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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에 미소와 웃음을 뿌린 <쁘띠영화제> 
코로나 블루에 미소와 웃음을 뿌린 <쁘띠영화제> 
  • 김유라 기자
  • 승인 2021.03.22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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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최우수상 수상자(오수진, 도윤선), 르몽드디플로마티크 성일권 발행인, 우수상 수상자(이건희, 장웅희)
왼쪽부터 최우수상 수상자(오수진, 도윤선), 르몽드디플로마티크 성일권 발행인, 우수상 수상자(이건희, 장웅희)

 

봄을 재촉하는 보슬비가 내린 촉촉한 3월 12일의 오후, 푸른 청년들이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본사를 찾아왔다. 다름아닌 제1회 <르몽드 쁘띠영화제> 수상자. 심사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선정한 대상은 작품 <무드 오렌지>(예정옥)에, 최우수상과 우수상은 작품 <울타리 너머>(오수진, 박진, 도윤선)와 <Attendez>(이건희, 장웅희, 장찬호)에 각각 돌아갔다. 시상은 최소의 인원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됐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열정과 기쁨으로 상기된 수상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무드 오렌지> - 대상 (예정옥)

 

* 대상 수상자 예정옥 씨는 부산에 거주하는 관계로 전화 및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복제 불가능한 나만의 스타일에 자부심을 느껴요"

<쁘띠영화제> 대상 수상자 예정옥

-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부산에서 프리랜서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인 예정옥입니다. 웹디자이너, 콘텐츠 제작자, 발도르프 유치원 교사, 심리교육 클래스 등 많은 직업을 전전했어요. 재작년에는 작가로서 성호 신인문학상(2019)을 받았고, 저서로는 『우리는 작은 기쁨이다』(2019)가 있어요. 지금은 세상에 도움이 되는 글과 그림의 생산을 목표로 유튜브 채널 <미니수퍼 스톱모션>을 운영 중입니다. 또 바오밥 성장 그림 작가로 활동 중이기도 합니다."

 

- <쁘띠영화제>에 참여한 이유가 궁금해요.

"유튜브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채널을 운영하면서, 뭔가 집중적인 목표를 가지지고 작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런저런 동영상 공모전에 응모하던 중 <쁘띠영화제>를 알게됐됐습니다. ‘쁘띠’라는 단어도 예쁘고, 50초라는 시간도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 ‘영화’로서 심사받을 수 있다는 게 여타 다른 공모전과 다른 매력이었어요. 개인적으로 영화에 로망이 있어서 ‘영화제’에 참여한다는 생각이 창작의욕을 고취시켰죠. 곧장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주문해 ‘쁘띠영화’를 제작했습니다."

 

-짧은 영상이지만 참 다채로운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혹 시놉시스에서 미처 말하지 못한 작품설명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가령, 작품의 배경과 등장하는 동물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바다와 동물들은 제 상상 속 세계에서는는 중요한 모티브들이에요. 특히 작품의 주요 배경이 되는 바다는 무의식의 공간을 상징해요. 무의식은 힘의 원천이죠. 또 다른 배경인 언덕은 극복해야 할 삶의 굴곡이자, 균형을 잡고 바로 서야 할 흔들리는 터전이에요. 위태롭고 아찔한 연출을 위해 일부러 롤러코스터처럼 표현했어요."

 

무드 오렌지, 2021 (예정옥) 캡처
<무드 오렌지>, 2021 (예정옥) 캡처

"그 배경 위를 종횡무진하는 동물들은 색상과 형태, 기능 면에서 각자 특화된 구석이 있죠. 각각의 동물들은 인간의 다양한 욕망과 성격을 시각적으로, 그리고 해학적으로 표현하는 매체인 셈입니다. “Go! Go!”를 외치며 돌진하는 기다란 호랑이는 우주의 길목을 지키며 악마와 싸운다는 ‘안남 호랑이’로, 타협하지 않고 현실을 뚫고 나가는 투지를 뜻해요. 깔깔거리는 무당벌레는 웃음으로 세상을 견디며 살아가는 낙천적인 성격을 뜻합니다. 참고로 호랑이와 구두 신은 무당벌레는 <마니에르 드 부아르> Vol. 2 (문학, 역사를 넘보다)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월호에 수록된 이미지를 오마주했어요. 이밖에 바다를 가로지르는 고래는 밀물과 썰물을 만들어내는 케플러의 고래에요. 이 고래가 내뿜는 호흡은 각각 밤과 낮, 들숨과 날숨, 노동과 쉼, 일상의 리듬을 상징해요. 화려한 색상의 새는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온갖 세상의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전령이며, 홍학의 군무는 생명의 역동성을 나타냅니다."

