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코리아는 2018년 7월 친환경 캠페인 실행 계획안 ‘그리너(Greener) 스타벅스 코리아’를 발표했다. 해당 계획을 하나씩 짚어보며 지금까지의 성과와 스타벅스의 ESG 경영을 돌아보고자 한다.
3년 전 스타벅스는 국내 커피 프렌차이즈 최초로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바꾸었다. 이 계획이 포함된 것이 ‘그리너 스타벅스’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제품(Greener Product), 사람(Greener People), 매장(Greener Place)의 세 분야에 해당되었다. 플라스틱 빨대 교체 계획이 포함된 ‘제품(Greener Product)’에서는 일회용 비닐 봉투를 종이 봉투로 교체, 비닐소재 포장류를 종이 재질로 대체, 크리스마스 레드 컵은 레드 슬리브 적용으로 대체, 커피박 재활용이 포함되어있다.
환경
종이 빨대는 미국 스타벅스 본사가 2020년까지 전세계 모든 스타벅스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겠다는 목표에 따라 국내 모든 매장에 적용한 것이다. 초기 종이 빨대가 음료에 오래 담갔을 때 흐물거리고 휘어진다거나 맛이 이상하다는 불만도 있었지만 빨대 안팎에 콩기름으로 코팅을 하는 등 수정을 거쳐 지금의 갈색 종이 빨대를 사용하게 되었다. 이 정책을 통해 연간 1억 8000여 만개의 플라스틱 빨대 사용이 줄었다고 스타벅스는 설명했다. 플라스틱 빨대 1개의 무게를 약 0.6g으로 계산하면 126톤의 플라스틱 생산이 준 것이다. 이에 더해, 차가운 음료에는 빨대 없이 마시는 뚜껑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월 평균 빨대 사용량이 도입 이전 대비 50% 가량이나 감소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스타벅스의 비닐 사용 변화도 획기적이다. 2018년의 계획에서는 비닐 소재를 종이류로 대체할 것이라고 했지만, 현재 스타벅스에서는 종이봉투와 사탕수수 섬유로 만든 생분해성 종이, 옥수수 전분당으로 만든 친환경 생분해성 포장재를 사용한다. SK그룹의 화학 계열사 SKC가 2009년 개발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이 ‘PLA 필름’은 옥수수 성분으로 만들어 땅에 묻으면 유해성분을 남기지 않고 100% 생분해된다. 이 기술을 활용해 스타벅스코리아는 2019년부터 바나나 포장재, 케이크 보호비닐, 식품 포장재 등에 플라스틱 비닐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커피박 재활용은 전국 매장에서 나온 커피 찌꺼기를 활용하는 프로세스를 말한다. 톨 사이즈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만들면 14g의 원두가 한 번 쓰고 버려지는데, 이 커피 원두를 천연 비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커피 원두에는 질소나 인산, 칼륨 등이 풍부하고 중금속이 없어 질 좋은 비료가 되는 동시에 환경을 보호한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015년부터 경기도와 협력해 커피 찌꺼기를 지역 농가에 제공했다. 2019년 4월에는 평택시와도 협력해 친환경 퇴비로 재배한 농산물을 스타벅스 제품으로 만들어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하는 MOU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스타벅스가 기부하는 비료는 1만 포로 시작해 현재는 4만 포가 넘는다.
2018년 제시한 ‘사람(Greener People)' 영역에서는 텀블러 이용 고객에게 ‘에코 보너스 스타’를 적립하는 제도, 종이영수증 발행 대신 어플로 제공하는 제도, 매월 10일 일회용컵 없는 날 캠페인 진행, 파트너 교육 실시 등의 계획이 있었다. 전자 영수증 제도는 현재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2017년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종이 영수증을 만들기 위해 소비되는 나무가 한 해에 33만 4400그루이고, 낭비되는 물이 15억 7000만 리터였다. 이 때 환경부의 ‘종이 영수증 없는 점포 캠페인’에 스타벅스가 동참하여 전자영수증 도입 초기에는 원하는 소비자들이 전자영수증을 선택할 수 있었으나, 현재는 스타벅스 회원에게 일괄적으로 전자영수증만 발급하고 고객이 별도로 요청할 경우에만 종이영수증을 재발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스타벅스가 전자 영수증을 도입한 이래 전자영수증 누적 발급건수는 2018년 1억 4000만건에서 올해는 2억 건이 넘었다. 텀블러 지참시 300원 할인 혜택 또는 ‘에코 스타 적립’을 통해 골드 회원일 경우 12개의 별을 모으면 톨 사이즈 제조 음료를 제공해 소비자의 참여를 독려했다.
