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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전쟁’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금기가 아니다
러시아에서 ‘전쟁’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금기가 아니다
  • 크리스토프 트롱탱 | 언론인
  • 승인 2022.09.30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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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부분 동원령을 내리다

하르키우 지역에서 패퇴 이후 약해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9월 21일 예비군 동원 명령을 내렸다. 이 결정으로 러시아 도시 여러 곳에서 시위가 일어났다.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더라도 국민들이 인내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크렘린궁은 훨씬 더 무거운 피의 대가를 요구함으로써 국민들의 불만을 살 위험을 지게 됐다. 

 

<지층학적인 구조>, 1979 - 이고르 마카레비치

“정신과 의사세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입법위원회에 소속된 야블로코당(자유주의 계열 야당)의 보리스 비치니니에브스키 의원은 박장대소를 하며 우리에게 물었다.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비치니니에브스키 의원은 회의에 참석하려고 서둘러 걸어가고 있었다. 우리는 그를 붙잡고는 ‘현재 어려운 시기에 러시아 여론 상황을 이해해보자’는 우리의 연구 목적을 설명하며 그의 생각을 들어보려고 했다.

러시아에서는 여론조사 기관 두 곳이 시장 점유율을 독점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 여론조사기관(VTSIOM)은 사회학자이자 정치학자인 유리 레바다가 설립했지만, 국영화가 이루어지면서 2004년에 두 기관으로 분리됐다. 첫 번째 기관인 VTSIOM은 국영기관으로 당국의 신뢰를 유지하고 주류 매체와 크렘린궁에서 제공하는 계약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반면 두 번째 기관인 레바다 센터는 독립성을 추구해서 민간 기업과 국제 기업에 집중했고, ‘외국 대행기관(Foreign Agent: 소련 시절부터 내려오는 용어로, 해외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정치적인 활동을 하는 개인이나 단체를 말하며 외국 대행기관은 러시아 정부에 등록을 해야 한다-역주)’ 타이틀을 얻게 됐다. 통상적인 생각과 달리 두 기관이 특수군사작전에 대해 내놓은 분석은 본질적으로 일치했다. 3월 중순부터 두 기관은 우크라이나에 군사 개입을 하는 것에 대해 지지율이 높다고 확인했다. 응답자 가운데 75%가 다소 또는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렇지만 레바다는 화상회의 인터뷰에서 ‘신성동맹’이라는 인상을 주기를 피하고 싶어 했다. 먼저 해당 설문에는 응답을 거부한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나타나 있지 않았다. “축제 분위기가 아니다. 매우 걱정스러워들 하고, ‘러시아의 봄’이라고 말하던 2004년[크림반도 합병] 당시 열광하던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75%라는 지지율에는 여러 가지 늬앙스가 담겨 있다. 페레스트로이카 전에 출생하고 국영 TV에서 뉴스를 접하는 55세 이상 응답자들 사이에서 지지율이 높았다(8월 말을 기준으로 평균보다 10포인트 더 높았다). 인터넷 접속률이 높은 18~24세 응답자들은 우크라이나에 군사 작전을 실행하는 것에 대해 65%의 지지율을 보였다. 18~24세 응답자들은 국가가 전쟁을 하고 있을 때는 국가를 지지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응답자 가운데 소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돈바스 지역 난민들을 돕기 위한 모금 활동을 하고, 러시아군을 돕기 위한 드론과 기타 장비 구입 자금을 조달하고, 현장 전투에 자원하기까지 했다. VTSIOM의 예측에 따르면 그 같은 사람들은 러시아 인구의 1%로, 인원수로는 1백만 명에 해당한다. 러시아군에 지원하거나 민간군사기업 와그너에 용병으로 참여한 이들을 보면 체첸 공화국과 오세티야, 추바시야 공화국 등 러시아 내에서 가장 가난한 일부 지역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전 움직임은 신속하게 사그라졌다”고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의 사회학자연합 대표 마리아 마츠케비치는 우리에게 설명했다. 가장 큰 이유는 억압인 것이 확실했다. ‘가짜 뉴스 유포’를 가혹하게 처벌하는 법 때문에 너무 명확하게 반대 의견을 내놓는 사람들은 징역형에 처해졌다. 전쟁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 때문에 몸을 사리고 설문조사에 응답하지 않거나 러시아를 떠났다. 그런 사람 수가 (전체 인구 1억 4,4000만 중) 약 15만 명이었다.(1) 그들 대부분이 젊고 학위를 받은 사람들로, 튀르키예나 아랍에미리트, 아르메니아, 조지아로 잠시 또는 영구적으로 떠났다. 

