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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도 '좋은 일자리'가 필요한 '노동자'라고?
동물도 '좋은 일자리'가 필요한 '노동자'라고?
  • 김유라 기자
  • 승인 2023.02.03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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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신간 『동물노동: 종간 정의를 이야기하다』 서평
양떼와 양치기개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동물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양해지고 있다. 

카를 마르크스는 인간이 의식적이고 협력적인 생산 활동에 참여하는 반면, 동물은 오직 본능과 생존의 필요만을 따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늘날 동물은 생태계에서 인간과 동등한 존재로 간주되거나, 인간과 일생을 함께하는 반려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처럼 동물에 관한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동물을 노동자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학문적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동물에게도 좋은 일자리가 중요할까? 동물에게는 자유롭게 노동을 시작하거나 중단할 권리가 있을까?"

그간 동물의 노동은 주로 인간의 사용 혹은 착취로 해석돼왔다. 인간의 필요에 따라, 동물은 마치 도구나 자원처럼 이용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시스템의 인간소외는 동물에게도 비슷한 방식으로 벌어지고 있다. 

이에 동물의 약자성과 노동자성을 발견하고, 이를 다양한 관점에서 다룬 책이 발간됐다. 

 

 

동물노동, 생소하지만 특별한 가치

『동물노동』 (샬럿 E. 블래트너 외 11인 지음, 평화 외 3인 옮김, 책공장더불어) 

『동물노동』 의 저자들은 동물노동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제시하면서 "미래의 노동은 종간 차별 없이 더 정의롭고 더 윤리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동물노동은 '동물 억압'에 머물지 않고,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는 특별한 영역으로 간주된다.

'노동'이라는 매개를 통해 동물을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려는 시도는 사뭇 도전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지극히 당위적이다. 차별과 편견이 가득한 '노동'의 역사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인종, 젠더, 그리고 종 간 경계선을 적극적으로 허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노동운동가를 거쳐 동물권운동가로 활동 중인 한혁 씨는, "노동자 착취와 동물착취의 문제는 별개가 아니다"라며, "모든 착취와 차별의 문제 뒤에는 극단적 자본주의가 도사리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저자들은 동물노동을 철학, 법학, 정치학, 윤리학, 동물학, 경제학적, 페미니스트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다양하게 다루며 동물노동의 딜레마와 동물의 좋은 일자리에 대한 전망을 제시한다.

 

 

글 ·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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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kimyura@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