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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숙의 문화톡톡] <공동정범> ― 용산참사의 가해자에서 피해자로, 죄책감에서 투쟁으로
[서곡숙의 문화톡톡] <공동정범> ― 용산참사의 가해자에서 피해자로, 죄책감에서 투쟁으로
  • 서곡숙(문화평론가)
  • 승인 2022.01.09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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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의심: 나 때문에 모두가 죽었을까

김일란·이혁상 감독의 다큐멘터리 <공동정범>(2016)은 2009년 1월 20일 철거민 5명과 경찰 특공대원 1명이 사망한 용산참사의 생존자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 영화의 밑바탕에는 영화 소개에서 밝힌 것처럼 “나 때문에 모두가 죽었을까?”라는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의심이 깔려 있다. 용산참사 화재사건으로 동료와 경찰관을 죽였다는 죄명으로 범죄자가 되고, 농성자의 죽음과 공동정범 기소로 철거민 생존자들 사이에 갈등을 겪는다. 영화는 ‘큰 감옥, 망루 4층으로, 남은 자들, 공동정범, 사망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습니까’라는 5개의 소제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생존자인 공동정범 5명, 즉 이충연, 김주환, 김창수, 천주석, 지석준의 이야기를 다룬다.

 

큰 감옥: 작은 감옥에서 나와서 큰 감옥에 갇히다

 

<공동정범>의 ‘큰 감옥’은 열사(사망자)와 범죄자(생존자)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며, 공동정범으로 기소된 생존자는 작은 감옥에서 나와서 큰 감옥에 갇힌다. 2007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용산국제업무지구 특별계획구역 개발방안으로 철거가 진행되자 철거민이 이주 대책과 보상을 요구한다. 2009년 1월 9일 철거민 농성자가 망루를 짓고, 1월 20일 경찰의 강제진압 과정에서 용산참사 화재사건으로 6명이 사망하고 24명이 부상을 당한다. 검찰은 망루 화재 원인을 화염병으로 결론 내리고, 농성 책임자 이충연 용산 4구역 철거민대책위원장을 비롯한 김주환, 김창수, 천주석, 지석준 등 생존자 전원을 공동정범으로 기소한다. 참사 4년 후 2013년에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생존자들은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진압책임자 김석기의 한국항공공사 사장 취임에 대한 반대 시위를 벌인다.

영화 속 철거민 생존자 5명은 참사 이후 죽음/생존으로 인한 죄책감, 아내와의 갈등, 분노조절 장애, 육체적인 질환, 생계유지의 어려움 등 정신적 문제, 육체적 문제, 경제적 문제에 시달린다. 이충연(농성 책임자, 용산 4구역 철거민대책위원장)은 아버지의 죽음과 자신의 생존에 괴로워한다. 천주석(서울 상도4동 철거민, 망루 농성 연대 참가자)은 후유증으로 2년 정도 술로 지새운다. 김창수(성남시 단대동 철거민, 망루 농성 연대 참가자)는 집사람으로부터 ‘당신 소신 때문에 가족 내팽개치고 무책임하게 싸우러 간 사람’이라고 비판받으며, 집사람의 암 진단 소식에 자책하며 출소하고 10개월은 암 치료를 받는 집사람 옆에만 있고자 한다. 김주환(서울 신계동 철거민, 망루 농성 연대 참가자)은 경찰에 쫓기는 꿈 등 가위에 눌리며 귀 속에 벌레가 들어있는 느낌으로 귀를 잘라내고 싶을 정도로 힘들어해 귀 속에 에프킬라를 뿌리며, 예전에는 사교성이 좋아서 친구들을 잘 사귀었으나 지금은 사람들을 못 사귀고 분노조절 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 지석준(서울 순화동 철거민. 망루 농성 연대 참가자)은 과거 건강 하나는 타고났다고 자신했지만, 현재 부상당한 몸으로 자신감을 상실하고 추진력을 잃어 아픈 몸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해 한다.

