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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하청업체 자살자수 늘어나는 이유는?
현대重 하청업체 자살자수 늘어나는 이유는?
  • 선초롱 기자
  • 승인 2015.12.21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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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하청업체 사장, 총무까지…스스로 목숨 끊어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 뉴스1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의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망한 서모씨(63)는 최근 현대중공업이 기성금을 삭감한 데 압박감을 느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11월에도 사내하청업체 총무가 현대중공업의 압박을 견디다 못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어, 현대중공업의 하청업체 후려치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울산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 대조립1부 하청업체 세양산업 사장 서씨가 울산대병원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이후 울산대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서씨가 남긴 2장의 유서에는 “기성금이 적어 힘들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현대중공업이 최근 하청업체를 줄이기 위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압박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노조 등에 따르면 대조립1,2부 하청업체들은 현대중공업의 기성금 삭감으로 인해 직원들 월급을 50%만 지급했다. 이 때문에 지난 11일부터 대조립1부 소속 7개 업체와 대조립2부 소속 2개 업체가 작업을 거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16일부터 세양산업을 제외한 모든 업체가 작업을 재개하면서 서씨가 정신적인 압박을 견디지 못했을 거란 추측이다.

이와 관련 노동당 울산시당 측은 “현대중공업이 올해 상반기부터 적자를 핑계로 하청업체의 기성금(톤당 단가)을 대폭 삭감해 하청업체 퇴출을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이에 대해 “자살 원인에 대해 경찰 조사 중이기 때문에 회사 측의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지난 11월에는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의 총무 A씨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씨가 속한 기업은 지난 10월 5일 사망한 故(고) 이정욱 씨의 소속 업체로, 고 이정욱 씨는 지난 9월 2일 작업 도중 사고를 당해 한 달여 동안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사망한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에 따르면 A씨는 기성 삭감과 유족 협상 등의 문제로 원청인 현대중공업에 수시로 불려다녔다. 특히 A씨는 유가족과의 교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원청으로부터 압박을 받아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는 현대중공업의 진상규명과 사과를 촉구하며 지난 11월 2일 농성에 들어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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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초롱 기자 scr324@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