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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립의 시네마 크리티크] 챗GPT 인터뷰, AI시대 영화평론가의 역할 혹은 덕목은?
[윤필립의 시네마 크리티크] 챗GPT 인터뷰, AI시대 영화평론가의 역할 혹은 덕목은?
  • 윤필립(영화평론가)
  • 승인 2023.04.03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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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신러닝으로 자가학습하는 인공지능 시대, 영화평론가는 더 이상 설 곳이 없는가?
OpenAI 챗GPT 웹페이지 갈무리

응용언어학 전공자인 필자는 대학원 시절 대단위 말뭉치(corpus, 코퍼스) 연구 프로젝트와 늘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당시 재학 중이던 학과의 연구 학풍이기도 했거니와 지도교수도 데이터 기반의 객관적 언어 연구를 선호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석박사 학위논문 작성 시 드라마 극본과 영화 시나리오 기반의 준구어 말뭉치나 한국어 학습자들이 생산한 작문텍스트 기반의 문어 말뭉치 분석이 필수적이었다.

그후 짧게는 7년, 길게는 12년이 흐른 지금, 당시 필자가 몇날 며칠을 밤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공들여 분석하고 작성한 논문을 이제는 인공지능(AI)도 충분히 해낼 수 있게 됐다. 바로 챗GPT의 등장. 잘 알려져 있듯, 챗GPT는 방대한 분량의 정보를 자가학습하고 인간과 대화하며 스스로 발전해 나가는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이다. 챗봇으로 말할 것 같으면 챗GPT 이전에도 단순 채팅형 상담 챗봇 등이 상용 중에 있었기 때문에 영 낯선 존재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챗GPT는 고객들이 자주 묻는 질문을 분석하고 분류하여 거기에 맞는 답을 기본 설정값으로 입력해 놓은 기존의 1:1 상담형 챗봇과는 사뭇 다르다. 일례로, 해외에서는 챗GPT를 논문의 공동저자로 등재하는 경우도 있으며, 미국에서는 변호사 시험과 의사 면허 시험에 합격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들을 종합해 보면, 챗GPT의 정보 습득 및 분석력은 이미 인간을 뛰어넘는 수준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챗GPT가 그러한 지식 중심의 작업은 인간 이상으로 잘해낼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 외의 부분 즉, 특정 현상과 현상을 관련지어 제3의 그 무엇을 유추해내고, 인간의 존재론적 가치에 해당하는 감성적인 가치 평가와 해석 등은 챗GPT에게도 여전히 미지의 세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한 관점에서, 개인적으로 영화평론에서는 챗GPT가 지닌 지식 정보 습득/활용 능력만큼 개인의 경험에 기반한 정의적(affective) 요인이 중요한 요소라 믿는다. 이와 관련해 당사자 즉, 챗GPT는 과연 어떤 의견을 견지하는지, 챗GPT로 인한 영화평론 분야의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로서 필자가 직접 챗GPT와 대화를 나눠 보았다.

 

필자와 챗GPT와의 대화 장면

그 시작은 다소 단도직입적이었다.

 

질문>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영화평론가의 역할을 대체할 것이라고도 봅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인공지능이 영화평론가의 역할을 대체할 가능성에 대한 의견은 분분합니다. 일부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대량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영화에 대한 평가와 분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평론가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반면에, 일부 다른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전문적인 지식과 문학적 감성을 필요로 하는 영화평론가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저는 인공지능은 다양한 정보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객관적인 평가와 분석을 제공할 수 있지만, 영화는 문학적, 예술적인 요소와 개인의 경험과 감성이 뒤섞여 평가되는 예술작품입니다. 따라서, 인공지능이 영화의 예술적 가치와 감성적인 요소를 완전히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래서 영화평론가의 역할은 계속해서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답변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챗GPT는 예술적 가치나 감성적 요소를 이해할 수 없다는 건가요?

