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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에게 ESG란”…‘생활ESG 국가 청년제안’ 추진키로
“청년에게 ESG란”…‘생활ESG 국가 청년제안’ 추진키로
  • 안치용, 현경주, 김나현
  • 승인 2021.08.2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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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ESG시민혁명] 대학생 ESG 방담

 

ESG열기가 뜨겁다. 자연스럽게 차기 정부가 ESG정부가 돼야 한다는 쪽으로 여론이 움직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ESG정부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관한 논의도 대선 주자들을 중심으로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그렇다면 청년들이 생각하는 ESG국가는 어떤 모습일까.

17일 서울 여의도 생활ESG행동 사무실에서 생활ESG 국가 청년제안 - 청년이 생각하는 ESG국가를 주제로 대학생들이 모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안치용 ESG연구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대학생 방담회에는 ESG에 관심을 가진 대한민국 대학생 9명이 참석했다.

▲‘생활ESG 국가 청년제안 - 청년이 생각하는 ESG국가’를 주제로 대학생들이 모여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최동휘(생활ESG행동 활동가)

 

현예린(지속가능개발학과 17학번) : 고등학교 때부터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돼 관련 학과로 진학했습니다. 학과에서 배운 내용은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것들이었습니다. 실제로 실천하거나 제안하기에는 부족하고, 생활과 동떨어져 있었습니다. ESG와 관련해 사회에 실질적으로 관여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휴학 후 ESG와 관련한 활동을 통해 제 사고를 확장하고 싶어서 생활ESG행동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찬희(경제학과 20학번) : 경제 이슈 소모임에 나가서 ESG 관련 논문을 읽고 투자에 관심을 가지면서부터 ESG 개념에 눈길이 갔습니다. 이후 ESG를 더욱 폭넓게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MZ 세대로서 오너리스크, 환경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언택트 시대에 접어들면서 ESG가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했습니다.

 

장효빈(화학과 18학번) : <멋진 신세계>를 읽은 뒤 환경이나 사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이익만 좇는 사회가 형성된다면 발전이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ESG를 배제하고는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발전할 수 없다고 합니다. ESG를 더 알아가고 싶습니다.

 

복건우(행정학부 17학번) : ESG는 기업경영에서 공적 가치를 강조하는 것에서부터 지금은 일상에서까지 개개인의 노력을 바라는, 확장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청년의 관점에서 ESG 국가 의제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개념의 방향을 잡아가고 정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청년 담론은 청년을 협소하게 규정하기도 합니다. 청년 담론을 풀어가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가연(건설환경공학부 21학번) : 녹색채권을 알게 되면서 ESG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투자에서 시작해 지금은 환경이슈에도 넓게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초에 정부에서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했습니다. 동시에 ESG를 기반으로 한 사회 전면의 변화가 이뤄져야 생활 전체가 바뀌지 않을까 싶습니다. ESG에 관한 논의를 더 공부한 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청년이 말하는 ESG 사회와 국가의 방향

 

대선 국면이 본격화하면서 청년이 생각하는 생활ESG 국가 의제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참석자들은 의견을 같이했다. 다소 막연한 감이 있지만, 청년이 바라보는 ESG국가의 방향성에 관한 의견을 이번 방담회에서 엿볼 수 있었다. 그린워싱, 시대과제로서 ESG, 사회적 안전망의 필요성, 기후 위기와 환경문제, 직면한 사회 문제까지 대학생들의 열띤 논의가 이어졌다.

 

김나현(저널리즘학과 19학번) : 언론이 ESG를 다루는 방식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일부 언론사가 ESG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몇몇 매체가 유료회원제 가입사를 홍보하는 지면 기사를 작성했는데, 이때 연회비가 2000만원가량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100개 회사가 정원이었고, 기업에게 가입을 강요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ESG 워싱과 관련한 이러한 행태를 우리나라에서 규제할 방법은 없습니다.

 

장효빈 : 코로나19 이후 발생한 문제를 ESG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도 논의해 볼만합니다. 예를 들면 배달 음식으로 늘어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나 비대면 강의로 이어지면서 교육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아가고 싶습니다. 이것도 ESG 활동의 한 방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찬희 : 자주 사용하는 브랜드 중 그린워싱을 하는 기업을 조사하고 싶습니다.

 

현경주(언론정보학과 19학번) : 생활하면서 쓰레기 문제에 대해 늘 생각했고, 기업이 먼저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알바를 하면서 한 매장에서 나오는 쓰레기가 굉장히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기업에서 먼저 유도하면 더 많은 양의 쓰레기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쓰레기가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느 공중파 음악 프로는 아이돌이 무대를 하나 사용하면, 그것을 재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허물어버리고 다른 세트장을 짓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쓰레기 중 건축쓰레기가 40%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산업별로 쓰레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예린 :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 산업이 발전하게 되면 장애인은 종이 빨대를 이용해 유동식을 먹을 때 빨대가 녹아버리는 불편을 겪게 됩니다. 장애인에게 플라스틱 빨대는 생활 유지와 직결된 문제라고 할 수 있어요. 기업과 정부에게 ESG에 대해 강력하게 요구해야 하지만, 그 와중에 탈락되는 약자를 외면할 수 없습니다. 안전망이 없는 상태에서 ESG를 진행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고민이 됩니다.

 

안치용 : ‘No One Left Behind’. UN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의 슬로건으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세상을 의미합니다. 모든 사람이 소외되지 않고, 양극화를 줄이면서 같이 가는 것은 중요합니다.

 

장가연 : ESG인증평가제도를 강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하고 싶은 기업만 하고 있는데 모든 기업이 단계적으로 ESG를 평가하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그린워싱도 ESG인증평가제도 상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안치용 : ESG인증 강제보다는 ESG 보고 의무화가 더 타당합니다. 2014년에 EU는 이미 ESG보고(비재무 정보 의무공시제도)를 의무화하였고, 미국은 기업등 조직이 자발적으로 많이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금감원도 ESG 공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장효빈 : 공정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봤습니다. 성별, 지역 등 다양한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기업 효율에도 큰 기여를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인식을 기업에 주고 싶습니다.

 

복건우 :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권에서 남성과 여성 사이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내놓는 것은 여성가족부 폐지’, ‘남녀평등 복무제입니다. 과연 이것이 성차별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인지, 혹은 진정으로 남성을 위한 제도인지 알 수 없습니다. 20대 남성은 윗세대보다 젠더 감성이 높아졌으나 반페미 정서도 뚜렷하다고 분석합니다. 물론 군대에 대한 보상은 해결돼야 할 문제지만 여성도 군대에 가야한다는 식의 논의는 문제의 본질을 흐리게 됩니다.

 

대학생들은 2시간 가까이 이어진 방담회에서 열정적으로 의견을 교환했다. 안 소장은 오늘 논의를 바탕으로 조금 더 공부해, 더 다듬는다면 좋은 생활 ESG국가 의제가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방담회를 1회성 행사로 끝내지 말고 추가적으로 학습과 논의를 진행해 생활ESG국가 청년제안을 해보자고 뜻을 모았고, 안 소장은 청년 당사자만이 낼 수 있는 발칙한 의제가 나오기를 기대한다는 말로 방담회를 마무리했다.

▲‘생활ESG 국가 청년제안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동휘(생활ESG행동 활동가)

 

 

정리 현경주ㆍ김나현(ESG기자단)

사진 최동휘(생활ESG행동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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