 

<공동정범>의 ‘큰 감옥’ 스타일에서는 교차편집을 통해 과거/현재를 대비시키며, 영화가 진행될수록 점차 추락해가는 인물의 고통을 표현한다. 교차편집에서는 과거/현재를 대비시키며 과거의 끔찍한 참사 장면(과거), 현재 평온한 일상 장면(프롤로그), 정신적/육체적 고통(큰 감옥)으로 점차 추락해가는 인물의 심리를 강조한다.

우선, 프롤로그에서는 2009년 1월 20일 과거 끔찍한 용산참사 체포 장면과 2013년 현재 평온한 일상생활 장면을 교차편집으로 대비시킨다. 김창수는 과거 끌려가는 모습과 현재 전기기술자로 일하는 모습이 대비되며, 김주환은 과거 끌려가는 모습과 현재 다육식물을 키우는 모습이 대비되며, 찬주석은 과거 끌려가는 모습과 현재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모습이 대비되며, 지석준은 과거 뛰어내리는 모습과 현재 병원에 입원한 모습이 대비되며, 이충연은 과거 끌려가는 모습과 현재 호프집을 운영하는 모습이 대비된다.

다음으로, ‘큰 감옥’에서는 인물들의 뒷모습, 클로즈업을 통해서 2013년 평온해 보이는 일상 뒤에 숨겨진 상처, 고통, 죄책감 등 정신적·내면적 갈등을 드러낸다. 이충연은 망루에 남겨져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 묘지 앞에서 고개 숙인 옆모습을 보여주며, 천주석은 폐허가 된 상도동 철거지역을 정처 없이 걸어 다니는 뒷모습을 보여주며, 김창수는 암 진단으로 치료를 받는 아내와 함께 나란히 병원에 앉아있는 뒷모습을 보여주며, 김주환은 내리는 비를 보며 참사현장의 물대포를 떠올리고 사람을 피해 달팽이/식물을 키우며 슬픈 미소를 보여주며, 지석진은 목발을 짚은 채 아픈 몸과 생계를 걱정하며 고개 숙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과거 2009년 1월 20일 경찰 무전 내용과 화재 참사 장면의 대비를 통해서 민중의 지팡이면서 동시에 참사의 가해자인 경찰의 이중성을 드러낸다. 용산참사 화재 발생 2분 10초 전 경찰 무전은 미란다 원칙을 지시하지만, 영상은 농성자에게 물대포를 쏘며 컨테이너로 망루를 부수려는 공권력의 폭력성을 보여준다. 화재 발생 때 경찰 무전은 안전한 진압을 지시하지만, 영상은 망루 안에서 붉은 불이 치솟고 철거민이 4층에서 뛰어내리고 컨테이너가 주저앉는 끔찍한 참사를 지켜보는 공권력의 방관을 보여준다.

 

망루 4층으로: 결국 망루에 오른 사람은 부상자, 사망자, 살인자가 되었다

 

<공동정범>의 ‘망루 4층으로’는 철거민의 이주와 보상대책을 쟁취하기 위해 망루에 오른 농성자가 결국 부상자, 사망자, 살인자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진실은 어디에 있는지, 나는 어디에 있는지를 고뇌하며 참사의 진실과 죄책감 사이에 갇힌 생존자를 보여준다. 5명의 생존자는 2009년 1월 19일 참사 하루 전부터 1월 20일 참사 때까지 일어난 사건에 대해 생생하지만 혼란스러운 증언을 한다. 철거민 농성자들은 심한 추위를 겪고(지석준), 전기를 끌어오고(김창수), 방송 취재 소식에 감격해하고(이충연), 망루를 만들고 창문을 넓히는(김주환) 등 힘을 모아 망루를 짓는다. 하지만 그들은 경찰의 물대포 공격에 화염병을 던지고(이충연), 컨테이너/크레인 공격에 망루가 심하게 휘청거려 두려움을 느끼고, 최루가스 공격 후 자욱한 연기와 치솟는 불길로 망루가 무너지고 6명의 사망, 24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과정을 증언하면서 괴로워한다.