 

무드 오렌지, 2021 (예정옥) 캡처
<무드 오렌지>, 2021 (예정옥) 캡처

 "주인공은 작품 초반 자신의 방에 머물다가 작품 중반에 빛으로 가득한 세계로 건너가요. 이때 주인공에게 오렌지색의 웰컴 칵테일을 전달하는 원숭이는 지혜를 상징합니다. 사람들이 글씨를 쓰고 남은 먹물을 마신다는 상상 속의 동물, ‘먹을 좋아하는 원숭이’에서 착안했어요. (보르헤스의 『상상동물 이야기』 중 ‘먹을 좋아하는 원숭이’) 주인공은 원숭이가 준 칵테일을 마시고 본연의 생기 가득한 모습을 찾아요. 인간의 지혜를 갈구하는 원숭이는 곧 멋진 남성으로 변형되죠. 이 둘이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은 정신의 미숙함이 성장한 재생, 합일, 부활의 표현이에요.

주인공은 이제 새로운 힘을 얻어 다시 일상의 공간인 ‘방’으로 되돌아와요. 작품 초반에는 어항 속 금붕어가 유리벽에 부딪혀 되돌아가기를 반복하는 나약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표현되는 반면, 되돌아온 방의 금붕어는 벽을 뚫고 앞으로 전진하는 주체적인 존재가 되죠. 이 금붕어는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쌍둥이 물고기 '아브투'와 '아네트'로, 신에게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성스러운 역할을 합니다."

 

-심오하고도 흥미로운 해석입니다.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도 그만큼 즐거우셨을 것 같아요. 혹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작품의 토대를 만들던 중 의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어요. 20년 전 웹디자이너로 일하던 당시에 운영하던 개인 홈페이지의 구독자와 우연히 연락이 닿았는데요, 그 독자와 당시 제 개인 홈페이지였던 ‘oren.com’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죠. oren(오랜 or 오렌)은 ‘오래된 것을 좋아하고, 오렌지를 좋아해서’ 지은 이름이에요. 바쁜 현실에서 까맣게 잊고 있었던 기억의 한 조각을 찾은 것이 무척 기뻤습니다. 그 반가운 추억을 붙잡아 가만히 생각하다가, 문득 ‘오렌지’에서 상상 속 세계의 문을 여는 강렬함을 느꼈어요. 작품 <무드 오렌지> 속 주인공의 방에는 오렌지색 나비 그림 액자가 걸려있는데, 무의식의 에너지의 원천인 상상계로 이어지는 낙조의 오렌지색을 표현한 거에요. 이 에피소드가 없었다면 작품의 주조를 이루는 강렬한 오렌지는 탄생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 애니메이션 작품인 만큼 제작에 더 큰 노력이 들어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애니메이션 형식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색연필과 펜과 붓으로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에요. 필요에 따라서 그래픽 프로그램을 활용하기도 하지만 물질성이 있는 손그림을 지향하죠. 손맛을 살린 그림을 이용해서 움직임을 만드는 애니메이션 작업이 저의 주특기에요. 특히 스톱모션은 한 장면 한 장면 조금씩 손으로 움직여서 촬영한 수백 장의 그림을 이어 움직이는 영상처럼 보이게 하는 애니메이션이에요. 스톱(stop), 그리고 모션(motion)이라는 이름처럼 움직임과 멈춤의 반복적인 노동이 치열하게 연결돼 만들어지죠. 이런 과정을 거침으로써 같은 소재, 주제,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누구와도 같지 않은, 복제 불가능한 나만의 스타일을 도출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창작자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모션 그래픽의 부드럽고 세련된 느낌이 아닌 유아스럽고 어색한 움직임, 거기에 덧칠과 중첩 등으로 어디에도 없는 색감을 만들어내는 독특한 감성이 대중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개인적으로 작품활동의 목적 중 하나는 내가 만든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역으로 내 생각을 읽어내는 거에요. 글과 그림을 연동하며 하나의 세계관을 만들어가는거죠."

 

- 작품을 제작하며 주위 사람들에게도 보여주셨나요? 주위의 반응이 궁금해요.

"저는 글이나 그림 등의 창작활동에 착수하면 발표할 때까지 결과물을 주위 사람들에게 보여주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요. 발표 후의 반응에 대해서는 당연히 숙고해 다음 작품에 반영하지만, 작업 도중에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참고하지 않아요. 온전히 내 안에 몰입해 끝까지 밀고 나가고 책임지는 방식을 취합니다."


 
- 타인의 세상을 곁눈질하기 보다 ‘나만의 경험, 나만의 것’을 표현하는 모습이 멋집니다. 여러 직업을 거치신 삶의 풍부함이 글이나 영상 같은 작품세계에도 반영이 됐다고 느꼈어요. 작품 <무드 오렌지>의 영감은 어디에서 왔나요?

