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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과 흡혈은 21세기 자본주의의 특징
약탈과 흡혈은 21세기 자본주의의 특징
  • 정승일 약탈경제반대행동 공동대표
  • 승인 2018.03.02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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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적 자본주의로는 미래가 없다
 
 
약탈적 자본주의 하에서는 인권과 노동권, 복지국가와 민주주의가 불가능하다

 

 

약탈과 흡혈은 오늘날 세계 자본주의의 특징

 

 
오늘날의 세계 자본주의를 이끄는 것은 미국의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거래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는 각국의 금융회사들과 거기에 투자하는 각국의 부유한 크고 작은 자산가계급(property classes)이며 이들은 오늘날 약탈적인 자본주의의 공동지배자이다. 한국의 경 우 일반적인 재테크 자산가들만이 아니라 재벌가문 역시 이러한 약탈자 지배블록의 일부로서 가담하고 있다.

 

오늘날 개발도상국의 경제는 약탈적인 자유방임(laissez-faire) 자본주의, 즉 20세기 초반까지 제3세계를 식민지로 지배하면서 약탈을 일삼던 경제로 되돌아가고 있다. 미국의 금융 패권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라틴아메리카를 제외할 때, 동남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의 가난한 개발도상국들 어느 곳에서나 한편에서는 가난과 궁핍이 다른 한편에서는 부와 사치가 날로 늘어난다. 그리고 그러한 불평등 심화의 배경에는 서민들의 피를 빨아먹는 뱀파이어 또는 기생충과 같은 약탈적 경제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약탈의 메커니즘은 가난한 나라들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 선진국에서도 약탈은 일상이 되었다. 토마스 피케티가 쓴 『21세기 자본』에 나오듯이 미국과 서유럽의 부유한 선진국들에서도 자산가들과 서민간의 소득격차, 자산격차는 날로 벌어지고 있다. 이들 나라에서도 한편에서는 금융투기와 부동산 투기가 늘어나고 다른 한쪽에서는 실업자들과 가난한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늘어난다. 이점은 우리나라 즉 올해 말에 1인당 평균 국민소득 3만 달러에 달하여 바야흐로 선진국 문턱을 넘어선 즉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 시작한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국가간 경제 약탈도 심각하다. 서유럽에서는 재정위기에 직면한 그리스와 스페인 등 채무국들이 독일과 네덜란드 등 부유한 채권국에 의해 약탈당하고 있다. 독일 등 채권국들이 그리스 등 채무국들에 강요하는 긴축재정과 그리고 채무탕감 거부는 채무국 국민들을 채무노예로 만들고 있는데, 그것은 그들의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을 넘어 아예 허리를 끊어버릴 태세이다.

 

IMF와 유럽연합(EU)의 채무노예로 전락한 그리스인들의 슬픔은 우리나라 역시 17년 전의 외환금융위기 시기에 뼈저리게 경험한 바 있다. 당시 한국에서 자행된 신자유주의적 구조개혁(structural reform) 패키지는 그 이후 한국경제에서 국내적, 국제적 약탈을 일상화·상시화·구조화시켜놓았는데, 독일 등 채권국가에 국가경제의 주권이 넘어간 상태에서 구조개혁을 강요받은 그리스에서도 곧 약탈의 상시화·구조화가 일어나고 있다.
 
 

 

자본주의의 무덤을 파고 있는 약탈적 자본주의

 

 
자본주의 시장 경제의 세포(cells)은 기업이며, 세포의 건강한 생존이 생명체의 유지와 성장에 필수적이듯이, 기업의 건강한 유지와 번영은 자본주의 경제의 건강성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약탈적 자본주의는 스스로 자기 몸의 세포를 파괴하고 있다. 대주주 등 주주들이 자신이 소유한 기업을 약탈하여 망가뜨리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오늘날의 자본주의는 ‘자가면역질환’에 걸린 환자와 흡사하다.

 

가까운 예로, 홈플러스의 매각 과정에서 이러한 자기파괴적 약탈 행위가 명백하게 드러난다.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의 영국계 대주주인 테스코는 8월 25일, 지난 4년간 홈플러스가 쌓아올린 영업이익에 해당하는 약 1조2천억 원을 일시에 현금배당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렇게 큰 주주배당을 할 경우 기업의 보유현금이 고갈되며 따라서 향후 장기투자와 기업성장에 큰 애로가 발생한다. 이것은 비즈니스 전문가들이 누구나 동의하는 사안이다. 더구나 홈플러스의 후보가 모두 사모투자펀드(PEF)이고 실제 MBK파트너라고 하는 한국 최대 토종사모펀드가 인수하였는데, 토종이건 해외이건 사모펀드는 LBO 방식으로 자신이 인수한 회사에서 고배당을 통해 투자원금을 매년 회수한다. 즉 사모펀드 역시 회사의 장기적 생존 능력을 파괴한다. 테스코나 사모펀드나 모두 대동소이한 방식으로 홈플러스라는 법인격 즉 기업을 약탈하고 있는 것이다.

