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Nostalgia)의 정치화
이 세상, 나아가 우리 문명의 종말이 가까워졌다고들 한다. 이는 비단 기후변화 때문만은 아니다.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이 비관론은, 인간을 나머지 생물들로부터 분리시키고, 구체적인 땅과 집단을 추상적인 민주주의로 대체해버린 보편적 이성을 그 원인으로 지목한다. 이 같은 개념은 더 이상 극우파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리는 세상의 종말, 적어도 ‘우리’ 세상의 종말을 향해 갈 것이다.”
이제는 전혀 새롭지 않은 생각이다. 해학가였던 피에르 데프로주의 말과는 달리, 진보의 위세는 한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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