"작품의 표면적인 스토리는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불안한 청년들을 상징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자전적 스토리를 반영하고 있어요. 경험과 사유의 힘이 허약했던 20대, 안개 같은 막막함 속에서 삶의 방향성이 점차 소진돼 갔죠. 일관성 없이 좌충우돌한 인생 역정은 지금에 와서 풍성한 연결점들을 제공해주기도 하지만, 확고하고 단단한 중심이 없어 흔들리고 방황한, 소모적인 시간들이기도 했어요.

시원적인 힘의 공간(바다) 속 동물들과 시공간을 넘나드는 역동성, 왜곡되고 과장된 형태와 강렬한 색감은 정신분석을 받으며 실제로 보았던 무의식의 이미지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요. 또한 작품 제목인 ‘무드 오렌지’는 좋아하는 영화감독인 미셸 공드리의 영화 ‘무드 인디고’를 오마주한 것이에요. 저는 꿈과 환상의 몽환적인 세계를 창조하는 초현실주의 미학을 동경하고 사랑한답니다."

 

- 마지막으로 대상을 수상하신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 수상은 앞으로의 작품활동에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세상에 도움이 되는 더 좋은 작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또 인터뷰에서 좋은 질문들을 해주셔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울타리너머> - 최우수상(오수진, 박진, 도윤선)

 

"청소기 연출은, 언론정신을 왜곡하는 현실을 표현했죠."

도윤선, 오수진씨가 쁘띠영화제에서 최우수상을 수여받고있다.
도윤선, 오수진씨가 쁘띠영화제에서 최우수상을 수여받고있다.

-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도윤선) "고려대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뭐든지 깊게 공부를 하면 결국 철학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 같아서 철학 전공을 선택했어요. 이번 작품에선 영상편집을 주로 맡았구요, 제 뒤통수도 출연연연했습니다."

(오수진) "같은 학교에서 식품자원경제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 <울타리 너머>를 제작해 <쁘띠영화제>에 참여하게 된 과정을 여쭙고 싶어요.

(오수진) "대학에서 철학교양 수업을 듣던 중 교재 한 쪽 편에서 <르몽드>에 대해 설명한 자료를 읽었어요. ‘자본의 영향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르몽드>의 정신에 흥미를 갖게 됐죠. 관련한 논문을 읽고 검색을 하는 등 관심을 기울이던 중, 우연히 공모전 사이트에서 <르몽드 쁘띠영화제>를 발견했습니다. 평소 영상 제작과 기획을 좋아하기에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 팀은 어떻게 결성됐나요?

(오수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워낙 수준 높은 지성지고, 심사 항목에 ‘인문학적 감수성’이 있기에, 학식이 있는 사람과 함께 도전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 길로 고등학교 시절 ‘윤리와 사상’ 과목을 가르쳐주신 박진 선생님께 연락을 드려서 함께 참여하게 됐어요. 실제로 선생님은 작품에 ‘인문학적 감수성’을 반영하는 데 큰 도움을 주셨어요. 작품에 등장하는 철학가들의 이름은 다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내용입니다. (웃음)"

(도윤선) "저는 친구 오수진을 따라서 무임승차할 요량으로 참여했습니다."

(오수진) "도윤선 친구가 말만 이렇게 하는 거지, 사실 영상편집을 도맡아 하면서 제일 고생했어요."

 

-서로에게 공을 넘기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작품설명을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볼 수 있을까요?

 

울타리너머, 2021 (오수진, 박진, 도윤선)
<울타리너머>, 2021 (오수진, 박진, 도윤선)

(오수진) "<울타리너머>는 사진을 연속해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작품입니다. 언론이 자본의 영향을 받으며 본래의 기능을 잃고 변질되는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이 부분은 작품 속의 기사가 광고로 대체되는 장면으로 표현되는데, 기사와 광고의 극적인 대비를 보여주려고 노력했어요. 예를 들어 기존의 기사가 여성인권의 메시지를 담은 글이었다면, 그 기사를 대체하는 광고는 남자의 선택을 받는 입술을 강조한, 여성을 대상화하는 내용으로 배치했죠. 광고가 언론의 의미를 훼손하는 현실을 풍자한 것입니다."

 

- 청소기로 기사를 빨아들이는 연출도 매우 흥미로웠어요.

(오수진) "기존의 기사가 없어지는 과정을 재미있게 표현하기 위해 청소기로 빨아들이는 연출을 고안했어요. 여기서 주목해야 할 건 청소기를 끌고 있는 사람인데요, 이분은 TV 애니메이션 <심슨>에 나오는 플랜더스라는 캐릭터입니다. 모범적이고 성실한 노동자 캐릭터에요. 플랜더스로 대표되는 다수의 선량한 인물들이, 자각하지 못한 채 언론정신을 훼손하고 있는 현실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쁘띠영화제> 최우수상을 수상한 소감 한 말씀 부탁합니다.

