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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숙의 문화톡톡] <미션 임파서블: 루벤> ― 명화와 악몽의 아이러니: 위대한 예술가에서 유명 명화 절도범으로
[서곡숙의 문화톡톡] <미션 임파서블: 루벤> ― 명화와 악몽의 아이러니: 위대한 예술가에서 유명 명화 절도범으로
  • 서곡숙(문화평론가)
  • 승인 2021.08.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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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명화 절도사건과 애니메이션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이탈리아 영화 <베스트 오퍼>(La migliore offerta, The Best Offer, 2013)는 세기의 경매사가 감정 의뢰를 받으면서 인생의 변화를 겪게 되는 내용을 다룬다. 버질 올드먼(제프리 러쉬)는 최고가로 미술품을 낙찰시키는 세기의 경매사이면서 예술품의 가치를 알아보는 완벽한 감정인이다. 그는 자신의 비밀 장소에 사랑스러운 여인의 모습을 그린 유명 명화를 보관하고는 혼자 그 명화의 세계에 빠지면서 외로운 사랑과 고독한 행복을 느낀다. 어느 날 버질은 고저택에서 은둔의 삶을 사는 의문의 여인 클레어 이벳슨(실비아 획스)을 만나게 되면서, 결벽증, 외골수, 완벽주의라는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 열정을 불태우지만, 자신의 유명 명화를 모두 도둑맞는 허망한 결말을 맞게 된다.

밀로라드 크르스틱 감독의 헝가리 애니메이션 <미션 임파서블: 루벤>도 유명 명화 13점의 도난사건을 다루고 있다. 심리치료사 루벤이 유명 명화 속 인물에게 공격당하는 끔찍한 악몽에 시달리자, 그의 환자 미미, 페르난도, 조, 브루노가 악몽에 나오는 13점의 명화를 훔치기 시작한다. 탐정 코왈스키가 마네의 ‘올랭피아’ 등 13점의 유명 명화 도난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하고, 현상금을 노리는 킬러들이 합세하면서 예기치 못한 위험 상황이 펼쳐진다.
 

악몽과 명화: 심리치료사의 악몽과 유명 명화의 습격
 

<미션 임파서블: 루벤>의 전반부에서는 심리치료사의 악몽과 유명 명화의 습격을 보여준다. 심리치료사 루벤이 명화로 인해 악몽을 꾸게 되는 아이러니를 보여주며, 미미를 비롯한 환자들의 절도사건과 탐정 코왈스키의 추격이 펼쳐지는 스릴러적 양상을 보여준다. 내적 갈등에서 루벤은 마네의 ‘올랭피아’, 폴 고갱의 ‘과일을 든 여인’, 반 고흐의 ‘우편배달부 조셉 룰랭의 초상’, 피카소의 ‘책을 든 여인’, 에드워드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의 인물들이 꿈에 나타나 자신을 공격하는 악몽에 시달린다. 유명 명화의 익숙함과 변형된 악몽의 낯섦이 대비를 이루면서 고급예술 명화가 고통의 악몽으로 치환되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심리치료사 루벤은 미미, 페르난도, 조, 브루노에게 연극, 음악, 무용을 혼합한 역할극으로 자신을 드러내게 하고, “붓을 믿어요”라는 말로 격려하며 미술을 통해 자신의 트라우마를 그려내고 성찰하게 만든다. 루벤은 예술을 통해 환자를 치유하고, 환자는 루벤의 악몽에 나오는 명화를 훔침으로써 루벤을 치유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공적 관계는 사적 관계로 변하고 치료사-환자의 관계가 역전된다. 공적 갈등에서 탐정 코왈스키가 도둑 미미와 배후 인물 루벤을 추격하며, 그 과정에서 루벤의 아버지 게르하르트가 CIA 요원으로서 심리잠재효과를 연구한 사실을 알아낸다. 게르하르트 요원의 심리잠재 실험과 루벤의 악몽의 상관관계에 대한 복선은 관객의 관심과 긴장을 불러일으킨다.

