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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음악- <마니에르 드 부아르> 음악편 독자 리뷰 ⓷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음악- <마니에르 드 부아르> 음악편 독자 리뷰 ⓷
  • 박수빈
  • 승인 2021.04.07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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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에르 드 부아르> 음악편 독자 리뷰 ⓷

음악 선율만으로는 세상을 바꾸기에 충분치 않다.
하지만 노래, 북 또는 금관악기 소리 없이 세상을 변화시킨 적은 드물다.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전쟁에서도 시위에서도,
바쁘게 돌아가는 공장에서도 이단 종교 집회에서도,
언제나 음악이 함께한다.

(9쪽, ‘책을 내며’ 中)


 

우리는 등굣길, 출근길에 음악을 들으며 쏟아지는 잠을 이겨낸다. 생일날이 되면 케이크를 앞에 두고 다 함께 축하 노래를 부른다.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유명 가수가 발표한 신곡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음악이 세상의 전부라 말하지는 못하더라도, 음악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다.

우리 삶 속에 이렇게 깊게 녹아 있는 음악은 무엇인가? 과거 루소는 음악이 “귀에 유쾌하게 조정된 소리가 결합한 예술”이라고 말했으며, 코흐에 따르면 당시 음악이라는 용어를 “음을 통하여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이라는 뜻”으로 사용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음악을 “종교의 하인”이라 칭하는 시대도 있었다. 수많은 이들이 오래전부터 음악에 대해 나름대로 정의를 내려왔다.

 

 

‘음악’ 정의 내리기 작업의 연장선으로, 르몽드코리아는 2021년 봄을 맞이해 『뮤직, 사랑과 저항 사이』를 발행했다. 이는 르몽드코리아가 펴내는 계간 무크지 ‘mook’. 잡지를 뜻하는 ‘Magazine’과 책을 뜻하는 ‘Book’이 합쳐진 신조어. 잡지처럼 쉽게 읽을 수 있으며 최신 정보를 담았으나, 책의 형태로 출간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니에르 드 부아르(Manière de voir)>로, 매호 한 테마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한국어판은 지난 10월 창간호 『예술가는 무엇으로 사는가』와 겨울호 『문학, 역사를 넘보다』를 발행했다. 올봄에는 음악을 주요 테마로 하여 제3호『뮤직, 사랑과 저항 사이』가 발행되었다.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는 뮤직

 

<마니에르 드 부아르> 제3호 『뮤직, 사랑과 저항 사이』는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상품과 유혹 사이’로 시작해 2부 ‘전복과 저항 사이’에 선 음악, 3부 ‘음계의 안과 밖’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루며 4부 ‘그럼에도 음악은…’으로 마무리된다. 특히 4부에는 해외 버스킹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가수 하림의 글이 실린다.

 

 

음악을 정의하는 방식이 학자나 시대마다 제각각인 것처럼, 이번 계간지는 현 시대 음악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을 다룬다. 이를테면 1부 ‘상품과 유혹 사이’는 음악의 순수성과 공존하는 상업성에 관해 이야기한다. 음악은 단순히 순수예술이라기보다 자동차 산업이나 도시개발에서 청각적 차원의 환경 조성을 위해, 사회·정치적 목적에 맞게 사용된다. 음악이 우리에게 미치는 효과는 상상 이상으로 교묘하고 파급력 또한 대단하다.

 

 

2부 ‘전복과 저항 사이’의 반순응주의 음악은 기존 질서의 전복을 노래한다. “음악에는 진영이 없다. 음악은 투쟁하는 이들을 결집시키고, 고무시키며, 그들의 분노를 구체화시킨다. 그 어떤 투쟁이라도 마찬가지다. (69쪽, ‘전복과 저항 사이’ 中)” 프랑스 대혁명에서 사람들은 ‘라 마르세예즈’로 해방을 노래했지만, 백인 우월주의 단체 KKK 또한 음악으로 인종차별을 노래했다.

 

 

3부 ‘음계의 안과 밖’에서는 음계의 일탈과 불협화음에 대해 논한다. 블루스와 에릭 사티, 드뷔시와 쇤베르크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이리저리 부유하며 피부를 할퀴어대는 느낌의 음악이 때로는 우리 삶과 닮아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봄 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4부 ‘그럼에도 음악은…’에서는 음악인들이 고난과 어려움에도 음악을 하며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프랑스 음악계와 이란 뮤지션들이 처한 상황, 윤이상과 프레디 머큐리, BTS(방탄소년단)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엿볼 수 있다.

 

우리가 노래하는 이유

 

거리두기 버스킹 음악여행 <비긴어게인 코리아> '하림' 개인 포스터 공개! / 출처: ‘비긴어게인’ 포토갤러리, JTBC 홈페이지

 

가수 하림은 『뮤직, 사랑과 저항 사이』가 끝나가는 시점에 등장해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왜 노래를 하는가? 실력과 무관하게, 우리는 모두 노래를 한다. 그리고 인간이 노래하는 데에는 본질적인 이유가 있다. 그는 수만 년 전부터 음악적인 존재였던 인간은 혼자라는 사실을 잊기 위해 노래를 불렀다고 말한다. 노래는 혼자가 되지 않고 계속 다른 이와 함께하기 위한 것이다. 음악에는 진영이 없다. 집단이 어떤 것을 목적으로 삼든 한데 뭉치고 어려운 시절을 이겨내기 위해 노래한다. 그리고 우리는 아마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래할 것이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음악은 우리에게 어려움을 안기기도 하지만, 결국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

 

 

글 · 박수빈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3학년 재학. 한강의 ‘파란 돌’을 읽고 용기있는 삶을 꿈꾸게 됐다. 고통과 상처를 묻어두지 않고 자꾸 꺼내어 이야기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우리가 더 사랑하며 사는 게 가장 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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