(오수진) "감사합니다. 요즘 SNS에 <쁘띠영화제> 수상작들이 조금씩 공개되고 있는 걸 보며 정말 좋은 작품이 많이 출품됐다는 걸 알았어요. ‘우리가 어떻게 수상했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감사했습니다."

 

 

 


<Attendez> - 우수상(이건희, 장웅희, 장찬호)

"코로나 블루에 웃음을 주려고 고심한 끝에 탄생한 작품"

장웅희, 이건희씨가 쁘띠영화제에서 우수상을 수여받고있다.
장웅희, 이건희씨가 쁘띠영화제에서 우수상을 수여받고있다.

- 안녕하세요. 우수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이건희) "한예종 대학원에서 연기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영상제작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장웅희) "저는 같은 대학원에서 연기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 <쁘띠영화제>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묻고 싶어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평소 알고 계셨나요?

(이건희) "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자매지인 <마니에르 드 부아르>를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 제가 가수 하림 씨를 좋아해서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해놨어요. 얼마 전 하림이 <마니에르 드 부아르> 필진으로 참여하면서 글을 작성하신 걸 보고 저도 서점에 가서 잡지를 사서 읽어봤죠. 잡지가 너무 재미있고 매력적이어서 다음 호도 계속해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우연히 공모전을 발견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 위트가 돋보이는 작품이었어요. 편집팀이 이 작품을 보며 다같이 웃곤 했는데, 어떻게 이런 작품을 출품하게 된 건가요?

 

Attendez, 2021(이건희, 장웅희, 장찬호)
<Attendez>, 2021(이건희, 장웅희, 장찬호)

(이건희) "너무 감사합니다 (웃음) ‘코로나 상황에서 웃을 일이 많이 없는데 어떻게 하면 웃음을 줄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탄생한 작품이에요. 작정하고 유머러스한 작품을 만들었죠. 사실 처음 만들어 놓고는 작품 퀄리티에 만족이 안 돼서 속상했어요. 출품을 할까 말까 고민하던 차에 부모님께 작품을 보여드렸죠. 제가 뭔가를 검증받고 싶을 땐 부모님께 여쭙고는 하거든요. 그런데 어머니께서 제 작품을 보고 크게 웃으시는 거에요. 그걸 보고 ‘어? 가능성이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희망을 가지고 출품했습니다."

 

- 제작하는 과정도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장웅희) "네. 같은 학교 친구들과 힘을 모아서 재미있게 촬영했습니다."

(이건희) "처음 대본을 쓸 때, 제가 일단 초고를 작성해놓고, ‘이걸 프랑스어로 하면 좋겠다’라고 하자 팀원들이 바로 프랑스어가 가능한 친구들에게 부탁을 해서 번역을 해줬어요."

 

- 마지막으로 우수상을 받은 소감 한 말씀 부탁드려요.

(장웅희) "상을 받은 것만으로 너무 감사합니다."

(이건희) "저는 영상제작에 관심이 있는데, 다른 사람들의 작품을 보며 내 작품에 혹시 빠진 점은 무엇이었는지, 실력을 더 보완할 수 있는 방향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제1회 <르몽드 쁘띠영화제>에는 총 80개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외에 인기상은 김서현 팀(<무제>), 김지현 팀 (<무제>), 김한슬 팀(<사람이 되고 싶어?>), 안희수 팀 (<dernière valeur 마지막 가치>), 유혜진 팀 (<Flower Language 꽃말>), 이민규 (<뇌의 눈을 깨우다>), 전성호 (<무제>), 정혜원 팀 (<Trois vies, un journal 3명의 삶, 하나의 신문>)에 각각 돌아갔다.

이번 <쁘띠영화제> 출품작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rdZSNxs3qyXUCCHQQS9gPIyTOmM2enSb)
한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이번 <쁘띠영화제>에서 아쉽게 탈락한 응모 작품들에 대해 심사위원들의 시선이 아닌, 독자와 네티즌에게 평가를 맡겨 추후 ‘쁘띠영화제 네티즌 인기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유튜브 채널에서 네티즌들이 <쁘띠영화제> 출품작 관람 후 마음에 드는 작품에 ‘좋아요’를 누르면, 가장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은 작품에 네티즌 인기상이 수여된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의 성일권 발행인(2020년 부산국제영화제 심사위원)은 “출품작이 모두 독창적이고 유머가 가득했다”라며, “<르몽드 쁘띠영화제>가 제2의 봉준호를 배출하는 토양으로서 앞으로도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김유라
사진·성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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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김유라 기자 yulara1996@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