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이 재경본부장의 해임과 관련해 곤혹을 치르고 있다. 기업이 민감하게 여기는 재무 분야 최고 임원을 임기 시작 반년 만에 해임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기 때문에 뒷말이 무성한 것이다. 특히 분식회계 의혹까지 불거져 나와 김위철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의 도덕성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건설업계와 <한겨레> 등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6월30일 김영태 재경본부장(전무)을 보직 해임했다. 임기가 2017년 3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6개월 만에 전격 경질된 것이다. 현재 김 전무는 보직 없이 대기발령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살림을 맡고 있는 재경본부장(CFO)이 임기 시작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해임됐다는 점은 무수한 말들을 낳았다.
특히 김 전무는 현대차 재경사업부장을 거친 재무통으로 업무능력을 인정 받아 왔고,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14년 현대엠코와의 합병 이후 영업실적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등 재무적인 문제 또한 없었기 때문에 뒷말은 계속해서 나돌았다.
실제로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과 대비해 각각 97%, 19% 증가한 1조3419억원, 61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무는 보직 해임 후 회사와 퇴직금 등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회사 측과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회사 측에 해임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사내이사 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전무는 지난 17일 김위철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등 경영진에게 “2014년 결산에 오류(분식회계)가 있다”며 “2014년과 2015년 상반기를 재결산하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와 관련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김 전 재경본부장은 조직과의 융화에 어려움을 겪는 등 경영상의 이유로 인사 조처가 결정됐다”며 “지난해 결산 또한 감리 기관의 승인 아래 적법하게 처리됐다”고 답변했다.
이어 분식 회계에 대해서는 “김 전 재경본부장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문자 또한 확인된 바가 없고, 사실무근”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김 전무가 지난해 결산에서 분식회계가 있었음을 지적하자 현대엔지니어링 김위철 대표 등 경영진이 이를 항명으로 여긴 것이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한편, 김 전무는 현대차 재경사업부장을 거쳐 올해 1월 현대엔지니어링 재경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지난 3월에는 임기 2년인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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