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난민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해외로 도피한 난민 수만 11만명을 넘어서면서 제2의 시리아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국제이주기구(IOM)는 6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정부군과 시아파 후티 반군이 내전 중인 예멘을 떠난 주민 수가 11만40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IOM은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16년말까지 해외로 도피하는 예멘 난민수는 2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IOM은 "7만명에 가까운 예멘인들이 지부티와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수단 등 인근 국가로 피신했다"며 "4만4080명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IOM 고위 관료인 아슈라프 엘 누르는 이날 케냐에서 열린 난민위기 대응 회의에서 "망명자들과 난민들은 오랜 시간 바다를 표류하기 때문에 정신적인 외상은 물론 탈수, 굶주림 등 건강도 위협을 받는다"며 "가장 시급한 문제는 이들에게 필요한 구호물품을 전달하는 일과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필요한 문서를 제공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예멘 난민들이 향한 나라 중 상당수는 내전이나 이슬람 급진 무장세력의 활동으로 인해 안보가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인권 침해 피해도 우려된다.
예멘에서는 지난해 후티 반군이 수도 사나를 장악한 후 정부군의 근거지인 남부 아덴까지 진격하면서 내전이 격화됐다. UNHCR은 전날인 5일 제네바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의에서 지난해 예멘에서 국내 난민을 포함해 110만명이 피난길에 올랐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 3월 예멘 정부를 지원하는 사우디가 연합군을 결성해 공습을 시작하면서 인명 피해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과거 내전을 피해 소말리아에서 예멘으로 온 사람들이 다시 예멘을 떠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유엔에 따르면 예멘 내전으로 인해 5000명 이상이 숨지고 2만5000명 이상이 다쳤는데 이들 중 대다수는 민간인이다.
최근 유럽에는 지난 2011년 시작된 내전과 지난해부터 활동영역을 크게 넓인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무력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전례 없는 규모의 시리아 난민이 대거 유입되면서 세계적인 문제로 급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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