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의회주의의 정신사적 상황> 카를 슈미트 지음, 도서출판 길 펴냄 나치의 '계관 법학자'였던 독일의 법철학자 카를 슈미트는 아직까지 논쟁을 몰고 다니는, 그야말로 '문제적 인간'이다.그가 문제적 인간으로 불리는 이유는, 서구에서 출현한 '근대국가'에 사는 사람들이 그동안 보지 못하거나 외면해온 근대국가의 '심연'들을 만천하에 드러내 보였기 때문이다.△적과 동지의 구분이 '정치적인 것'의 핵심이라는 지적 △자유민주주의라는 부적절한 결합체로부터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필연적 갈등을 이끌어내는 논의 △법과 권력의 본질을 '예외상황'에 직면한 주권자의 결정에서 읽어내는 시도 등 그의 사상적 궤적은 하나같이 우리가 살고 있는 근대국가 체제의 어둡고 음습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심연을 펼쳐 보였다.

<현대 의회주의의 정신사적 상황>(1923)은 이런 심연 가운데에서도 특히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부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