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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DMZ OPEN 국제음악제 9일 개막, 8일간 공연 펼쳐
경기도 DMZ OPEN 국제음악제 9일 개막, 8일간 공연 펼쳐
  • 유철호
  • 승인 2024.11.11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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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평화’의 씨앗인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DMZ 오픈 축제
남북한 평화와 화합의 상징으로 북한 작곡가 최성환의 '아리랑 환상곡' 오프닝
KBS교향악단, 국제 콩쿠르 입상자 초청 등 다채로운 클래식 음악프로그램 마련
지난 9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열린 DMZ OPEN 국제음악제 공연 모습 / 사진=유철호
지난 9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열린 DMZ OPEN 국제음악제 공연 모습 / 사진=유철호

‘더 큰 평화’를 위한 ‘2024 DMZ OPEN 페스티벌’의 마지막 여정, 남북한 DMZ를 세계 평화와 지구촌 생태 보존을 위한 희망의 씨앗으로 싹틔우는 경기도 <DMZ OPEN 국제음악제>가 지난 9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막을 올렸다.

클래식 음악을 통해 생태와 환경,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는 <DMZ OPEN 국제음악제>는 DMZ를 주제로 국내외 최정상급 연주단체와 아티스트들이 펼치는 음악 축제다.

9일 개막한 <DMZ OPEN 국제음악제>의 테마는 ‘오래된 시작’이다. 1부는 북한 작곡가 최성환(1936년~1981년)이 편곡한 ‘아리랑 환상곡’이 오프닝 연주곡으로 선정되었다. 민요 ‘아리랑’의 풍부하고 민족적인 선율을 KBS교향악단(지휘 레오시 스바로프스키)이 뛰어난 연주로 공연장을 가득 메운 1,300여명의 관객에게 북한의 ‘아리랑’을 환상곡 풍으로 소개했다.

‘아리랑 환상곡’은 2008년 뉴욕 필하모닉(지휘 로린 마젤)이 평양에서 연주했던 곡이고, 2000년에는 남북분단 이후 최초로 서울을 방문한 조선국립교향악단이 KBS교향악단과 KBS홀 합동 공연에서 연주한 곡이다. 이 곡을 <DMZ OPEN 국제음악제>의 오프닝으로 연주함으로써 평화와 화합이라는 DMZ OPEN 페스티벌의 상징성을 담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이어서 건반 위의 구도자라 불리는 거장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러시아 신비주의 작곡가 스크리아빈(Alexander Scriabin, 1872~1915) 피아노 협주곡 F#단조, Op. 20을 연주하였다. 이 곡은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쇼팽과 같은 낭만주의 시대의 피아노 협주곡을 혁신적인 멜로디와 화성으로 불과 일주일 만에 완성한 곡으로 신비로운 세상으로 데려가 주는 느낌이 난다.

피아노 협주곡은 소나타 형식의 1악장의 메인 테마가 피아노 독주로 제시되고 차분한 오케스트라의 서주로 드라마틱한 전개를 보여주었다. 다양한 변주곡 형태의 2악장을 지나면서 피아노의 비르투오소적인 격정적인 독주가 돋보이는 3악장, 첫 번째 테마가 우아하고 아름다운 형태에서 묘한 단조 분위기로 바뀌면서 모든 걸 극복하고 하늘을 나는 듯한 장렬한 피날레로 연주를 마무리한 백건우는 관객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았다.

2부는 안토닌 드보르자크(1841~1904)의 서정적이고 전원적인 분위기가 물씬 나는 교향곡 8번 G장조, Op, 88을 선보였다.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에 이어 가장 많이 연주되는 보헤미아 색채의 곡이다.

이 작품은 ‘체코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서정시’라고도 불리며 4악장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당일 다소 어수선한 관객 분위기 속에서도 레오시 스바로프스키 지휘자가 여유롭고 열정적인 모습으로 KBS교향악단을 차분하게 이끌면서 공간을 부드럽게 채워나가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드보르자크의 슬라브 무곡을 앙코르로 오프닝 음악회는 큰 감동을 전하고 막을 내렸다.

이날 오프닝을 북한 작곡가 최성환의 ‘아리랑 환상곡’과 체코의 민족성을 예술로 승화시킨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연주로 기획하고, 관록의 KBS교향악단을 지휘한 레오시 스바로프스키와 조화시킨 연주회는 앞으로 펼쳐질 8일간의 음악 축제에 대한 기대감을 충만하게 했다.

10일 공연은 영화음악을 소재로 한 '시네마 콘서트'로 <영화와 삶에 대하여>를 DMZ OPEN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지휘 안두현), 박종해(피아노), 브랜든 최(색소폰)가 출연하고, 12일에는 타악 앙상블의 밤 <나무와 종이 그리고 리듬>으로 중국의 리 비아오 퍼커션 앙상블이 타악기 음악의 정수를 선보이고, 13일에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드미트로 우도비첸코(바이올린)와 윤홍천(피아노)의 듀오 콘서트가 펼쳐진다.

14일은 유렉 뒤발의 지휘로 폴란드 라돔 체임버 오케스트라, 세르게이 나카리아코프(트럼펫)가 연주한다. 15일에는 최근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김서현(바이올린)과 배진우(피아노)가 연주하며, 윤의중의 지휘로 인천시립합창단이 <다양한!>을 주제로 공연을 펼친다. 16일 폐막공연에는 <유빌라테! 운명에 대하여>를 테마로 DMZ OPEN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지휘 유렉 뒤발), 박혜상(소프라노), 드미트로 우도비첸코(바이올린)가 피날레를 장식한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DMZ OPEN 페스티벌의 임미정 총감독은 “한반도에서 진행되고 있던 오래된 시작처럼 우리는 전쟁을 극복하고 풍성한 삶을 운명으로 만들어 갑니다”라고, 이번 음악제에 대해 말하면서. “현시대의 표면에 보이는 어두움과는 달리 비극적으로 주어진 운명이 아닌 스스로 선택하는 운명에 대해 환호하고 기뻐할 시간입니다”라고 강조하였다.

DMZ 국제음악제의 공연 티켓은 예스24, 티켓링크, 고양아람누리에서 온라인 예매가 가능하고, 현장 판매도 진행된다.

 

글·유철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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