 

전쟁지지자들 사이에 커진 ‘포위당한 성채 증후군’

즉각적으로 서구가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전달하자 강력한 ‘국기결집 효과(국가적 위기 때 집권 세력을 중심으로 단결이 이루어지는 현상-역주)’가 나타났고, 반전 운동을 고립시키고 심지어 뒷걸음질 치게 만들었다. VTSIOM의 발레리 피오도로프 사장은 <리아 노보스티 통신>(러시아의 국영 통신사-역주)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응답자의 약 10%가 (우크라이나 사태가 벌어진 뒤 3~4주 뒤) 입장을 바꿨다. 군사작전에 반대하거나 응답하기를 꺼려했던 사람들 가운데 일부가 군사작전에 찬성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그 후로 수치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치열했던 정보전도 정세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했다. 지난봄 상황에 비견할 만한 사건 후에야 이 수치들이 변할 것이다.”(2)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많은 이들이 2014년부터 주장하던 의견, ‘러시아의 적은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며, 그 배후에 있는 미국이다’는 의견이 맞는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에 레바다 센터가 돈바스 긴장 상황에 대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0%는 당시 상황의 책임이 북대서양조약기구에 있다고 대답했다(14%만이 우크라이나를 비난했다).(3) 서방을 향한 적대감 때문에 가장 미온적이었던 사람들조차 푸틴 대통령의 결정 앞에서 단결했다. 9월에 발트 3국과 폴란드, 체코가 러시아 국적자의 육로 입국 제한 조치를 발표하고, 유럽연합 27개 회원국도 러시아인의 솅겐 지역(1985년에 체결된 솅겐조약에 의거해 자유 통행이 허용되는 유럽국가들 지역) 입국을 어렵게 만들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로 인해 전쟁을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포위당한 성채 증후군’만 커졌을 뿐, 여론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약 10%의 응답자들은 여전히 완강하게 전쟁에 반대하며 군사 작전을 격렬하게 비난했다. 

하짓날 폭염이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덮쳤다. 졸업식부터 백야 축제까지 분위기는 여름과 축제를 즐기는 분위기였다. 색색의 의상을 입은 대학생들과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 사람들로 가득 찬 테라스와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 등 무사태평한 분위기 속에 정치색을 띈 특정 의상이 보였다. 여러 크기의 ‘Z 표식’(러시아의 군사작전을 뜻함)과 오렌지색 바탕에 검은색 3줄이 그려진 ‘성 조지 리본’(전체주의의 승리를 상징하는데, 이는 전쟁의 공표된 목표 중 하나이기도 함)이 여기저기에서 보였다. 

경찰들도 은밀하게 대기 중이었다. 지하철역은 시멘트 블록으로 막혀 있고 길모퉁이마다 신분 확인을 하던 체첸 전쟁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도시도, 공원도, 거리도 놀랍도록 평소 같은 분위기였다.

“러시아 국기는 품절입니다.” 모스크바 중심가의 번화가에서 물건을 파는 노점상이 웃으며 말했다. 모스크바에서 중요한 사거리에 위치한 맥도날드 지점들은 ‘미국색을 벗고’ 영업 중이었고 사람들로 미어터졌다. 맥도날드에는 기름 냄새가 진동을 하고, 느끼하고 달고 짠 음식과 탄산음료가 나오고, 분위기는 태평했지만 장식은 바뀌어 있었다. ‘출구’의 골든 아치(맥도날드의 로고 M을 뜻함-역주)와 웃는 얼굴의 피에로 대신 단순한 흰색 포장지에 검은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과 ‘맛있기만 하면 끝’이라는 뜻의 로고가 있었다. 모스크바 지하철역에서 만난 한 고상한 젊은이는 턱수염을 정성스럽게 길렀고 ‘외국 대행기관’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새하얀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는 행인에게 무례하게 말을 걸지 않았다.