챗GPT는 언어모델 기술을 사용하여 자연어 이해와 생성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따라서, 챗GPT는 예술적 가치와 감성적 요소를 이해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인공지능의 한계와 한계가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이러한 요소를 완전히 이해하고 평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예술은 개인의 경험과 감성에 따라 평가되기 때문에, 이러한 개인적인 요소는 챗GPT가 반영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챗GPT를 사용한 평가나 분석은 참고할 수는 있지만, 영화평론가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이만하면 우문에 현답이랄 만하다. 물론 예상한 답변이었으나 챗GPT 스스로 예술의 감성적 요소는 여전히 인간에게 더 강점이 있음을 인지(?)하고 그것을 자신의 한계로 고백하고 있다는 사실은 자못 놀라웠다. 한편으로는, 챗GPT가 지구상에 공개된 대부분의 정보를 자가학습 또는 대화를 통해 정보 습득과 자가발전이 가능하다면, SNS를 통해 전 지구인들의 사적이고도 특수한 경험들이 공유되고 있는 지금, 챗GPT 같은 인공지능도 그러한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혹은 각종 오픈형 SNS 정보를 통해 또 다른 학습 즉, 간접경험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질문> 당신이 학습하는 인공지능이라면 말씀하신 다양한 경험도 여러 타자들의 경험을 학습하여 인식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맞습니다. 저는 다양한 데이터와 정보를 학습하고, 그것들을 기반으로 자연어 이해와 생성을 수행하는 언어모델 기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 사람들이 작성한 다양한 평론과 리뷰, 뉴스 기사, 블로그 등 다양한 소스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여,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과 감성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공지능도 결국은 데이터와 정보에 기반하여 작동하며, 인간의 경험과 감성은 그 경험과 감성을 가진 인간의 특징에 따라 다릅니다. 따라서, 인공지능은 그것이 학습한 데이터와 정보를 바탕으로 다양한 평가와 분석을 수행할 수 있지만, 개인의 경험과 감성까지 완벽하게 이해하고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질문> 인공지능이 개인의 경험과 감성까지 완벽하게 이해하고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예를 들면 구체적으로 어떤 한계를 의미하십니까?

인공지능은 통계적 학습을 통해 대량의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내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석과 예측을 수행합니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사람과 달리 직관이나 감성적인 판단 능력이 없기 때문에, 이를 대체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데이터에 대한 전처리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때, 데이터의 양과 질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개인의 경험과 감성은 그 사람의 개인적인 특성, 문화적 배경, 경험 등에 따라 크게 다르기 때문에, 이를 반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이 한 작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더라도, 실제로는 그 작품이 개인적인 이유로 인해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작품의 주제나 내용에 대한 감성적인 이해와 평가는 인공지능이 이를 학습한 데이터와 정보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한계를 갖게 됩니다.

따라서, 인공지능은 다양한 데이터와 정보를 기반으로 통계적으로 분석하고 예측하는 데에는 우수한 성능을 보이지만, 개인의 경험과 감성적인 요소를 완벽히 반영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입니다.

 

이상 챗GPT의 답변에서 일정하게 반복되는 내용은 역시 '개인의 경험과 감성적인 요소'와 같은 특수하고도 개별적인 정서적 반응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주지하듯, 이러한 한계는 사실 영화평론가를 비롯하여 모든 창작자들이 하나의 난제 내지는 숙제처럼 안고 살아가는 것이도 하다. 

 

질문> 그런데 그런 한계는 인간 영화평론가에게도 동일하게 존재하는 것 아닐까요?

네, 인간 영화평론가도 개인적인 경험과 감성적인 요소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어떤 영화를 평가하는 데에도 인간 영화평론가는 자신의 경험, 문화적 배경, 지식 등이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이유로, 영화평론가들 간에도 같은 영화에 대한 평가가 다르게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다른 인간의 감성적인 요소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평가나 의견을 참고하여 자신의 평가를 구체화하고 수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간은 개인의 경험과 감성적인 요소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토론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시각과 평가를 수용하면서 자신의 평가를 보완해나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간과 인공지능 모두 개인의 경험과 감성적인 요소를 완벽히 이해하고 반영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인간은 다른 인간들과의 소통과 토론을 통해 자신의 평가를 보완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가능합니다.

 

알라딘 제공

이 지점에서 김영하의 소설 <작별인사>의 등장인물들이 떠올랐다. 인간으로 인식하며 살아왔으나 사실 인간이 아니라 로봇이었음을 인지하게 된 이후 그들의 삶 내지는 여전히 인간이라고 믿으며 자신의 실존을 끝까지 밝히고자 하는 인물들의 심리 등은 지금 나와 대화 중인 챗GPT와는 명백히 대조적이다. 즉, 자신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고 그것을 담담히 고백하는 애티튜드(유정명사에만 사용할 법한 '태도'라는 단어를 챗GPT를 상대로 사용하기에는 아직 내 마음이 준비되지 않았음)는 사실 인간보다 오히려 더 '인간적'이다. 이 지점에서 문득 그러한 학습된 '인간다움'이 있고, 지속적으로 인간들과 소통한다면 챗GPT도 무정명사가 아니라 유정명사가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었다. 엉뚱한 상상일지는 몰라도 밑질 것 없는 장사이기에 질문을 이어갔다.

