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의 '큰 손'이라 불리는 국민연금이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 수가 올 들어 10곳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골자로 하는 주주제안을 하는 등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던 한진칼의 보유 지분 역시 3%포인트 이상 줄였다. 재계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부동산이나 인프라 등 대체 자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 영향으로 추정하고 있다.
29일 CEO스코어가 국민연금에서 지분 보유 현황을 공시한 상장사(21일 기준)를 조사한 결과,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총 281개사로, 보유 지분 가치는 총 103조2013억원이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국민연금 및 연기금의 경우 상장기업 발행주식총수의 5% 이상을 취득하거나 5% 이상 기업 지분율 변동이 있을 경우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지분율 5% 이상 기업이 10곳 감소한 반면 지분가치는 2.0% 커졌다. 10% 이상 지분을 확보한 기업은 80곳에서 89곳으로 9곳 늘었다. 국민연금은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기업이나 5% 이상 보유했다가 지분율을 그 이하로 낮춘 기업에 대한 주식 보유현황을 공시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올 들어 5% 이상 주식 지분 보유 기업 중 96곳의 지분율을 낮췄다. 세종공업의 지분을 지난해 말 7.28%에서 3.97%로 3.31%포인트 줄였다. 2대 주주의 지분 매입을 통한 경영권 압박을 받고 있는 한진칼에 대한 지분도 7.34%에서 4.11%로 3.23%포인트 하락했다. 이밖에 세아특수강, 두산중공업, 삼성SDI, 세아제강지주 등 총 36개사의 지분율도 1%포인트 이상 낮췄다.
재계 1위 삼성전자의 경우 국민연금이 지난해 말 10.0%를 보유했으나 올 들어서는 9.9%로 소폭 감소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지분율이다.
반면 두산밥캣(6.05%), 유비쿼스(5.07%), 한샘(6.37%), 한국콜마홀딩스(6.22%), JW생명과학(5.03%), 큐리언트(5.76%), 세방전지(5.01%) 등은 올 들어 5% 이상 신규 및 재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민연금 지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라홀딩스로 14.22%에 달했다. 한솔케미칼(14.08%)과 신세계(14.02%)도 14%를 넘었다. 이어 동아쏘시오홀딩스, LG상사, 호텔신라, 만도, 풍산, SBS, 동아에스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SKC, 아세아, 코오롱인더, 현대그린푸드, 지투알, 휴맥스, HDC현대산업개발 등에 대한 지분도 13% 이상 보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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