 

외국 후원금을 받으면 뒤따르는 많은 위험들

푸틴 대통령이 집권하는 러시아에서 사람들은 신뢰할만한 애국자와 반동분자로 나뉜다. 미국의 비슷한 법을 모델로 한 ‘외국 대행기관법’은 2012년에 공표됐는데, 해당 법에 따르면 외국에서 후원금을 받고 러시아 국내에서 활동하는 비영리 기관은 당국에 신고를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해산된다. 최근 ‘외국 대행기관’의 범주가 자연인으로 확대됐고 ‘후원금을 받는다’는 용어가 ‘영향을 받는다’라는 더 포괄적인 용어로 대체됐다. 이를 두고 구류나 심문, 가택수색 등 온갖 부정적인 상황이 뒤따르는 위험이 생길 수 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그리고 징역형의 위험도 있었다. 7월 8일, 모스크바 지역 의원인 알렉세이 고리노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한 혐의로 7년 형을 선고받았다. 지금까지 대부분 벌금형이 선고됐으나 고리노프 의원의 경우는 본보기로 삼은 것이라 할 수 있다. 

TV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다루면서 양측의 생명을 살리고 재건을 위해 고심하는 러시아군의 신중한 행보와 ‘해방 지역’에서 주민들이 보내는 감사에 대한 내용을 편향되게 보도했고, 서구 정치인들의 모순과 일탈도 부각시켜 보도했다.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길 때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입장과 의도, 반응을 자세하게 발표했다.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는 부모와 청년들을 안심시켰다. 대규모 징집 계획은 없으며 군사작전은 사전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 정부는 차분하게 집중하는 이미지를 계획했다. 

 

삽화로만 보도된 모스크바함 침몰사건

러시아 당국은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국민의 기대에 대처했고, 크렘린궁을 향해 결과나 기한을 요구하는 일을 일체 방지했다. 오전 브리핑 시간마다 카나쉔코프 중장은 억양 없이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채 간결하게 군사작전의 진행상황과 애로사항을 낭독했다. 여기에서 더디게 진행되고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을 드러냈다. 그렇게 대중들은 나쁜 소식에 대한 면역을 얻게 됐다. 2022년 4월 14일 순양함 모스크바호가 침몰했을 때도 사람들은 삽화로 봤다. 예상과 달리 해당 사건으로 인한 여론의 충격은 군사작전 지지율 하락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사람들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필연적으로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2022년 5월에 레바다 센터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1년 안에 종식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응답자의 60%에 달했지만, 늦여름에는 48%로 떨어졌다.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가 1년이 넘게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응답자의 1/3에 달하지만, 5월에 그 비율은 21%에 불과했다. 

폭탄이 떨어지는 곳에 살고 있거나 전쟁 피해가 없는 곳으로 피난을 간 우크라이나 동료와 부모, 친구들에 대해서는 사람들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양했다. 블라디미르 소크라틸린은 죄책감을 가장 크게 느낀다고 했다. 마케팅 컨설턴트인 소크라틸린은 “무엇 하나 좋은 게 없는”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우울하다고 했다. 그가 물었다. “우크라이나 출신 동료들이 어떻게 계속 저랑 얘기를 하겠어요? 오히려 그들이 저를 위로하려고 했어요!” 모스크바에서 자영업을 하는 올가 잘루쉐노바는 저항군에 합류하겠다며 고향인 하르키우로 돌아가버린 컴퓨터 기술자 동료에게 화가 난다고 했다. “일 때문에 그 동료에게 전화를 걸 때마다 그 동료는 러시아의 침략에 대해 설교를 해요. 내가 한 짓도 아닌데 말이죠!” 

 

“러시아인과 유럽인은 위기 때 임계값이 다르다”

작가인 드미트리 이바노프는 현 상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는데, 최선이었다는 감정이 가장 크게 든다고 했다. “저는 전쟁에 반대합니다. 무고한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죽어나가는데, 그런 걸 즐기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대부분의 러시아 사람들처럼 이바노프도 소련이 해체된 후 러시아를 상대로 계속된 냉전이 급진화되면서 거기에 우크라이나가 희생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미국은 러시아 봉쇄를 가속화하면서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옐친 전 대통령도 이미 역정을 낸 바 있죠. 옐친 대통령이 집권을 하고 있었어도 똑같은 결정을 내렸을 겁니다. 소련 총서기가 누구였든지 다 상관없이 똑같았을 거예요. 역사에는 변치 않는 게 몇 가지 있습니다. 바르샤바조약기구가 해체된 이후로 북대서양조약기구의 몸집이 다섯 차례 연속으로 커진 결과가 지금 이 전쟁입니다. 미국은 이 전쟁을 막을 수 있었고 막았어야 합니다. 현재 전쟁은 벌어졌고, 산불처럼 크게 번질 위험이 있습니다.” 이바노프는 트란스니스트리아와 몰도바, 칼리닌그라드 경우를 예로 들며 걱정을 드러냈다. 

