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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8천억원 LNG 발전소 건설에 ‘그린워싱’ 논란
현대제철, 8천억원 LNG 발전소 건설에 ‘그린워싱’ 논란
  • 김나현 기자
  • 승인 2024.04.0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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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 당진제철소에 499MW급 LNG 자가발전소 설립 추진
환경단체 "탄소중립에 역행하는 '그린워싱'"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의 당진제철소 내 LNG 자가발전소 건설계획을 두고 그린워싱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제철은 탄소중립 과정에서 LNG 자가발전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환경단체들은 탄소중립을 외면하는 그린워싱 사례라며 반발했다.

현대제철은 2028년 초 충남 당진제철소 내 499MW급 'LNG 자가발전소' 설립을 추진한다. LNG 자가발전소는 전기로 중심의 생산체계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용도다. 현대제철은 LNG 자가발전소 건설에 2025년부터 3년 동안 8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회사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7983억원)에 준하는 규모다.


LNG 자가발전소 설립을 위해 회사는 올 초 환경단체와 주민을 대상으로 사전 설명회를 진행했고, 오는 6월부터는 정식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4월 '2050년 탄소중립 로드맵'을 발표하며 2030년 탄소배출량을 2018년 대비 12% 감축하고 2050년 넷제로(Net Zero)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NG 자가발전설비 투자는 기존 부생가스 발전설비 대비 탄소배출량을 저감할 수 있는 설비라며, 향후에는 수소발전으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한 ‘LNG 자가발전설비’ 투자는 정부의 전력정책 기조에 맞춰 자가발전을 통한 안정적인 저탄소 전원 확보 계획을 수립하고, 수소발전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주주총회.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 주주총회. (현대제철 제공)

하지만 환경단체는 현대제철의 움직임이 전형적인 ‘그린워싱’ 사례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인천·충남 지역 환경단체들(인천환경운동연합, 충남환경운동연합, 당진환경운동연합,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 등)은 지난 26일 현대제철 주주총회가 열린 인천 중구 소재 하버파크호텔 앞에서 LNG 자가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환경단체들은 “LNG 자가발전소 건설은 탄소중립에 역행하는 결정”이라며 LNG 발전소 건설 중단을 촉구했다.

박옥희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현대제철이 당진제철소에 LNG 자가발전소를 건설하겠다는 것은 탄소중립을 핑계로 전기요금을 절감해 기업의 이윤을 높이려는 근시안적이고 이기적인 행태”라며 비판했다.

이어 “LNG 발전은 동일한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석탄화력발전 대비 45%에 달하는 온실가스와 막대한 질소산화물을 배출한다”며 “LNG 발전소 건설은 대규모 온실가스 배출원을 하나 더 추가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진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현대제철의 주장을 전면 반박하고 나섰다. 김 사무국장은 “한전이 전기를 생산할 때 발생시키는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LNG 자가발전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적다는 현대제철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의해 2030년 이후 한전의 석탄화력과 가스발전 발전량이 큰 폭으로 감소해 LNG자가발전이 한전에서 구입한 전기보다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제철의 LNG발전 이용률을 90%로 가정하고 전기본 발전 비중을 반영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추산한 결과, 2030년에 이르러 현대제철 LNG발전이 한전 전력에 비해 151%, 50만3000톤이 더 배출되고 2036년이면 252%, 89만7000톤이 더 배출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김 사무국장은 “현대제철의 LNG 화력발전은 탄소중립을 핑계로 전기요금을 절감해 이윤을 높이겠다는 ‘그린워싱’ 사례”라며 “현대제철은 LNG 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고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로 올바른 탄소중립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곧바로 수소발전을 추진하지 않고 LNG발전을 중간 단계로 거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홍보팀 관계자는 “당진제철소는 365일 24시간 가동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공장으로 전력 공급의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이상 전력 공급원으로 검토가 어렵다”며 “발전원의 안정성 필요성 때문에 LNG 자가발전설비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제철 측은 “지속적으로 지자체 및 주민분들께 건설계획에 대해 설명드리고 협의해나가고 있다”며 "2030년 이후 수소의 경제성을 고려해 ‘수소혼소발전’으로 전환을 추진할 예정이고, 장기적으로는 무탄소 전원인 ‘수소발전’ 체계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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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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