 

대주주에 의한 법인기업 약탈은 사모펀드가 회사를 인수한 경우 분명하게 드러난다. 과거 론스타가 인수한 외환은행, 뉴브릿지캐피탈이 인수한 제일은행, 칼라일이 인수한 한미은행에서 대주주인 사모펀드에 의한 은행 약탈 진행되었다. 또한 사모펀드의 약탈적 행위는 위니아만도와 대우전자, 한라공조 등 제조업체들에서도 목격되었다. 최근에는 매쿼리가 인수한 지하철9호선, MBK파트너가 인수한 C&M의 사례에서도 기업 약탈이 자행되었다.

 

회사의 대주주가 자신이 통제하는 회사의 장기적 생존가능성을 약탈하는 행위는 이번만이 아니다. 이미 그것은 쌍용차를 인수한 중국의 상하이자동차, 하이디스를 인수한 대만의 이잉크의 사례에서도 나타난다. 또한 그것은 한국GM(과거의 대우자동차)와 르노삼성(과거의 삼성자동차)의 사례에서 보듯이, 초국적 기업의 본국 본사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심각한 경영위기에 처하자 되자 한국의 현지 자회사(즉 한국GM과 르노삼성)의 영업이익을 파렴치한 방식으로 약탈해가는 사례에서도. 제일은행을 인수한 영국의 스탠다드차터드 은행 역시 자신의 자회사인 제일은행의 누적이익을 상시적으로 약탈하고 있다.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이러한 사례는 무수히 많다. 그리고 이러한 법인기업 약탈은 자본주의 자신의 세포를 파괴함으로써 스스로 자본주의의 무덤을 파고 있다.

 

 
 
약탈적 임금, 약탈적 가격, 약탈적 거래

 

 
법인기업에 대한 약탈은 그 법인기업에서 근무하는 종업원들에 대한 약탈로, 그리고 그 법인기업과 거래하는 협력업체, 그리고 그 기업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에 대한 약탈로 전가된다.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테스코는 홈플러스 종업원들에 대한 최저임금제 적용마저 거부할 태세이다. 홈플러스와 이마트, 롯데마트를 비롯한 모든 대형마트들이 납품업체들에 대한 약탈적 납품가격을 강요하고 있다.

 

혹자는 이러한 약탈적 저임금과 약탈적 납품가격이 마치 한국 재벌의 특징, 즉 ‘전근대적이고 봉건적인’(?) 자본의 특징인양 말한다. 그러면서 마치 글로벌 자본주의는 전혀 약탈적이지 않고 현대적인데 반해, 한국의 재벌들만이 약탈적이고 전근대적인양 비판한다. 그러면서 마치 재벌개혁에 집중하여 재벌을 ‘근대화, 서구화’하게 되면 약탈적 자본주의가 근절될 것처럼 말한다.

 

그렇지 않다. 오늘날의 미국 자본주의, 즉 근대를 넘어 탈근대(post-modern)를 대표하는 슈퍼 자본주의(super capitalism: 로버트 라이쉬의 표현)를 대표하는 미국의 월마트를 보라. 월마트는 약탈적 저임금과 약탈적 납품가격 책정으로 악명 높다. 재벌그룹이 문제가 아니라, 재벌그룹을 그 일부로 포함하는, 글로벌 자본주의 전체가 약탈적이다.
 
 

 

약탈적 대출
 

 

갚을 능력이 없는 걸 뻔히 짐작하면서도 돈을 빌려주고는 높은 이자를 물려 채무자를 약탈하는 것은 모두 약탈적 대출이다. 갚을 능력이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채무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이유는 못갚을 경우 채무자의 담보물을 약탈하면 된다는 것이다. 돈을 빌려줄 때는 까다롭지 않은 조건을 제시하지만 대출금을 회수할 때는 혹독하게 다룬다는 게 약탈적 대출의 특징이다. 채무자는 원금 회수 때까지 악착같은 빚 상환 협박에 시달리며 채무노예 인생을 살게 된다. 채무자는 장기매매나 인신매매의 피해를 당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업체와 저축은행이 약탈적 대출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은행과 신용카드사들도 약탈적 대출을 행하고 있다.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역시 그 근원은 결국 상환능력이 없는 가난한 서민들에게 주택모기지 대출을 행한 금융회사들의 책임이다. 약탈적 대출은 가계부채 급증의 원인이고, 그것은 가계파산과 함께 대규모 금융위기로 이어진다.
 