일반적으로 지금부터 겨울까지 러시아와 서구가 경제적으로 대립할 것이라고들 했다. 결핍과 결핍의 대결인 셈이다. 쿠틀라리에프는 말했다. “러시아와 유럽 사람들은 임계값이 서로 다릅니다. 우리는 석유 배급도 받아봤고, 식료품 진열대가 비어 있는 것도, 초인플레이션도 이미 경험해 봤습니다.”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옐친 하에서 겪었던 경제 붕괴가 아직 남아 있었다. 현재 위기는 1990년대 겪었던 집단 충격에 비하면 심한 게 아니었다. 러시아인들은 신형 아이폰이나 파르메산 치즈를 구할 수도, 파리 여행도 가지 못하게 됐지만 삶에는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싶어 했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유럽연합은 처음으로 흔들릴 것이고 협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는 말이 자주 들렸다.

 

러시아 국영매체, “시련 속에 인내하라”고 앞다퉈 방송 

모두가 힘든 시기를 예상하지만, 그렇다고 혼돈의 징조는 없었다. ATM 앞에 늘어섰던 줄은 사라졌다. 모스크바를 비롯해 지방까지, 러시아에는 건설 붐이 일고 있었다. 과소평가되기는 했지만 실업은 역사적으로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러시아 제1은행인 스베르방크에 따르면, 실질 임금 중앙값은 봄부터 계속 다시 오르고 있다고 한다.(4) 컴퓨터 기술자인 세르게이 톨스티크는 우리에게 말했다. “SNS에서는 전쟁 상황에 대한 정보를 얻지 않으려고 합니다. 앞으로 상황을 예상하기 위해서 <RBK> 같은 경제 채널만 봅니다. 확실히 침체기가 올 것 같아요. 돌이키긴 힘들 것 같습니다.” 톨스티크가 일하는 팀에서는 리눅스를 기반으로 한 러시아 국산 운영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고, 다른 팀에서는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었다. “우리가 오랫동안 얘기해도 소용이 없었지만 디지털 주권은 작동하고 있습니다!”라고 톨스티크는 열정에 차서 말했다.

국영 매체들은 앞다퉈 러시아 국민들에게 시련 속에서 인내하라고 말하며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국가를 위한 경제적 기회로 소개했다. 레바다 센터장인 드니스 볼코프는 설명했다. “우리가 진행했던 단체 인터뷰에서 설문에 참여한 사람들은 제재는 이미 소련 시절에 겪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제재가 발표됐을 때 충격은 약간 있었지만 그 후로 오히려 좋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재로 인해 국가 경제에서 일부 전략적 분야가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낙관론은 서구의 제재로 인한 충격으로 더욱 강해졌다. 봉쇄로 인해 재정적 혼란이 생길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오히려 탄화수소 연료 가격이 폭등했고 러시아의 국고에는 돈이 쌓여갔다. 하지만 러시아 측에서도 예측이 빗나가면 어떻게 될 것인가? 9월 초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경제부 장관은 국내총생산이 올해 4/4분기에 회복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우리가 갔던 술집에는 수제 맥주마다 원산지가 적힌 작은 국기가 보였다. 독일, 벨기에, 아일랜드, 영국 맥주도 있었고 대부분은 러시아 맥주였다. 정장에 넥타이를 맨 젊은 간부들이 일을 마치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 불과 700km 거리에서는 전쟁이 한창인데 그곳 분위기는 조용하고 편안해보였다. 어떤 손님이 웃으면서 말했다. “불행에도 장점이 있습니다. 전쟁으로 코로나19가 끝났잖아요! 마스크 쓰는 것도, 외출 제한도 풀렸어요!” 

 

 

글·크리스토프 트롱탱  Christophe Trontin
언론인

번역·이연주
번역위원


(1) 온라인 잡지 <메두자(Meduza)>와의 인터뷰에서 통계학자 율리아 플로린스카야가 내놓은 추정치 , 리가, 2022년 5월 7일.
(2) Ria Novosti, 2022년 8월 24일. 
(3) 레바다 센터 웹사이트, 2022년 2월 24일, https://www.levada.ru
(4) 건설 신문 (Gazette de la construction)
(4) <엑스퍼트(Expert)>, Moscow, 2022년 6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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