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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게모니 경쟁 속 중국의 무기는?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7월호 리뷰
헤게모니 경쟁 속 중국의 무기는?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7월호 리뷰
  • 김유라 기자
  • 승인 2021.07.01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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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이 창당 100주년을 맞이했다. 인권 문제를 둘러싼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미국의 지위를 위협하는 명실상부 유일한 국가로 성장했다. 고도화하는 헤게모니 경쟁 속에서 중국이 가진 무기는 무엇일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7월호는 치열하게 경쟁하는 미국과 중국의 생존전략을 분석했다.

한편, 국내에는 ESG 열풍이 불고 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이에 주목해, ‘사회적 책임’의 과거·현재·미래를 다각도로 분석했다.

 

기술과 이데올로기를 총동원한 헤게모니 싸움

<은행가>, 2014 – 제이슨 드케어 테일러

 

미국은 1위 국가라는 영광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기술의 도약과 군대의 규모처럼 눈에 보이는 지표로 승부를 겨룰 수도 있지만, 미국의 전략은 점점 더 은밀해져간다.


언론인 샤를 페라쟁과 기욤 르누아르의 ‘미·중간 네트워크 인프라의 지정학 경쟁’ 기사에 따르면, 프랑스의 데이터가 알 수 없는 방식으로 미국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미국은 정부와 대사관 등 정확한 목표를 설정해 정치·경제 정보만 골라서 빼가기도 하며, 최근에는 케이블이 해킹되는 사건도 있었다.

치열한 헤게모니 싸움에서 중국의 무기는 중앙집권적 권력과 그것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다. 장루이 로카 파리정치대학 교수의 ‘국가 부흥의 도구, 공산주의?’ 기사에 따르면, 20세기 초 중국은 일련의 실패를 경험한 뒤 ‘일당(一黨)이 다스리는 강한 국가만이 중국을 현대화하고, 제국주의 열강들에 맞설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중국 당국의 막강한 권위에는 여러 부작용이 있지만, 자국 국민 다수의 신임을 얻고 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7월호는 중국을 지탱하는 모순의 ‘공산주의’를 분석했다.

 

ESG 열풍에 올라타세요!

 

 

우리나라는 ESG 열풍으로 들썩이고 있다. 시민들은 더 이상 이윤만을 쫓는 기업에 만족하지 않고 그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한다. 지금 한국의 기업과 소비자는 어디를 향해 가는 것이며, 또 어디까지 와 있을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유럽의 선례를 소개하고 한국 ESG를 진단했다.

안치용 ESG연구소장의 기사 ‘멋진 신세계의 주인, ESG시민의 탄생’에 따르면 ESG열풍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정신이자, 돌이킬 수 없는 변화의 시작이다. 투자영역에서 시작된 ESG가 기업경영에 급속하게 반영된 뒤, 시민생활과 사회 영역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같은 값이라면”을 넘어서 “더 지불하고라도 사회책임을 다한 기업이 만든 제품을 사겠어요”로 이어지는 적극적 연대가 필요하다.

한편, 이상 너머의 부작용에도 대비해야 한다. 로라 랭은 ‘밀턴 프리드먼의 동상을 무너뜨려라!’ 기사에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제대로 실행될 수 있는지 의문을 던졌다. 그에 따르면 1960년대 활발했던 저항운동의 영향으로 서구에선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이 보다 강화·강제됐는데, 신자유주의 사상가들은 이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기업에 수익성 외 다른 사명을 부여함으로써, 기업이 정당화된 권력의 공간이라는 점을 암묵적으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교육은 ‘엘리트 양산’의 도구가 아니다

 

<코판의 부서진 우상>, 연대 미상 - 프레더릭 캐서우드

 

교육이 엘리트 양산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면 교육 불균형과 양극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이에 프랑스 엘리트주의 상징으로 정계, 재계, 정부, 교육 등을 독점해온 국립행정학교(ENA)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폐지 명령에 따라 설립 76년 만에 사라진다. 알랭 가리구 파리-낭테르 대학교수는 ‘ENA의 폐지, 그 다음은 시앙스포인가?’기사에서 이 소식을 소개하며 사회 곳곳에 ‘개혁’ 바람이 일 것으로 기대했다. 앞으로 ‘에나르크(군주라는 뜻으로, ENA 출신 고위 공직자를 일컫는 말)’나 ‘ENA 동문’과 같은 말은 사라질 것이며, 이에 필적할 다른 명칭을 찾지 않는 한 그 바람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학생의 엘리트화’는 제지하는 분위기지만, 한편에선 ‘교사의 엘리트화’가 진행되고 있다. 중등교사 안 주르댕은 ‘무력감과 유혹 사이에서 방황하는 교사들’ 기사에서, 교사의 권위가 예전에 비해 떨어진 가운데 그들의 성향이 ‘민간기업 임원들’을 닮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이후 교육부가 마련한 새로운 평가 기준은 이제 소수 엘리트층에게 귀족과 같은 신분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교원노조의 결속력이 점차 약화하는 가운데, 교육자가 공유하던 ‘평등’의 가치를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까?


이밖에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7월호는 발행인 칼럼 ‘자유, 평등, 그리고 능력주의’를 통해   한국사회 팽배한 능력주의를 날카롭게 지적했다. 또한 ‘지구촌’ 파트에서 ‘유로존의 부채를 어떻게 탕감할 것인가’와 ‘발칸반도에 새로 등장한 좌파 이데올로기’ 기사를 실어 유럽의 경제·정치 현황을 생생하게 전한다. 

이번 호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풍부한 ‘문화’ 파트다. 가정의 다양성을 다룬 ‘정상 가족은 없다!’ 기사와 한국 영화 시장을 분석한 ‘한국 독립예술영화관은 지속가능한가?’ 기사는 급변하는 사회 속 우리의 일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한 건축학자 백승만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일상의 배경이 되는 ‘도시’의 진짜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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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김유라 기자 yulara1996@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