 

<공동정범>의 ‘망루 4층으로’ 스타일에서도 교차편집을 통해 과거/현재의 비교대조, 부분/전체의 조각 맞추기를 보여준다. 한편으로, 교차편집은 과거 용산참사의 영상자료와 현재 생존자의 증언을 비교대조하면서 사건의 진상을 밝히려고 시도하면서, 과거의 참사가 여전히 현재의 고통으로 이어지는 등 인물의 상처를 드러낸다. 다른 한편으로, 교차편집은 개별 인물들의 증언을 통해 부분적으로 밝혀지는 사실들의 총합으로 전체를 구성하며, 진실의 조각 맞추기로 진상을 규명하고자 시도한다. 이때 전기, 화염병, 철골, 건축 등을 담당한 생존자들은 자신들의 작업이 화재참사로 이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으로 괴로워하는 모습을 클로즈업으로 강조한다.

 

남은 자들: 왜 살아남았을까?

 

<공동정범>의 ‘남은 자들’은 ‘왜 살아남았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괴로워하고, 사적 유대와 공적 연대 사이에서 갈등한다. 참사 5년 후 2014년 6월에 생존자들은 내적·사적 갈등을 겪으며 내적 고통을 드러낸다. 지석준은 경찰에 대한 불신, 주변 모든 사람들에 대한 경계로 대인기피증이 생겼다고 고백한다. 김주환은 살아있는 것, 배신하지 않는 것, 말하지 않는 것을 찾아 화초를 기르며, 술이 취하면 고함지르기, 욕설, 경찰 폭행 등의 행동을 보이고, 자신이 아픈데 남들은 자신이 아픈 줄을 모른다며 힘들어한다.

참사 6년 후 2015년에 천주석 집에 모인 생존자들은 용산참사 동지회를 조직하고자 하지만, 사적 소통(연대)와 공적 연대(용산)의 대립으로 서로 불신이 깊어진다. 천주석, 김창수, 김주환 등 연대 철거민은 같이 만나서 이야기한 후 일할 의욕도 생겼다면서 같이 만나고 계속 이야기할 수 있는 동지회를 만들어서 사적으로 소통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충연으로 대표되는 용산 철거민은 한풀이식 술모임보다는 진상규명을 위한 저항, 연대, 참여가 중요하다며 동지회 조직을 반대한다. 그러자 연대 철거민은 용산 참사는 용산 사람의 것이 아니고 연대 사람들이 더 많이 죽고 다쳤다며 이충연의 반대에 대해서 불만을 제기한다.

 

<공동정범>의 ‘남은 자들’ 스타일에서는 과거 참사와 죽음 장면과 함께 현재 묘지와 추모 장면을 교차편집으로 보여주면서 증언(말)과 자막(글)을 대비시킨다. 증언은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추모를 동시에 보여주며, 용산참사의 열사(사망자)와 공동정범(생존자) 사이의 간극을 드러낸다. 과거 지석진이 건물에 매달려 있는 모습과 현재 빨래하는 모습을 대비시키고, 김주환이 화초를 기르는 모습과 경찰을 폭행하는 모습을 대비시킨다. 사망자 윤용현은 모든 사람들의 말을 들어주는 성품(말)과 묘지의 사진(이미지)의 결합, 조용한 음악과 들꽃으로 그 안타까운 죽음이 강조된다.

 

공동정범: 제일 억울한 건 우리가 죽게 했다고 몰린 것

 

<공동정범>의 ‘공동정범’에서 생존자들은 ‘제일 억울한 것이 우리가 죽게 했다고 몰린 것’이라며 죄책감에 시달리며, 도덕적 책임 회피 문제로 용산/연대 철거민 사이에 갈등이 심해진다. 2009년 10월 28일 1심 판결에서 용산 철거민 농성책임자 이충연과 전국철거민연합 회원 김주환, 천주석, 김창수은 망루 저항과 화재 참사로 중형을 선고받는다. 2010년 재판 종료 후 참사현장의 건물과 망루는 철거되고, 금융위기로 인해 용산 재개발 사업이 중단되어 주차장으로 사용하다가, 2015년 참사현장은 숲으로 변한다.

