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에르 드 부아르> 13호 『언어는 권력이다』
르몽드 코리아 편집진 지음
K-문화의 붐을 타고, 세계 곳곳에서 한국어 학습의 열풍이 일고 있고, 서울의 한복판 광화문에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 동상을 세워 한국어의 위대함을 알리고 있지만, 정작 우리 사회에서는 한국어가 멸시를 당하고 있다. 사회적 발언권이 강한 정치인이나 경제인, 의료인, 언론인, 그리고 문화계 및 방송연예계의 사람들은 아예 한국 사람들끼리 대화하는데도 영어와 일본어 같은 외국어를 당연하다시피 남발한다. 외국어가 한국어보다 고급스러운 듯이 과시하는 그들의 언어는 더 이상 소통의 수단이 아니라, 자신들의 신분이나 계급을 드러내는 권력의 표식 같은 느낌이 든다.
겉으로 보이지 않지만, 언어는 우리의 미세혈관을 파고들어 뇌리에 깊이 예민하게 각인된다. 미셀 푸코의 핵심 개념은 ‘언어의 권력’이다. 그에 따르면 권력이란 어떤 물리력 행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독점과 배제를 작동하는 언설을 의미한다. 언어가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본연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잃고, 차별과 배제의 용도로 쓰이다 보니 위정자들의 폭력의 언어가 난무하게 된 것이다.
이런 언어의 위기는 사실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언어는 권력이다』 편은 세계 각국이 직면한 언어의 문제를 심도 있게 진단하고, 언어가 본연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다.
<크리티크M> 7호 『몸몸몸, 자본주의의 오래된 신화』
르몽드 코리아 편집진 지음
기 드보르에 따르면 스펙터클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최적화한 외형은 깔끔하고 날씬하며 호감을 줄 수 있는 ‘스펙터클한’ 이미지를 가져야 한다. 문명화라는 미명 아래 우리 현대인들은 서구인의 ‘우월한 몸’을 가시적 표본으로 삼아, 허리를 줄이고, 뱃살을 덜어내고, 턱을 깎고, 안면을 거상하고, 가슴을 부풀리는 ‘근대화 작업’을 벌인다. 어느 누구의 강요를 받지 않았는데도, 필라테스와 요가학원, 헬스클럽에는 멋지고 아름다운 몸매를 가지려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서울 강남에는 성형수술한 이들의 ‘마스크’가 자주 눈에 띈다.
몸 철학자 모리스 메를로퐁티는 인간 존재의 본질이 영혼이 아닌 육체에 있다고 인식했다. 그는 모든 생명체와 환경의 상호 연결성을 강조하며, 몸은 단순히 기계적인 물체가 아니라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주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극단화한 지금, 우리의 몸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남들에게 보여지는 타자용 피사체로 변질되었다. 너무 극단적인 표현일까?
<크리티크M> 7호는 메를로퐁티의 주장처럼 어떻게 하면 몸이 세계에 대한 감각을 통해 세계와 연결되어 있으며, 세계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지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펭귄의 모험』
김태린 지음 | 뜨인돌 어린이
20년차 방송 작가인 김태린 작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직접 남극에 다녀온 뒤, 그곳에서 겪은 시각적 경험에 상상력을 가미해 만든 첫 그림책이다. 주인공은 도시에서 나고 자란 펭귄. 화려한 스타의 삶을 누리고 있지만, 워낙 바빠 피곤할 뿐더러 다정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외로움을 느끼곤 한다. 그럴 때면 자신과 닮은 것들을 보려고 미술관에 가기도 하는데……. 드디어 남극에 가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어 비행기에 오른다! 모든 게 낯선 그곳에서 펭귄은 어떤 모험을 하게 될까?
『무위: 지금 동학이란 무엇인가』
신철하 지음 | 울력
동학은 최제우가 내세운 종교로서, 사람이 곧 한울이라는 인내천 사상을 기본 교리로 한다. 유교로 무장한 양반계급이 지배하던 조선 사회에서 어떻게 그렇게 많은 농민들이 새 종교를 받아들였을까? 또 동학 농민 운동이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긴 기간 동안 저항의 불길을 태울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신철하 교수는 그 비밀을 동학의 ‘무위’에서 찾고 있다.
『아메리칸 서울』
헬레나 로 지음 | 우아름 옮김 | 마음산책
헬레나 로는 이민자 2세로서 어린 시절부터 의사가 되어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자랐다. 의사가 되어서는 동양인 여성에게 가해지는 불평등을 감수하며 지냈다. 폭력적인 남편과의 이혼, 어머니의 자살 시도, 자매간의 불화 등 그의 삶은 상처로 가득하다. 하지만 작가는 이런 경험을 글쓰기로 풀어내며 치유한다. 좋은 딸이자 아내, 엄마, 그리고 의사가 되기 위해 부단히 애썼던 시간들을 긍정하고 더는 스스로를 탓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자기생성과 인지: 살아있음의 실현』
움베르또 R. 마뚜라나 외 1인 지음 | 정현주 옮김 | 갈무리
이 책은 살아있는 체계에서 신경계의 작동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것을 폐쇄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뉴런들의 연결망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신경계의 활동이 신경계 자체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는 결정론적 접근방법을 통해, 신경계의 폐쇄적 작동의 역학에 근거한 상호작용 체계의 신체성을 생물사회학의 근간으로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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