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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진실만을 말하라!"... '대안적 사실'에 맞서는 힘
"오직 진실만을 말하라!"... '대안적 사실'에 맞서는 힘
  • 김유라 기자
  • 승인 2022.10.04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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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0월호 리뷰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22년 10월호.
한글의 날을 기념해 한글 표지로 제작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문제의 발언’이 계속해서 화제되고 있다.

차라리 그럴듯한 거짓말이 그리운 요즘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하는 누군가는 진실과는 동떨어진 ‘대안적 사실’을 주장한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말하라!’라는 위베르 뵈브메리의 신문관을 따른다. 누군가는 반론을 제기할 불편한 진실마저도 독자에게 내보이고, 모든 판단 또한 독자의 자유에 맡긴다. 모든 독자를 스스로 사고하는 지식인으로 양성하는 것을 사명이라 믿기 때문이다.

이번 10월호는 국제사회에 넘쳐나는 거짓말과 불편한 진실을 집중조명했다. 특히 중국과 대만을 둘러싼 ‘가장 최신의’ 지정학, 장기화된 러-우 전쟁의 내부사정, 유럽 언론과 아프리카의 미묘한 관계 등 흥미로운 주제가 지면을 장식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대안적 사실’

*기사 제목을 클릭하면 기사 본문으로 연결됩니다.

 

 

트럼프 재임 시절 백악관 보좌진은 정부의 거짓말을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이라는 말로 포장했다. 이 개념만 적용하면 잘못된 정보는 사실로, 또 사실은 잘못된 정보로 손쉽게 뒤바뀔 수 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0월호 발행인 칼럼 '트럼프와 윤석열, 그리고 대안적 사실'은 윤석열 대통령과 트럼프 미 전 대통령의 평행이론을 제시했다. 사건이 발생한 후 그와 그의 '입'들이 대처하는 방식은 똑 닮았다는 것이다.

대안적 사실은 환경 분야에서도 만연하다. 마르크 레메의 '센 강 둑길을 둘러싼 황당한 그린워싱'에 따르면, 2025년 완공될 거대창고 '그린 독'(Green Dock)은 겉으로만 친환경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가령, 화물트럭이 가득해 심하게 오염된 환경 속에서 ‘유기농’ 농작물들이 재배될 것이다. 또 운송망 추가로 인한 과잉생산 및 과잉소비가 우려된다. 더욱 심각한 사실은,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자연보호지역 나튀라 2000은 이 사업에서 고려대상 조차 아니라는 것이다.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말하라!

 

<지층학적인 구조>, 1979 - 이고르 마카레비치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일 때만 해도, 여러 제한 조치들만 해제되면 경제도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강력한 경제정책과 디지털 신기술, 재택 근무 등의 노동형태가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경제학자 라울 상포냐로는 '세계 경제 위기는 어떻게 오는가?' 기사에서 "작년부터 '균열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언급한다. 생산 정상화로 어느정도 경제가 활기를 찾고는 있지만, 몇년 간 국제사회를 덮친 여러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선 긍정적인 면만을 바라볼 수는 없다.

마냥 희망에 젖을 수 없는 주제가 하나 더 있다. 일각에서 곧 붕괴할 것으로 기대하는 러시아의 상황이 그렇다. 크리스토프 트롱탱은 '러시아에서 '전쟁'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금기가 아니다' 기사에서 다음과 같은 인터뷰를 실었다. “러시아와 유럽 사람들은 임계값이 서로 다릅니다. 우리는 석유 배급도 받아봤고, 식료품 진열대가 비어 있는 것도, 초인플레이션도 이미 경험해 봤습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위기는 1990년대 러시아인들이 겪었던 충격에 비하면 심한 게 아니다. 일부 여론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유럽연합은 처음으로 흔들릴 것이고 협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중국인은 시진핑에 충성하는가?

 

<지각의 변동-변화>, 2016 - 파비엔느 베르디에

중국인은 시진핑에 충성하는가? 홍콩·대만과 일부 자치구에 해당되던 이 질문은 이제 중국 본토 인민들에게 던져졌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어판 부편집장 마르틴 뷜라르는 '중국 절대권력에서 커져가는 미세균열' 기사에서 "중국 정부의 고위 관료와 공산당 간부들이 시진핑의 지시를 대동단결해 따르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실업률을 꼽았다. 5명 중 1명(19.6%)이 취업을 못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한 고학력 청년층 실업률은 오랫동안 한 자녀 정책을 유지했던 중국에게 치명적이다.

신흥 경제 집단이 이전 경제 집단을 앞지르는 속도가 더디기만 하다. 무엇보다도 신흥 경제 집단은 더 이상 사회적 신분 상승을 이루지 못한다. 사회학자 장 루이 로카는 '중국 중산층인 모범계층'의 불안한 속내' 기사에서 이런 현상은 2000년대 초반부터 나타났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더 심화됐다고 말한다. ‘작은 번영’ 또는 ‘공동 번영’이라는 당의 공식 강령에는 사실상 완전히 평준화된 사회라는 꿈이 두루 배어 있다. 하지만 이 꿈은 경제난과 사회의 모순, 또 다른 사회적 열망의 출현이라는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0월호는 이밖에도 프랑스의 ‘차별하는’ 장애인 정책 기사를 소개한다. 유럽의 선진적인 장애인 복지와 그 이면을 다룬 이 기사는, 장애인 이동권 시위가 계속되는 한국사회에 함의를 던진다. 

또한 금광에 눈이 먼 수리남의 권력자들 기사는 그동안 언론의 관심 밖에서 다국적 기업에게만 주목받아왔던 수리남의 실태를 알렸다.

한편, 이번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10월호는 한글의 날을 기념, 한글 표지 특별판으로 제작됐다. 잡지는 세계 27개 언어, 84개 국제판으로 발행되고 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0월호 목차

 

글 ·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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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김유라 기자 yulara1996@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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