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화석연료 시대는 정의와 형평으로 끝나야 한다”
- 화석연료 '퇴출' 아닌 '벗어나기' 합의, 기후 위기 심각성 반영 못했다는 비판도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는 파리협정 채택 이후 최초로 실시된 전지구적이행점검(Global Stocktake, GST)을 통해 지구온도상승 억제 목표 1.5도 달성을 위한 2050 탄소중립 이행의 중요성을 재확인하였다. 이를 위해 “에너지시스템에서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transitioning away from fossil fuels in energy systems)”, 2030년까지 전 지구적으로 재생에너지 용량 3배 확충 및 에너지효율 2배 증대, 원자력 및 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CCUS) 등 저탄소 기술 가속화, 저감장치 없는 석탄발전의 단계적 감축 등의 내용을 담은 '전 지구적 이행 점검(GTS) 결과문‘(UAE 컨센서스)을 채택했다.
우리 대표단 노력으로 '저탄소 기술 가속화' 합의 도출
화석연료 '퇴출' 실패는 남은 숙제
유엔 기후변화 사무총장 사이먼 스틸(Simon Stiell)은 폐막 연설에서 "우리가 두바이에서 화석연료 시대의 페이지를 넘기지는 못했지만, 이 결과는 종말의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COP28 폐막식에 대한 성명에서 “화석연료 시대는 정의와 형평으로 끝나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개발도상국들은 모든 단계에서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참가국들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전반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을 강조하고, 모든 투자의 흐름을 저탄소 발전 목표에 부합하도록 촉구하였다. 당사국들은 이번 '전 지구적 이행 점검(GTS)’ 결과를 반영하여 2024년 말 제출할 국가별감축목표(NDC) 이행 관련 격년 투명성 보고서 준비 작업에 조속히 착수하고, 글래스고 COP26 회의에서 이미 합의한 ‘2035 NDC 1.5도 목표’에 부합하는 강화된 계획을 2025년 제출키로 확인했다.
하지만 '화석연료 시대를 종식하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100여개 국이 요구한 화석연료 '퇴출'(phrase out)이나 '감축'(phrase down)보다 완화된 의미인 '벗어나기'라는 표현을 채택하면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은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한 석탄발전에 대해서는 '감축' 노력을 강화한다는 문구가 담겼지만, 의미가 정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석탄발전 앞에 '배출 온실가스가 저감되지 않은'(unabated)이란 전제가 붙어 석탄발전을 지속할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는 문제점도 노출했다.
우리나라 대표단(수석대표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 교체 수석대표는 김효은 외교부 기후변화대사)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강화된 기후행동을 촉구하면서 신재생에너지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무탄소 에너지원의 활용 등 저탄소기술의 중요성이 결과문서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 결과, 최종 결과문서에 재생에너지 뿐 아니라 원자력, 저탄소 수소, 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CCUS) 등 저탄소기술 가속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합의가 도출되었다. 또한, 녹색기후기금(GCF) 3억불 추가 기여 등 기후 취약국을 위한 기후 재원 공여 증대 의지를 표명하며 전지구적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선진국과 개도국 간 가교 역할을 지속할 것임을 약속하였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KISTEP과 손잡고
'탄소중립 혁신기술' 위한 포럼 개최
힌편, 지난 13일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공동포럼을 개최하여 지구온도상승 억제 목표 1.5도 달성을 위한 2050 탄소중립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우리나라의 ‘탄소중립을 위한 혁신기술확보’에 필요한 ‘산학연관’ 준비 사항과 연구개발(R&D)의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전 지구적 이행 점검(GTS) 결과문‘(UAE 컨센서스)은 유엔기후변화협약 최초로 1.5도 목표 달성을 위한 주요 감축 수단으로 재생에너지 외에 원자력, 저탄소 수소, CCUS 등이 명시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무탄소에너지(CFE) 이니셔티브의 활성화를 위한 주요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 유홍림 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전 세계가 2015년 파리협정 약속 이행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그간 노력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이번 유엔 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8)에 미국, 중국, 한국 등 주요 정상의 불참에 대해서는 아쉬워하였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이산화탄소 감축 기술을 혁신하고, 국제협력을 통해 전 세계가 저탄소 기술을 나누는 방법이 탄소중립 실현의 지름길임을 말하면서 “인류 희망은 과학기술에 달려있다”고 강조하였다.
김준기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원장과 정병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은 “우리는 이제 일상생활에서 기후 위기를 체감할 정도이고, 탄소중립은 인류가 직면한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탄소중립은 모두가 반드시 가야 할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며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노력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발전 기술,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Carbon dioxide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기술 등 온실가스 감축 및 활용 기술과 산업 연료와 원료 대체 기술을 빠르게 확보하고 개발된 기술들의 상용화를 위한 적극적인 방안 모색이 필요한 시기”라고 포럼 개최 배경을 밝혔다.
공동포럼 발제에 먼저 나선 황지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본부장은 ‘정부의 탄소중립 기술혁신 전략과 향후 과제’를 탄소중립 추진 배경과 국제적 동향, 정부의 탄소중립 기술혁신 정책 동향, 중요 이슈와 정책과제로 나눠 설명하였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1999년 과학기술기본법에 따라 설립된 이래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과 혁신성장, 사회문제 해결 등을 통해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정진하였으며, 과학기술정책 기획과 미래 예측, R&D예산 배분·조정, 국가연구개발사업 조사·분석·평가와 예비타당성조사에 이르기까지 국가 R&D의 전주기를 아우르며 혁신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황 본부장은 정부의 탄소중립 기술혁신전략에서 ‘한국형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 선정(안)의 목록과 R&D 추진 방향을 소개하였고 ’임무지향 전략 로드맵 수립 추진 경과‘를 설명하면서 ’수소공급분야 전략 로드맵‘을 예시로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많은 탄소중립 혁신기술이 개발되었지만, 그중 75%가 상용화되지 못하는 안타까운 실정이라면서 2050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현재보다 더 많은 탄소중립 기술혁신 및 상용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이어서 전덕우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순환경제섹터 리드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후 기술혁신과 국제협력 방안’으로 GGGI가 펼치고 있는 ‘혁신적 기술이 적용된 GGGI의 글로벌 프로그램’을 그린 수소, 메탄 플레어 가스, 수상 태양광, 태양광 PV, 풍력, 저탄소 건물 및 운송 등 항목별로 설명하면서 인도네시아, 인도, 네팔, 모로코 등지에서 시행하는 그린수소 가치사슬 협력 방안을 자세하게 소개하였다.
