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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봄' 이후 첫 튀니지 민선 대통령 베지 카이드 에셉시 타계
'아랍의 봄' 이후 첫 튀니지 민선 대통령 베지 카이드 에셉시 타계
  • 김건희
  • 승인 2019.07.30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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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과 북아프리카에 민주화 운동을 불러 일으킨 아랍의 봄발원지 튀니지의 첫 민선 대통령 베지 카이드 에셉시 대통령이 향년 92세로 타계했다.

튀니지 대통령실은 현지 시간으로 25일 에셉시 대통령이 수도 튀니스의 군 병원에서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튀니지의 첫 민선 대통령

 

에셉시 대통령은 튀니지가 1956년 프랑스 식민지에서 독립하는 데 앞장선 주요 인사 중 한 명이다. 변호사 출신으로 튀니스 국부 대통령 하비브 부르구이바 정부에서 1986년까지 국방장관, 외무장관 및 내무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부르구이바 대통령이 1987년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의 무혈 쿠데타에 의해 축출되자 정계에서 물러나 변호사 및 작가로 조용하게 살았다.

2011년 아랍의 봄 혁명을 거쳐 201412월 대선 결선에서 승리한 후 지금까지 4년 반 넘게 튀니지를 통치했다.

튀니지는 혁명이 일어났던 나라(튀니지, 리비아, 시리아, 이집트, 예멘 등) 중 유일하게 민주주의가 작동하고 있는 국가다. 내전으로 인해 나라가 혼란해진 시리아, 리비아, 예멘, 잠시 민주화의 조짐이 보였으나 다시 군부독재체제가 된 이집트와 다르다.

에셉시 대통령은 튀니지가 1956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이후 처음으로 민주적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으로 아랍권에서 나름 상징적인 인물로 여겨진다.

특히, 에셉시 대통령은 자신에게 적대적이었던 이슬람 세력을 포용했고, 여성 인권을 향상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27일 진행된 에셉시 대통령의 장례식에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이 참석했다.

 

경제 성적표 엉망... 엇갈리는 평가

 

그러나 에셉시 대통령에 대한 튀니지인과 다른 나라 아랍인들의 평가는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경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튀니지의 청년층은 에셉시를 아무것도 하지 못한 무능한 대통령이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튀니지의 경제는 좋지 못했다. 실업률이 약 15%이며,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기준 약 35%. 아랍의 봄이 발발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만성적 일자리 부족으로 인한 청년층의 분노였는데,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국회의장이 임시 대통령직 맡아

 

튀니지 헌법상 대통령이 사망한 경우 국회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맡는다. 임시 대통령직을 맡게 된 모하메드 엔나세우르 튀니지 국회의장은 국영 텔레비전에서 헌법에 따라 자신이 임시 대통령이 된다며 국민들에게 단합을 촉구했다.

앞서 에셉시 대통령은 좀 더 젊은 사람이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며 올 11월 대선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을 공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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