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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관리하는 국가 재난 ‘최후의 통신망’... 실제로는 무용지물?
KT가 관리하는 국가 재난 ‘최후의 통신망’... 실제로는 무용지물?
  • 김유라 기자
  • 승인 2021.07.21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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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T가 관리하는 국가지도통신망 일부 성능에 중대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지도통신망은 국가 재난 상황에서 전자·통신기기가 파괴됐을 때, 중앙정부와 군, 지자체 등이 서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인프라다. 전쟁·재해 중에도 군사작전과 피난 조치 등을 시행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인 셈이다. KT는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으며 해당 인프라를 위탁 운영해오고 있다.

문제가 발견된 부분은 데이터가 폭주할 때도 안정된 속도로 통신이 이뤄지게 하는 ‘광역통신망 가속기’다. KT는 올해 초 이 광역통신망 가속기 입찰을 진행했고, A사가 최종 낙찰됐다.

그러나 YTN이 지난 19일 보도한 A사의 ‘성능시험서’ 기록에 따르면 해당 기기를 사용했을 때 명령 전송이 누락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주요 명령이 전달되는 안보 팩스를 보냈더니 10장 가운데 반 장이 백지로 나오는가 하면, 문장이 사라진 경우도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재난 상황에 통신량이 급증할 것을 대비해 더 가혹한 조건을 줬더니 오류도 더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 육군 장병들이이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 출처=뉴스1

명령문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오류는 촌각을 다투는 재난 상황에서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정확도가 생명인 군사작전을 지휘하기에는 무용지물이라는 평이다.

일각에선 성능 평가 기준 자체가 잘못됐다는 비판이 일고있다. 전쟁이나 재난 시에는 통신 상황이 가혹할 수 있는데, 이런 조건은 반영되지 않은 채 ‘평상시 전송 속도’만을 기준으로 성능을 평가했다는 것이다. 또한 전송속도에 대한 기준만 있을 뿐 정보 100% 도달에 대한 의무 조항이 없다보니 정확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매년 ‘수백억 혈세’ 지원에도... 부실 기기 납품 의혹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관계자에 따르면 KT는 국가지도통신망 운영을 위해 과거 시설투자비 525억 가운데 80% 정도를 보전받았다. 또한 정부로부터 매년 200억 원 규모의 지원금이나 그에 상응하는 지원을 받고 있다.

국가 안보를 위해 매년 수백억 원 규모의 혈세가 투입되고 있지만, 제대로 된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광역통신망 가속기의 경우, 정보 누락 오류가 발견됐을 뿐 아니라 화상 회의 시험에서 데이터 손실 보완율이 경쟁사보다 80% 가까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KT와 A 사의 관계가 주목 받고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A 사는 지난 2018년 이후 KT에서 15개 사업, 215억 원 규모를 수주했는데 이는 전체 매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같은 시기에 KT 전직 임원 두 명이 A 사 고위직으로 자리를 옮기고, 지난 2019년엔 KT 부장급 인사가 부사장으로, 올해엔 위성통신망 사업 계열사 임원이 고문으로 갔다고 밝혀졌다.

정부의 관리·감독 부재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가 전략적 핵심 통신망 사업을 민간기업에 맡겨놓고 사업 계약과 진행 과정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2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당 논란과 관련해 감사 등이 있을 예정이 있느냐고 묻자 “필요하면 (감사를) 시행할 수 있다” 면서도 “KT측은 기계 성능평가와 입찰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지>는 의혹과 관련해 KT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사측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글 ·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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