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사회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먼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종사자 수가 늘고는 있지만 대부분 단순 업무에 국한된 경우가 많았다. 고용률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도 못 미쳤고, 20년전보다 경쟁력도 떨어졌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7일 지난해 매출액 600대 비금융 상장기업 직원 수를 조사한 결과, 전체 직원 118만7000명 중 여성 직원 수는 28만3000명(23.8%)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4년의 26만3000명보다 5년 사이 2만명 이상 증가한 것. 여성 직원 비율도 23.0%에서 0.8%포인트 늘었다.
업종별로는 최근 5년간 12개 업종 중 10개 업종에서 여성 비율이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여성 종사자 수가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었다. 하지만 전체 직원에서 여성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 업종은 교육 서비스업(70.6%), 도매 및 소매업(55.4%) 등 2개 업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한계점도 여전했다.
개별 기업 별로는 여성 직원 수가 가장 많은 기업은 삼성전자(2만7263명)로, 전체 직원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6.5%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롯데쇼핑(1만7101명·68.2%), 이마트(1만6606명·63.8%), SK하이닉스(9806명·37.8%), KT CS(7918명·79.6%) 순이었다. 대체로 생산직 비중이 큰 제조업이거나 여성 계산원이 다수 종사하고 있는 유통업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여성 비율이 높은 기업은 효성ITX(82.9%), 웅진씽크빅(80.6%), KTis(79.6%), KT CS(79.6%), 신세계인터내셔날(76.9%) 등 순이었다. 교육 서비스업, 도매 및 소매업, 사업시설 관리, 정보통신업 등 여성 고용 상위 업종과 일치했는데, 이 역시도 수준 높은 기술이 요구되기 보다는 단순 업무가 대부분인 분야다.
한국의 여성 고용률과 경제활동참가율은 여전히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2017년 기준 한국의 15~64세 여성 고용률은 56.9%로 OECD 평균인 63.7%를 하회했다. 전체 33개국 중 27위다. 지난 1998년부터 2017년까지 20년간의 고용률 증가폭(9.6%포인트)이 평균 상승치(8.7%포인트)보다 다소 높기는 했으나 순위는 되레 1계단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도 59.0%로 1998년의 26위에서 29위로 3계단 하락했다. 마찬가지로 OECD 평균치인 68.3%에 한참 못 미쳤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600대 상장사의 여성 고용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고용률은 여전히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유연근무제, 출산·육아 지원 등 일·생활균형제도의 확산과 함께 기업에 대한 지원 정책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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