매장
스타벅스는 커피가 아닌 장소를 판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데, ‘매장(Greener Place)’ 분야에서는 우천시 우산비닐 제공 중지, 친환경 마감재 사용, LED조명, 에너지효율화 등의 목표가 있었는데, 2020년 10월 스타벅스는 포스코의 재활용이 가능한 ‘컬러프린트강판‘을 공급받아 매장 천장이나 벽에 이를 적용했다. 지난 3월에 새로 오픈한 중구 남산 빌딩 1층 '별다방(해당 스타벅스 점포를 이르는 말)'에는 매장 내 센서를 설치해 고객이 없을 경우 조명을 자동으로 차단하고, 채광에 따라 내부 조명의 밝기 조절을 해 전력 낭비를 막도록 했다. 국내 커피전문점 최초로 국제 공인 친환경 인증(LEED: 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 ’실버‘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중구의 별다방점과 여의도 IFC 몰에 새로 생긴 스타벅스 매장을 시작으로 친환경 인증을 받은 매장을 확대 도입하겠다는 목표다.
사회와 지배구조
환경 분야뿐 아니라, ESG의 S(Social)와 G(Governance), 사회와 지배구조 분야에서도 힘쓰고 있다. 2007년 장애인 채용을 시작해, 스타벅스코리아 장애인 직원은 올해 상반기 708명이었고, 중증 장애를 2배수로 계산하는 법적 장애인 수 기준으로 장애인 고용률이 전체 임직원 대비 약 4% 수준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승진 기회를 부여해 현재 51명이 중간 관리자 직급 이상에 재직 중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작년 12월 전 세계 스타벅스 최초로 장애인 편의시설을 강화한 서울대치과병원점을 오픈했다. 총 12명의 파트너 중 절반이 장애인이고, 해당 지점의 수익금 일부는 서울대학교치과병원에 기부되어 취약계층 장애인의 치료비를 지원한다. 2013년에는 여성가족부와 ’리턴맘 재고용 협약‘을 체결해 경력 단절 여성의 재취업 기회를 지원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총 160명의 경력 단절 여성이 바리스타로 고용됐다. 이들은 주 20시간씩 근무하는 정규직 부점장으로 근무한다. 스타벅스는 육아 휴직 기간을 최대 2년까지 보장해주어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도 지원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3년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
이 수치들이 시사하는 바는, 스타벅스가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가지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2018년부터 3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동안 스타벅스가 가져온 커피 소비문화의 변화는 주목할 만 하다. 젖은 우산에 비닐을 씌우지 않아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는 것, 비용이 3배가 들고 고객의 불만이 있더라도 플라스틱 빨대를 퇴출시킨 것, 과감히 종이 영수증을 발행하지 않고 플라스틱 비닐봉지를 대체할 새로운 소재를 상용화한 것은 모두 스타벅스의 자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또한 하나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음도 놀랍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선두주자가 되어 다른 커피전문점, 더 나아가 F&B(Food & Beverage, 외식산업) 브랜드의 ESG경영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은 아주 반가운 소식이다.
물론 스타벅스의 ESG 경영이 완전하지 않은 반쪽짜리라고 비판할 지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과도한 굿즈 마케팅과 이벤트 진행시 파트너의 과도한 업무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 진행된 ’리유저블컵 데이‘는 과도한 굿즈마케팅, 업무 과다 등 수년간 지속된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게다가 굿즈로 제공한 컵은 그린 워싱(Green Washing)의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스타벅스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적절한 반성과 대응을 하고, 진정한 ESG 경영 실현을 위해 통합적이고 진정성 있는 전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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