 

 

뛰는 재벌 위에 나는 기업사냥 자본

 

 
우리나라의 재벌들도 약탈경제에 나서고 있다. 1997년 외환금융위기 이후 민주정부에 의해 시행된 시장개혁·구조개혁의 결과 재벌그룹들은 단기적인 고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투자를 꺼리고 있으며, 임원들과 핵심 정규직의 연봉과 사내복지는 늘리면서 비정규직과 사내하청, 사외 하청을 대폭 늘렸다. 그리고 이들 사내외 협력업체들에 대한 하청단가를 낮추고 있다. 그리고 무자비한 종업원 약탈과 협력기업 약탈(따라서 협력기업 종업원 약탈)을 통해 확보한 수익을 재벌가문과 그리고 펀드자본이 나눠가져가며 즐기고 있다.

 

그런데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고, 재벌그룹과 재벌가문들이 이처럼 약탈한 부를 다시 날강도처럼 탈취해 가는 자들이 기업사냥 펀드들이다. 이들은 우리나라 재벌 가문들이 쥐꼬리만한 지분을 가지고 거대한 대기업그룹을 지배하는 취약점을 파고들어 그 경영권에 도전하면서 온갖 협박을 통해 고수익을 추구한다. 그 과정에서 한국 최대의 우량 재벌그룹들과 여타 대기업들에 축적된 사내유보금과 우량자산이 기업사냥 날강도들에게 탈취 당한다.
 
 

 

비영리 공공서비스에서 약탈적 영리 서비스로

 

 
약탈적 자본주의는 국가가 제공해온 각종의 비영리 공공서비스를 파괴하고 그것을 사적 자본의 약탈 대상으로 만들어 버린다. 전기·가스와 철도·버스·지하철, 그리고 의료·병원과 교육·보육 등 인간 삶에 필수적인 공공서비스를 사기업과 금융자본의 사유물로 만들도록 사영화(민영화)하거나 아니면 아예 그 출범단계에서부터 이른바 ‘민자사업’ 방식(민자 고속도로, 민자 지하철 등)으로 만들어 그것을 이용하는 국민 전체를 마음껏 약탈하게 허용한다.
 
 

 

약탈적, 기생충적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세계 역사에서는 약탈 경제가 종종 나타났다. 중앙아시아의 유목민들은 이웃의 농경국들을 종종 침략하여 약탈하면서 메뚜기처럼 휩쓸곤 했다. 고대 로마의 노예제 경제는 전쟁을 통해 약탈한 노예들에 의해 지탱되었다.

 

근대 자본주의 역시 약탈을 통해 자신을 발전시켰다. 영국은 인도와 아프리카를, 스페인은 남미를 식민지로 지배하면서 그곳의 주민과 자연을 무자비하게 약탈했다. 제국주의 일본 역시 조선을 식민지로 지배하면서 이 나라 백성과 산하를 처참하게 약탈했다.

 

19세기 말의 미국 경제학자 베블렌(Thorstein Veblen)은 대자산가들이 지배하는 당시의 미국 경제를 ‘약탈이 습관이 되고 정신이 되는’ 그런 경제라고 비판했다. 아무런 생산적 기여도 하지 않으며 빈둥빈둥 놀면서 그런데도 경제를 약탈하고 있는 한가한 계급 즉 유한계급이야말로 열심히 일하는 평범한 사람들을 좌절시키는 자들이라고 규정했다.

 

20세기 초중반의 영국 경제학자 케인스는 당시의 영국경제가 ‘빈둥빈둥 놀면서 재테크를 일삼는 자산가 계급’ 즉 ‘지대추구 자산가들’(rentier capitalists)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즉 인도와 이집트 등 세계의 방대한 식민지 민족들을 영국계 상업회사와 금융회사들을 통해 약탈하면서 별다른 생산적 기여를 하지 않는 자산가 계급이 영국 경제를 망가뜨리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케인스는 지대추구 자산가들이 바로 1930년대 세계대공황을 일우킨 금융자본주의의 주역이라고 지적했으며, 이들을 엄격히 규제하면서 다시 자본주의를 생산적 자본(즉 산업자본)으로 환골탈퇴시키지 않는 한, 자본주의 경제에 희망이 없다고 봤다. 그리고 실제 1945년 전쟁 이후의 서구 경제는 케인스의 구상에 따라 그 큰 틀이 만들어졌다.

 

베블렌 및 케인스와 마찬가지로, 20세기 초반의 혁명가인 러시아의 레닌 역시 『제국주의론』에서 당시의 제국주의적 자본주의 세계 체제가 자본주의의 마지막 단계 즉 ‘기생충적 단계’에 도달했으며, 그것은 바로 ‘지대 추구 자본주의’(rentier capitalism)이라 규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 이상 생산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 자본주의로서의 제국주의는 이제 그 역사적 사명을 다했다고 선언한 것이다.
 
