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유형이 '크랙 코카인 중독자' 와 매우 유사해,
그들과 동급으로 취급한다"고 밝혔다.
옵션의 다른 이름은
'금융의 크랙 코카인'
미국의 도박중독자 모임에 '새로운 유형의 금융 중독자들'이 속속 가입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바로 금융시장에서 옵션투자를 하는 거래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심지어 일부 도박전문가들은 "금융 옵션 거래자들의 행동유형이 '크랙 코카인 중독자' 와 매우 유사해, 그들과 동급으로 취급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크랙 코카인이란 비싼 코카인과 비슷한 환각 효과가 있지만 가격이 싸 전염병과 같이 퍼져, 미국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벌일 수 밖에 없게 만든 상품이다. 1981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처음 제조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값이 겨우 한병에 20달러로 저렴하다. 미국 전체 고교생중 5%정도가 이 마약을 피운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될 정도였다.
도박보다 더 큰 도박
2001년 미국의 9.11테러가 발생했을때 국내에서 옵션(풋매수)을 샀던 한 투자자가 49800%(499배)의 수익을 얻은 일이 있었다. 그만큼 딴 사람이 있으면, 그만큼 잃은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이에앞서 1995년 영국 투자회사인 베어링스 은행 싱가포르 지점 파생부에서 일하던 20대 청년 닉 리슨(현재 57세)은 옵션투자 거래를 했다. 그는 기초자산이 횡보를 해야만 수익이 늘어나는 '스트래들 매도' 옵션에 투자했다. 그러나 15일만에 13억파운드(약2조3713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닉 리슨의 옵션 투자로 인해 233년 역사를 가진 최고 투자회사인 베어링스가 파산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금융투자 역사상 최악의 옵션투자 사례로 그는 지금도 '악마의 손'이라는 별명을 달고 산다.
옵션이 뭐길래?
주식이나 선물은 가격제한폭이 있다. 하지만 옵션은 가격제한폭이 없다. 하루만에 100%,200% 폭등하기도 하고, 하루 아침에 -99%의 손실을 보기도 한다. 옵션 매도를 사면 손실이 무한대로 늘어나기도 한다. 베어링스 은행을 파산시킨 것도 옵션 매도상품이었다. 옵션은 기초자산 변동에 따라 급등락하도록 종속돼 있는 한마디로 파생상품이다. 매수 권리를 콜옵션,매도 권리를 풋옵션이라고 한다. 파생상품중 선물과 옵션은 모두 미래를 거래하는 것이 같다. 그러나 선물은 가격이 확정돼 있지만, 옵션은 변동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크게 다르다.
재산탕진과 자살의 원흉?
이렇다보니 금융시장에서 깡통계좌가 돼 재산을 탕진하거나, 큰 돈을 잃고 자살하는 사람은 대부분 옵션 거래자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정부도 이런 도박성이 강한 옵션투자에 대한 규제를 계속 강화하고 있다. 개인이 옵션 신규계좌를 개설하기 위해서는 사전 교육 및 모의 투자 거래를 반드시 이수해야 가능하도록 했다. 또 계좌 개설후 1년동안은 위험성이 무한대인 풋옵션은 제한하고, 콜옵션만 가능하도록 제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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