰 총장, 과거에는 KT 변호인... ‘봐주기 수사’ 우려

 

KT 구현모 사장의 정치자금 불법 후원 의혹으로 수사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KT새노조는 투명하고 엄정한 수사를 검찰에 촉구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는 지난 4일 정치자금 불법 후원 의혹과 관련, KT 구현모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KT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제19·20대 국회의원 99명에게 약 4억 3,790만 원을 불법 후원했다는 의혹이다. 국회의원 후원금 한도가 500만 원으로 제한되어 있어, 임직원과 가족의 명의를 동원해 쪼개기 후원을 했다는 혐의도 제기됐다. 불법 후원 자금은 회삿돈을 횡령해 상품권을 사들인 후 되파는, 이른바 ‘상품권깡’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KT새노조 “구현모 CEO 리스크 현실화... 해임에 대비해야”

 

주총진행하는 구현모 KT 사장 (2021.3.29) / 출처 = 뉴스1

 

이번 구 사장의 소환으로 KT는 4명의 CEO가 연달아 검찰의 수사망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는 평이다. 이미 구대표는 해당 혐의로 황창규 전 KT대표와 함께 지난 2019년 검찰에 송치된 바 있다. 남중수 전 KT대표는 뇌물수수 혐의로 지난 2008년 10월 퇴진했다. 이석채 전 대표는 횡령 및 배임 및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에 소환되고 지난해 재판에서 징역 및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등 물의를 빚었다.

반복되는 대표이사 경영 리스크에 직원들의 불만도 고조되는 양상이다. 구 사장은 지난해 “KT그룹을 외풍으로부터 흔들리지 않는 기업으로 만들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히며 취임했지만 정작 그룹에 CEO 리스크를 안기며 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KT새노조(이하 노조)는 지난 4일 성명서를 내고 “KT이사회는 구현모 사장을 CEO로 선출할 때부터 떠안게 된 시한폭탄 같은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구현모 사장이 기소될 경우 애초 이사회의 약속대로 구사장은 즉각 해임되어야 할 것이며 이사회는 이에 대비한 법적 경영적 예비작업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성명서의 즉각 해임 주장은 구 사장이 취임 당시 회사와 맺은 경영계약서를 근거로 한다. 이 경영계약서에는 ‘CEO 임기 중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 또는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져 1심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이사회가 사임을 권고할 수 있고 CEO는 이를 받아들인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다만 구 사장의 혐의가 ‘임기 중’이 아닌 임기 이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구 사장 해임의 실현 여부는 확신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는 구 사장의 공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T는 지난해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구 사장과 박윤영 전 사장의 2인 공동 경영을 시작했다. 또한 올해에는 박 전 사장을 사임시키고 강국현 사장, 박종욱 사장과 함께 3인 경영 체제를 열었다.

 

KT 변호인이 검찰 총수로.... ‘봐주기’ 수사 우려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 KT 본사 / 출처=뉴스1

 

노조는 검찰에 ‘늑장 수사’의 책임이 있다고 규탄하는 한편, 투명하고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이 사건은 범죄의 최종 책임자가 누구냐에 관한 쟁점만 있을 뿐, 구현모 사장 등이 불법 정치자금을 살포한 범죄에 연루된 것은 사실관계가 확인된 건이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2017년부터) 늑장 수사를 통해 시간을 질질 끌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한때 이 사건의 변호인이었던 김오수 총장이 검찰 총수로 임명되자마자 구 사장이 소환된 것에 주목했다. 검찰의 봐주기 수사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노조는 “검찰은 또다시 '봐주기 수사'라는 오명이 발생하지 않도록 엄정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KT는 최근 ‘인터넷 속도 논란’과 ‘개인정보 보안 논란’ 등에 휩싸이며 수차례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글 ·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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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김유라 기자 yulara1996@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