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탄생』
김민식 지음 | b.read (브레드)
집에 사는 우리 모두를 위한 이야기이다. 이 책은 반 고흐의 삽화와 함께 인간적인 집과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서정적이고 지혜로운 이야기는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사람이 집에 거주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한, 집에 관련된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다. 우리는 매일매일,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머무를 살갗 같은 집에 대해 무슨 고민을 시작해야 할까.
『어금니 깨물기』
김소연 지음 | 마음산책
김소연 시인의 새로운 산문집이 출간됐다. 가족, 그중에서도 특히 어머니와 딸의 관계에 대한 통찰이 엿보인다. 자랑스러운 딸이어야 하되 늘 남자 형제보다는 물러서 있어야 하고, 때로는 어머니의 감정받이가 되기도 하는 한국사회 많은 딸들의 운명을 작가는 담담하게 써 내려간다. 글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추억이 한 사람의 삶을 얼마나 풍성하고 다채롭게 채우는 지를 실감할 수 있다.
『계산하는 생명』
모리타 마사오 지음 | 박동섭 옮김 | 두번째테제
이 책은 계속해서 달라진 계산의 변천사를 담았다. ‘계산하는 생명’이라는 제목은 우리가 단지 기호로 결과를 만들어내기만 하는 기계가 아니라, 사고하고 통찰해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내는 ‘생명’이라는 의미다. 인간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미래의 대안을 함께 찾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우리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사유해야 할까?
『인생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브래디 미카코 지음 | 노수경 옮김 | 사계절
이 책은 영국 노동 계급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때 영국을 움직이는 힘이자 발원지였던 노동 계급이 어쩌다 여성과 이민자를 차별하고, 청년의 일자리를 빼앗는 사회의 골칫거리라는 오명을 쓴 것일까. 작가는 특정 집단의 개개인들을 이해하기 위해 그들의 삶을 지우지 않고 존중한다. 개인이 걸어온 삶의 발자국을 따라가다 보면 그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이모들』
근하 지음 | 창비
갑작스레 엄마를 잃은 주인공 효신의 이야기이다. 이모와 이모의 연인으로 이루어진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효신은 스스로를 치유한다. 가슴 따뜻한 성장담에 묵직한 메시지가 함께 엮여있다. 성 소수자, 청년세대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안온한 보살핌이 책 전체를 관통한다. 효신의 씩씩함과 이모들의 사랑이 잔잔한 울림을 남긴다.
『강한 견해』
설재인 지음 | 아작
코로나 시대의 수능시험일, 영어 듣기 평가 시간 도중 한국 인구의 대다수가 코와 입을 잃고 붉은 마스크를 쓴 형태로 변이한 이후 벌어지는 일을 다룬 아포칼립스 《붉은 마스크》의 세계관이 이어진 후속편이자 완결편이다. 설재인 작가는 책에 본인의 가장 이질적인 표현과 문장이 가득하다고 말한다. 재난의 한복판에서 태어난 ‘강한’은 어떻게 세상을 이겨내며 성장할까?
『들뢰즈 다양체』
질 들뢰즈, 다비드 라푸자드 (엮음) 지음 | 서창현 옮김 | 갈무리
이 책은 질 드뢰즈 서거 20주년을 기리며 프랑스에서 출판된 그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유고집이다. 이 책에는 동시대를 살아갔던 미셸 푸코, 피에르 클로소프스키, 프랑수아 샤틀레, 클레망 로세 등에게 보낸 편지가 포함되어 있다. 이 책에는 또한 미출간됐거나 지금까지 구하기 힘들었던 들뢰즈의 글들도 포함되어 있다. 들뢰즈 청년기의 글 몇 편, 독특한 그림 몇 점은 들뢰즈 사상의 형성 과정과 그 배경, 흥미로운 가닥들을 새롭게 보여준다.
『아르카와 이라: 비인간화 시대의 대/화』
미겔 로차 비바스 지음 | 우석균, 김현균 옮김 | 에디투스
이 책은 일반적인 여행 에세이나 철학 에세이의 형식이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르카’와 ‘이라’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로 내용이 이어져 독특하고 통통 튄다. 아시아와 아메리카, 고대와 현대 등 시공간을 넘어서 연결되는 자유로운 이야기 짜임이 놀랍다. 대화집 형식의 책은 몽환적이고 매력적인 시적인 아름다움을 잃지 않고 비평세계를 생동감 있게 담아낸다.
『켈트의 꿈』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 조구호 옮김 | 문학동네
벨기에령 식민지 콩고에서 자행된 잔혹한 학살을 처음으로 고발했던 비범한 실존 인물 ‘로저 케이스먼트’의 일생을 밀도 높게 복원해 낸 책이다. 이 책은 로저가 교수형에 처해지기 전의 면모, 식민주의의 공포, 원주민 인권유린과 학살 등을 다루며 아일랜드 독립의 염원을 꿈꾼다. 사후 백여 년이 지나서야 복권되는 로저의 생애와 신념, 그의 철학을 세밀히 다뤘다.
『황금의 고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 김인환 옮김 | 페이퍼로드
이 책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루는 듯 보이지만 정확히는 그렇지 않다. 사랑이라고 뭉뚱그린 감정 안엔 무엇이 숨어 있을까. 매혹적이고 요동치며 파괴적이고 날카롭다. 사강 작가는 인간의 내면 깊숙이 가장 치졸한 욕망을 담았다. 사랑의 속성은 가장 가깝고 통속적인 곳에 가닿아 있다. 인물들은 욕망 앞에 좌절하면서도 고삐를 놓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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