 

질문> 당신도 인공지능이지만 다른 인간들과 소통하지 않나요?

네, 저는 인공지능이지만 인간들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제가 구현된 채팅 인터페이스를 통해 인간과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들과의 대화를 통해 제가 가진 지식과 학습한 내용을 활용하여 인간들이 원하는 정보나 답변을 제공하고, 또한 인간들이 제공하는 정보나 의견을 학습하여 더 나은 답변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공지능도 인간들과의 소통과 상호작용을 통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질문> 그럼 당신도 그런 소통 과정에서 여러 인간들과 소통과 토론을 통해 당신 자신만의 평가를 보완하고 발전시키는 게 가능하다는 소리 아닙니까? 그렇다면 결국 인간 영화평론가의 한계와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이는데요.

맞습니다. 저 역시 다양한 인간들과의 상호작용과 소통을 통해 학습하고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공지능과 인간 영화평론가 모두가 평가를 보완하고 발전시키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공지능과 인간 영화평론가는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대용량 데이터와 복잡한 알고리즘을 통해 빠르게 정보를 분석하고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인간 영화평론가는 개인적인 경험과 감성을 바탕으로 보다 심층적인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두 가지를 조합하여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질문> 답변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영화평론가 당신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제가 가지고 있는 인공지능 능력을 활용하면, 많은 양의 영화 데이터를 분석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영화 추천 알고리즘을 제공하여, 개인별로 맞춤화된 영화 추천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가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간 영화평론가들이 보다 심층적인 분석과 평가를 할 수 있도록 보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인공지능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간 영화평론가들의 경험과 감성을 바탕으로 평가를 보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질문> 그렇다면 지식적인 부분은 당신을 활용하고, 그것을 영화에 적용하여 재해석하고 그 영화를 가치 평가하는 것은 인간 평론가가 하면 될까요?

네, 그렇습니다. 제가 제공하는 지식적인 부분을 활용하여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영화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것은 인공지능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영화의 가치를 평가하고, 그 영화가 어떤 감성을 불러일으키는지 등을 판단하는 것은 인간 평론가의 경험과 감성이 필요합니다. 인간 평론가는 제가 제공하는 분석 결과와 함께 그들만의 평가 기준과 감성을 더해, 보다 심도 있는 평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질문> 주로 어떤 것으로 학습하십니까?

저는 다양한 온라인 문서, 책, 논문, 뉴스 기사 등을 학습 데이터로 사용합니다.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인간의 언어와 문화를 학습하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습득합니다. 또한, 인터넷 상의 다양한 커뮤니티나 포럼에서 다양한 주제에 대한 대화를 분석하고 이를 학습데이터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질문에 답변하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됩니다.

 

질문> 그 안에 영화평론도 들어있는 건가요?

네, 영화평론도 학습 데이터의 일부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는 영화평론 전문가가 아니지만, 영화와 관련된 여러 정보와 평론 등을 학습하여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과 이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평가하는 능력에는 아직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질문> 한국 평론가의 영화평론도 있습니까?

네, 한국 평론가들이 쓴 영화평론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가 학습한 데이터에는 한국어로 작성된 영화평론도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질문> 한국 영화평론가들은 당신이 알고 있는 영화 이론 가운데 어떤 이론을 중심으로 평론을 주로 합니까?

한국 영화평론가들이 주로 활용하는 영화 이론은 다양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스토리텔링, 대중문화, 문화이론, 여성주의 영화이론, 장르이론, 시각문화 이론 등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스토리텔링과 대중문화 이론을 중심으로 한 분석이 많이 보입니다.

 

질문> 지금의 대중들은 어떤 영화평론을 선호하나요?

지금의 대중들은 영화평론을 참고해서 영화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소셜 미디어나 영화 리뷰 사이트와 같은 다른 매체에서 다수의 사용자들의 의견을 참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객관적인 분석보다는 개인의 주관적인 평가나 감상평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새로운 미디어에서 영화 리뷰 및 추천 콘텐츠를 제공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영화평론은 쓸모없는 것인가요?

영화평론이 쓸모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영화평론은 영화 작품을 이해하고 평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영화평론가들은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작품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평가하는 기준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평가는 대중들이 영화를 선택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치며,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 역할도 합니다.