또한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를 위한 탄소금융’을 솔류션을 제안하면서 탄소시장과 탄소크레딧 판매를 이용한 사업비 조달 방법을 소개하여 주목을 받았고, 규제적 탄소시장과 자발적 탄소시장을 활용한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글로벌시장 진출을 동시에 추진하는 추세를 말했다. 그는 개도국에 전기차 보급이 본격적으로 대두될 것을 예상하면서 전기차의 사용 후 배터리 관리 문제 해결방안을 비즈니스 모델로 제시하였다.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는 개발도상국의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을 지원하기 위해 2012년 6월 20일 개막한 유엔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리우+20)를 통해 국제기구로 공인되었다. GGGI는 2010년 6월 서울에 설립되었으며, 개발도상국이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개발을 할 수 있도록 자문을 제공하고 한국의 발전 경험을 공유하며, 연구 활동을 통해 녹색성장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전 순환경제섹터 리드는 새로운 자원과 에너지원이 절실한 시점에서 공급망 안정화와 녹색화를 위한 기술혁신과 국제협력이 강화되어야 하며, 산학연이 역할을 나누어서 해외를 테스트 베드로 삼아서 기술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R&D가 필요하다면서 “출연연의 해외 거점들과 국내 학교 및 기업들과 협력 생태계 조성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끝으로 우리나라가 개도국의 ‘기후과학기술 로드맵’ 마련에 적극적으로 기여하여, 한국 기술의 우수성을 소개하고 한국 기술과의 우호적 파트너십 형성이 필요하다며 ‘ODA 중심의 개도국 기술협력사업에서 R&D 중심의 기술협력 사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였다.
세 번째 발제를 맡은 남기태 서울대 공과대학 재료공학부 교수는 ‘탄소중립을 위한 과학기술의 역할’을 주제로 탄소중립을 둘러싼 국제적 상황에 대하여 진단하고 우리나라의 새로운 탄소중립 R&D 시스템의 필요성과 산‧학‧연 탄소중립 얼라이언스 구축방안에 대해 제안하였다.
산업·학계의 치열한 기후변화 토론
"탄소중립 원천기술 이미 있다, 스케일업 기술로 이어져야"
이어서 펼쳐진 패널토론에서 좌장을 맡은 윤제용 서울대 교수는 국회 기후변화포럼 공동대표로서 COP28두바이에 참석하여 서울대-UAE국립대가 공동 주관하고 UAE 교육부가 주최한 ‘아시아기후행동포럼(ACAF)’에서도 ‘2050 탄소중립을 위한 혁신기술’에 관해 발제하였다.
포럼 패널로는 구윤모 서울대 부교수, 권기영 효성 전무, 민병권 KIST 본부장, 성영은 서울대 교수, 정기석 삼성물산 상무가 참여하여 토론하였다.
구윤모 부교수는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과 탄소가격의 변동성에서 오는 불확실성을 낮춰 민간의 과감한 투자를 유인할 수 있도록 탄소차액계약제도, 저탄소 기술 공공구매 확대, 감축기술 R&D 세제 혜택 등을 확대하고 민간 기술 실증 지원, 혁신기술 상용화를 위한 규제 개선이 필요함을 제안하였다.
권기영 전무는 수소와 재생에너지로 시작하는 에너지 시스템 진화가 모든 산업 공정과 국민 에너지 이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탄소중립 기술확보를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밀접하게 협력해 역할을 분담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야 할 때임을 강조했다.
민병권 본부장은 우리나라 탄소중립 구현을 위해 경쟁력 있는 CCU(탄소포집전환) 기술 보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CCU 기술의 구현을 위해 필요한 제반 사항, 실증연구의 중요성에 대해 제언하였고, 성영은 교수는 국내 대학들의 탄소중립 원천기술들은 세계 최고 수준이나 지속적인 연구를 통한 스케일업 기술로 이어지지 못하고 논문 연구에 그치는 현실을 지적하고 대학의 탄소중립 원천기술이 스케일업과 실증까지 이어지는 과정에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존의 산학연 연구개발 시스템을 넘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기석 상무는 EU, 미국 및 중국 등은 청정 수소의 생산기술 확보와 실증에 집중하며 산업 부분의 탈탄소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기술 리더십의 확보, 시장 규칙의 선도를 위해 수소 거래에 대한 규칙, 표준, 거버넌스를 주도하는 것의 중을 강조하였다.
이번 포럼은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위한 혁신기술 개발을 통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우리나라 탄소중립 R&D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심도있게 논의하였다. 2050년 넷제로 실현에 필수적인 혁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산업계와 학계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2050년까지의 단기/장기 탄소중립 R&D 정책 방향은 어떻게 수립해야 할지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이번 포럼은 공식 유튜브(https://www.youtube.com/KISTEPTV)를 통해 다시 보기 할 수 있다.
- 정기구독을 하시면 온라인에서 서비스하는 기사를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