참사 6년 후인 2015년에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농성 철거민 1차 좌담회’에 참석한 생존자들은 내적 갈등과 공적 갈등으로 괴로워한다. 연대 철거민들은 참사 후 연락하지 않고 동지회 조직을 방해한 용산 철거민 이충연에게 도덕적 책임 회피라고 비판하며 공식적 사과를 요구하고, 이충연의 뻣뻣한 사과에 김주환이 화를 내며 나가버린다. 김창수는 제일 억울한 건 우리가 죽게 했다고 몰린 것이며,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오인 받는 것이라고 토로한다. 이충연은 참사 현장에서 다른 분들을 먼저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자신이 가장 먼저 나온 일로 괴로워하며, 자신 때문이 아니라 경찰이나 위정자 때문에 죽었다고 항변하며, 후회하기보다는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서 진상규명으로 범죄자 누명을 벗기 위해 노력한다.

 

<공동정범>의 ‘공동정범’ 스타일은 반복을 통해 사건의 추이과정을 그려내고, 교차편집을 통해 갈등의 층위를 표현한다. 영화의 처음부터 계속 등장했던 숲은 단순한 자연 배경이 아니라 참사 현장이라는 주요한 사건 장소임이 밝혀짐으로써 동일한 이미지의 반복으로 사건 현장의 추이과정을 그려낸다. 참사 현장은 건물과 망루 철거, 주차장, 숲으로 변화하면서, 과거의 끔찍한 기억을 잊어가는 현실을 표현된다.

이충연은 도덕적 회피 문제로 연대 철거민으로부터 비판받은 후, 제정신으로 살 수 없으며 너무나 괴롭고 그 분들이 돌아가셨는데 배고프니까 밥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 견디기 힘들며, 이 악물고 살기 위해서 정신 차리고 울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자신의 다짐과는 다르게 어둠 속에 누워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 어둠 속에서 응시하는 장면, 마음을 진정하려고 하지만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계속해서 보여주면서 이충연의 죄책감과 부담감을 표현한다.

 

사망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습니까: 부끄러움보다는 진상규명이 우선

 

<공동정범>의 ‘사망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습니까’는 부끄러움보다는 진상규명이 우선이라며, 내부의 갈등을 극복하고 공적인 연대를 보여준다. 참사 7년 후 2016년에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농성 철거민 2차 좌담회’가 열리면서 경찰 채증영상, 사진, 경찰 무전 등을 재분석 후 새롭게 확인된 사실들과 농성자들의 기억을 비교해 보고자 한다. 농성자들은 사망의 책임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지만 부끄러움보다는 진상규명을 우선시하며, 좌담회를 통해 내부의 갈등 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연대해서 공적 투쟁으로 나아간다.

김주환은 자신이 뿌린 휘발유로 화재가 생겼을 거라며 죄책감을 느끼며 눈물을 흘리고, 지석진은 자신을 부축한 인물이 윤용현이 아니라 천주석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이충연은 망루에 있는 아버지를 놔둔 채 자신이 가장 먼저 뛰어내린 사실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지만, 김창수는 누구나 살려고 뛰어내리려고 했기 때문에 누가 먼저 뛰어내린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항변해 준다. 두 번째 좌담회를 통해 유대관계를 회복한 철거민들은 용산 살인진압 책임자 김석기의 총선 출마를 규탄하며, ‘김석기가 설 곳은 국회가 아니라 감옥’이라며 함께 공적 투쟁을 해내간다.