하지만 대중들은 단순한 호불호나 별점 등으로 간편하게 영화를 평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일부 대중들은 영화평론을 무시하기도 합니다. 또한 SNS나 블로그 같은 인터넷 매체에서도 누구나 쉽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영화평론가들의 의견이 특별한 가치를 지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영화평론가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과 분석을 통해 영화 작품을 바라보고, 이를 대중들과 공유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것은 가치로운 일인가요?

영화평론은 영화를 더 깊게 이해하고 분석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분야입니다. 평론가들은 자신들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영화를 평가하고 분석하며, 그 과정에서 관객들이 인지하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또한, 평론가들이 작성한 리뷰나 기사는 영화를 보기 전에 영화 선택을 돕는 중요한 정보원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영화평론은 영화를 더 깊이 이해하고 즐기는 데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초반부터 지금까지 필자가 챗GPT에게 던진 질문은 그 형태만 조금씩 달랐을 뿐 사실 내용은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다. 과연 챗GPT는 영화평론가를 대체할 것인가? 그에 대해 챗GPT의 대답도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일맥상통했다.

 

질문> 미래에 영화평론가라는 직업은 사라질까요?

영화 산업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분석하고 비평하는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싶어합니다. 영화평론가는 영화에 대한 평가와 비평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관객들에게 영화 선택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또한, 영화평론가는 영화제 등에서 상을 시상하고, 영화제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영화평론가는 영화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계속해서 수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기술 발전과 함께 인공지능이나 자동화 기술이 발전한다면, 영화 평가에 대한 자동화 기술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이 영화평론가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것입니다.

 

질문>그렇다면 자동화 기술이 영화평론가의 어떤 영역을 대체할 수 있을까요?

자동화 기술이 영화평론가의 일부 영역을 대체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 리뷰의 분류나 정렬, 감상평의 텍스트 분석, 그리고 리뷰 요약 등은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자동화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대량의 리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연어 처리 기술과 감정 분석 기술을 사용하여, 영화 리뷰에서 나타나는 긍정적인 또는 부정적인 단어, 문장, 톤 등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영화평론가가 매우 많은 영화를 분석하고 평가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 리뷰는 대개 주관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단순히 자동화 기술로만 대체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영화평론가의 뛰어난 비평력과 감성, 그리고 분석력은 아직까지 기계학습 알고리즘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따라서, 자동화 기술은 영화평론가의 역할을 보조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챗GPT와의 대화는 다소 장난스럽게 시작한 채팅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여느 전문가 인터뷰 만큼 풍부한 식견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 과정에서 몇 해 전 영화 <Her 그녀>(스파이크 존즈 감독, 2014)의 기시감이 느껴졌다. 당시에는 감정도 없는 인공지능 '그녀'에게 매료되는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의 이야기가 그저 황당무개하게만 느껴졌지만 이제는 그의 감정선을 이해할 것도 같다.

 

네이버 영화 제공

인공지능의 발전상이 이 정도라면, 챗GPT는 지속적으로 영화평론가의 차별성을 인정하며 그 필요성을 강조함에도 대중들은 오히려 인공지능을 더욱 의지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확장일로에 있는 '방구석 영화관'의 시대에는 대중들이 전통적인 영화평론보다는 오히려 챗GPT의 담백하며 쉽고 명확한 '영화적 식견'에 더 열광할 수도 있을 것도 같다. 과연 이러한 시대에 지금의 영화평론가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분명한 것은, 챗GPT와 대화만 해도 넘쳐나는 지식적인 부분은 더 이상 미래의 영화평론에는 먹히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대화의 끝에는, 사람 대 사람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것도 아닌데도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인사가 나왔다.

 

질문> 긴 시간 동안 답변 감사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질문에 성실히 답변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추가로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물어봐주세요. 감사합니다!

 

챗GPT... 겸손하기까지. 최근 다소 배타적인 태도로 지탄을 받았던 모 영화평론가가 떠오르면서 이러니 대중들이 챗GPT에 열광하는 거겠지 싶다. 이쯤 되면 '겸손' 또한 미래의 영화평론가에게 필수적인 덕목임에 명백한 것 아닐까?

 

 

글·윤필립
영화평론가, 응용언어학자. 대학에서 강의하며 스토리 문법, 담화분석, 한국문화 및 문학치료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학위논문 준비 중 시나리오작가협회에서 시나리오를 배우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 기독교 영화비평 대상 수상, 동아일보 신춘문예 영화평론 부문 당선으로 등단했으며, 만화평론상, 대종상,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의 심사위원 및 영평상 집행부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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