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화상경마장 지역주민 ‘여론조작 의혹’
대전 서구 화상경마장 인근 학생 수, 점점 줄어들어
대전 서구 화상경마장 인근 학생 수, 점점 줄어들어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화상경마장(마권장외발매소)과 관련해 계속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용산에서는 주민 여론조작 의혹이 제기됐고, 대구 서구에서는 학생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이 계속되는 여론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마사회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듯 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명관 마사회장의 ‘厚顔無恥(후안무치)식 경영’이라는 비난도 나오고 있는 중이다.
화상경마장 입점 관련 ‘여론조작’ 의혹
지난 3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서울 용산 화상경마장의 입점을 두고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했던 2013년 7월, 마사회 소속 김모 장외처장과 김모 용산상생협력티에프(TF) 단장 등이 지역주민 박모(51)씨에게 ‘활동수당’을 지급했다.
또한 입점 찬성활동을 하면 화상경마장 내 매점 운영권과 함께 찬성 서명 1명단 1000원씩을 주겠다고 약속, 박씨는 지역주민 2100명의 찬성서명을 받은 뒤 마사회로부터 21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210만원을 건네받은 방식은, 마사회가 화상경마장을 찬성하는 내용이 담긴 펼침막 제작을 박씨에게 맡겼고 실제로 제작한 개수보다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고 진 의원은 밝혔다.
진 의원은 당시 박씨가 마사회 직원들과 만난 현장에서 적었다는 메모를 함께 제시했다. 메모에는 ‘주민 서명 1명당 1000원’, ‘매점 이야기’ 등이 적혀있었다.
이밖에 마사회가 화상경마장 입점 반대 의견을 내는 주민들의 의견을 차단한 정황도 함께 드러났다.
지난 2013년 11월, 12월에 박씨와 김TF 단장이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을 보면, 김 단장이 “반대 현수막이 걸렸다”고 하자 박씨가 “해결 하겠다”는 대답을 하고난 며칠 뒤 “철거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진 의원은 “마사회가 여론조작을 시도하면서 공금을 횡령·유용했고, 실제보다 과다한 비용을 입금해 추가 횡령을 저질렀다”며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화상경마장 입점 후, 눈에 띄게 줄어드는 학생 수
서울 용산에서 여론의 조작 의혹이 나오고 있을 때, 대전 서구 월평동에서는 아이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9년 개장한 대전 서구 화상경마장의 반경 500m 안에 있는 학교는 A초등학교, B초등학교, C중학교로, 모두 화상경마장이 있는 월평1동을 통학구역에 포함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21개 학급 526명이었던 A초등학교는 2013년 19개 학급 350명, 올해는 16개 학급 296명으로 줄어들었다. 5년 전 학급당 학생 수는 26.3명이었지만 불과 5년 만에 5개 학급을 없애고도 18.5명으로 급격하게 줄었다.
B초등학교도 2010년 1231명에서 올해 663명으로 크게 줄어들었고, C중학교 또한 2010년 24학급 740명에서 올해 13학급 323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남아있는 학생보다 빠져나간 학생이 더 많은 것이다.
또한 대전시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화상경마장이 개장한 1999년 1만2854명이던 월평동 학생 수는 15년 동안 7천명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화상경마장을 학생 수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주민들은 화상경마장의 영향이 적지 않다고 주장한다.
지역 주민들은 “더 이상 아이들이 살 수 없을 정도로 화상경마장 주변 환경이 황폐화 돼, 아이가 있는 부모들은 대부분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월평동을 빠져 나간다”고 입을 모은다.
이와 관련 전문학 의원은 “화상경마장 이용객과 함께 퇴폐·향락업소·불법 도박장 등이 함께 늘어났다”며 “이에 대해 10여년 동안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아이를 둔 부모들이 떠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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