 

<공동정범>의 ‘사망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습니까’ 스타일은 교차편집을 통해서 사건의 기억을 소환하고, 유리 이미지로 자기 성찰을 표현하며, 정지 장면을 통해 사실을 밝혀낸다. 참사 현장 영상과 농성자 개인 인터뷰를 교차편집으로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휘발유, 연기, 물대포, 불길, 싸이렌 등 당시 상황 영상과 함께 싸이렌 소리 등 현실적 재현으로 각자가 기억하는 사건이 조금씩 다르며 현실과 차이가 날 수도 있다는 점을 제기한다. 그리고 용산참사 영상을 바라보는 농성자들의 모습을 영상 화면의 유리에 비치게 함으로써, 반영적 이미지로 자기 성찰, 죄책감, 상처를 표현한다. 또 지석진을 도와주는 영상을 정지 장면으로 보여줌으로써 기억의 왜곡과 사실을 대비시키고, 이충연이 들것에 실려 가며 오열하는 모습을 정지 화면으로 보여줌으로써 내적 고통을 강조한다.

 

죄책감에서 벗어나서 내적 갈등에서 공적 저항으로

 

다큐멘터리 <공동정범>은 ‘큰 감옥, 망루 4층으로, 남은 자들, 공동정범, 사망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습니까’라는 5가지 과정을 거치면서, 내적 갈등, 사적 갈등, 공적 갈등이라는 세 가지 층위를 통해 용산참사 생존자들이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임을 드러낸다. 영화는 각각의 섹션에서 항상 객관적인 사실이나 정보를 전달하면서 시작되고, 용산참사 영상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해서 삽입되며, 공동정범으로 지목된 5명의 인터뷰로 진행된다. 전반부에는 내적 갈등과 고통을 보여주며, 사적 관계와 공적 저항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죽은 열사와 살아남은 공동정범 사이의 간극을 드러낸다. 중반부에는 사적 관계가 시작되면서 유대와 갈등이 깊어지면서 용산/연대 철거민 사이에 대립 양상이 드러난다. 후반부에는 용산 철거민 농성자들의 내부 갈등이 해결되면서, 비로소 한 목소리로 외부 공권력에 대한 저항을 함께 해나간다.

다큐멘터리 <공동정범>에서 가장 대표적인 스타일적 기법은 교차편집이다. 교차편집은 과거와 현재의 대비, 공적 좌담회와 사적 인터뷰의 대비, 영상 정보와 개인 기억의 대비를 강조하면서 씨실과 날실을 엮듯이 용산참사의 진상규명과 생존자의 고통을 보여준다. 그리고 교차편집은 과거 용산참사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삽입함으로써 공동정범으로 기소된 생존자들이 겪는 과거에 대한 트라우마와 고통을 표현한다.

<두 개의 문> 후속작인 <공동정범>은 제8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최우수다큐멘터리상과 관객상, 제42회 서울독립영화제 작품상과 독불장군상, 제5회 무주산골영화제 무주관객상, 제4회 춘천다큐멘터리상 장편 최우수상, 제38회 영평상 독립영화지원상 등을 수상하고, 한국독립영화협회가 뽑은 ‘올해의 독립영화’로 선정된 작품이다. <공동정범>은 ‘철거민도 사람이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라고 처절하게 절규하고, ‘하루아침에 여섯 명의 국민이 죽었습니다. 용산참사를 잊지 말아 주세요.’라고 처연하게 호소한다. 다큐멘터리 <공동정범>은 5년이라는 긴 제작 과정을 거치면서 묵직한 시선, 관계의 긴장감, 인물의 내밀한 내면을 보여주며, 용산참사의 진실과 추문을 섣부르게 판단하지 않게 관객이 능동적으로 사유할 수 있게 만든다는 점에서 긴 여운을 남긴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글·서곡숙
문화평론가 및 영화평론가. 비채 문화산업연구소 대표로 있으면서, 세종대학교 겸임교수, 서울시 영상진흥위원회 위원장,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총무이사, 르몽드 아카데미 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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