 

 

약탈적 자본주의의 부활과 융성, 민주주의와 인권, 복지국가의 후퇴
 

 

약탈적인 제국주의의 식민지 분할을 향한 각축전은 1차 및 2차 세계대전에서 그 절정에 달했다. 그리고 1930년대에 등장한 독일의 나치즘과 이태리-일본의 파시즘은 타민족과 타인종에 대한 총체적 약탈을 정식화했다.

 

나치즘과 파시즘, 그리고 여타의 야만적 약탈 체제에 대항하여 맞섰던 2차 세계대전과 그에 이은 식민지 전쟁에서 민주주의와 피압박 민족이 승리함에 따라 기존의 약탈적인 세계 자본주의 체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선진국에서도 복지국가와 함께 노동권과 인권이 존중되는 경제민주주의가 상당히 진전되었다.

 

하지만 1980년대 초반 이래 지난 30년간 세계 각국에서는 다시 과거의 약탈적 자본주의가 부활하였다. 약탈자들은 오늘날 도처에 있다. 그것은 IMF와 세계은행 같은 국제기구들에도 있으며, FTA를 밀어붙이는 미국정부와 한국 정부의 관료들, 그 뒤에 숨은 국내외 초국적 대기업들에도 그들은 있다. 또한 그들은 사모펀드와 헤지펀드, 그리고 뮤추얼 펀드의 이름으로 고수익을 추구하는 냉혈한 펀드매니저들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각종 투자펀드에 뒷돈을 대는 대자산가들(여기에는 한국 재벌가문도 포함되는데)과 소자산가들(여기에는 대기업·공무원·공기업 정규직인 재테크 투자자들도 포함되는데) 역시 약탈적 자본주의의 수혜자들이다.

 

오늘날 경제생활의 본질적 특징은 약탈이다. 시장 경제는 ‘약탈하는 자와 약탈당하는 자’, ‘약탈하는 기업과 약탈당하는 기업’, ‘약탈하는 자본과 약탈당하는 자본’, ‘약탈하는 나라와 약탈당하는 나라’로 나뉘어 있다. 약탈적 자본주의(predatory capitalism)의 전면화야말로 오늘날 자유시장(free market capitalism) 이데올로기가 숨기고 있는 현실 생활의 실체임을 세계의 지성과 양심이 고발하고 있다.

 

오늘날의 세계 경제는 금융화(finacialization), 세계화(globalization), 그리고 신자유주의(neo-liberalism)라는 ‘3대 원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이 ‘3대 원리’가 낳은 결과는 총체적, 전면적 약탈이다.

 

약탈적 자본은 노동권과 인권을 유린한다. 노동시장 유연화의 이름으로 비정규직 일자리를 늘리면서, 지난 1백년간의 피어린 투쟁 속에서 확대되어온 노동권과 노동조합권이 유린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1980년대 초반부터,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의 금융화와 시장화가 본격화된 1990년대 중반부터 노동권과 복지권, 인권이 후퇴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 세계 도처에서 중산층이 줄어들고 실직자와 생계형 자영업자, 비정규직이 증가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금권 정치가 횡횡하고 있으며 금권 정치가 아니더라도, 그리스 등 채무국의 경우 채권국(이들 역시 금권 세력인데)에 의한 권위주의적, 반민주주의적 통치가 부활하고 있다.
 
 

 

약탈적, 기생충적 자본주의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베를렌과 케인스는 아무런 생산적 기여를 하지 않으면서 약탈에 의존하는 자산가계급, 유한계급이 자본주의의 무덤을 스스로 파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새로운 유형의 ‘생산적 경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레닌 역시 - 이것은 마르크스와 마찬가지인데 - 기생충적 약탈에 의존하면서 더 이상 생산적 투자 등 생산적 역할을 하지 않는 제국주의적 자본주의는 그 역사적 생명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베블렌과 케인스의 사상적 전통을 잇고 있는 아버지 갈브레이스(John Kenneth Galbraith)와 그 아들 갈브레이스(James Galbraith) 마찬가지이다. 그 밖에도 많은 경제학자들이 ‘약탈적 자본주의로는 자본주의에 희망이 없다’고 말한다.

 

모든 경제가 약탈적인 것은 아니며, 모든 시장 경제가 약탈적인 것도 아니다.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공동체의 번영에 부합하는 시장 경제가 가능하다.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지속가능한 기술혁신이 가능하며, 또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높은 수준의 사회연대적 복지국가를 유지하는 시장경제 역시 가능하다. 협동조합 등 다양한 사회연대적 법인기업이 융성하는 시장 경제 역시 가능하다.

 

사회연대적 경제는 약탈적인 자유시장 자본주의와 정면으로 대치된다. 약탈적 자본주의에 반대하고 그것에 맞설 때만이 시민과 사회공동체가 주인이 되는 경제 즉 사회연대적 경제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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