 

<미션 임파서블: 루벤>의 전반부 스타일은 어두운 색채를 통한 악몽의 고통, 슬로우/패스트모션을 통한 추격의 박진감, 미장센·카메라움직임을 통한 상상력을 보여준다. 루벤의 악몽 장면에서, 어두운 색채, 움직이는 카메라, 바뀌는 화면은 몽환적 분위기와 악몽의 고통을 표현한다. 미미와 코왈스키의 자동차 추격 장면에서, 패스트모션으로 추격전의 빠른 속도감을 표현하고 슬로우모션으로 중요한 장면을 강조하며, 계단에서의 유모차 장면은 <전함 포템킨>에서의 유명한 오뎃사의 계단 장면을 패러디한다. 루벤의 심리치료 장면에서, 바닥에 보이는 그림자의 움직임, 명암의 대조, 야외의 모닥불과 어두운 그림자의 대비는 조명의 명암 대비를 통해 심리치료를 심령술사의 제의의식처럼 표현한다. 병원과 클럽 장면에서, 병원의 기이한 건물 형태와 클럽의 기이한 외모의 사람들을 익스트림롱숏과 클로즈업이라는 극과 극의 대비, 트래킹/줌의 결합을 통한 정지/움직임의 동시 표현으로 보여줌으로써 상상력을 강조한다.
 

악몽과 치료: 환자들의 심리 치료 절도와 탐정의 도둑 잡기
 

<미션 임파서블: 루벤>의 중반부는 환자들의 심리 치료 절도와 탐정의 도둑 잡기가 펼쳐진다. 심리치료사 루벤이 악몽으로 고통과 죽음의 공포를 느끼자, 환자들이 심리치료사의 치료를 위해 절도사건을 벌인다는 점에서 관계의 전도를 보여주며, 도둑 미미와 탐정 코왈스키의 추격이 이성에 대한 관심으로 변모한다. 루벤은 커다란 계단, 커다란 발, 로마 검투장에서의 결투, 관중들의 고함 속에서 총을 맞는 악몽을 꾼다. 환자들은 녹음기를 통해 루벤의 악몽을 알게 되고, 미미의 제안으로 루벤이 악몽을 꾸지 않도록 보티첼리의 비너스 등 유명 명화를 훔칠 계획을 세운다. 환자들은 도벽을 앓고 있는 미미, 2차원의 인물 등 독특한 인물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심리치료사의 악몽을 치유한다는 점에서 심리치료사와 환자들의 관계가 전도된다. 탐정 코왈스키와 도둑 미미는 서로 쫓고 쫓기는 관계이지만, 여자의 얼굴을 손으로 쓰다듬기, 꿈에서 나타나기 등을 통해 두 사람의 미래에 대해 관심을 갖게 만든다. 악몽을 꾸는 루벤, 도난당한 그림 앞에서 갑자기 쓰러진 루벤, 동독 비밀경찰에서 CIA가 된 게르하르트 브란트의 관계는 CIA 잠재실험과 루벤의 악몽의 연관성을 암시한다.

 

<미션 임파서블: 루벤>의 중반부 스타일은 악몽과 살인의 위협을 조명의 대비와 익스트림롱숏/클로즈업의 극과 극의 대비로 표현한다. 악몽에서 그림자가 루벤을 에워싸는 장면에서 그림자로 살인의 위협을 표현하며, 현상금 킬러들이 탐정을 살인하려는 장면에서 총 그림자로 살인의 위협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독일 표현주의 기법과 유사한 표현방식을 보여준다. 거대한 발과 검투장 장면에서는 익스트림롱숏으로 로마시대의 거대한 스펙터클을 강조하고,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에서는 익스트림롱숏으로 추락의 속도감을 표현한다.


악몽과 비밀: 심리실험의 숨겨진 진실과 해결되지 않는 사건
 

<미션 임파서블: 루벤>의 후반부에서는 심리실험의 숨겨진 진실과 해결되지 않는 사건을 보여준다. 루벤은 예술 표현을 통한 심리치료를 시도하고, 환자들은 예술작품 절도를 통한 악몽 치료를 시도하는 등 관계의 전도를 보여준다. 탐정 코왈스키의 수사 결과 루벤의 악몽이 아버지의 실험에 의한 부작용에서 비롯된 것이며, 루벤과 코왈스키가 이복형제이며, 루벤의 어머니가 아버지의 잠재실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루벤과 도망친 사실을 밝혀낸다. 게른하르트 집의 영사실 필름에서는 애니메이션 영화 필름 사이에 유명 명화 그림이 들어가 있는 실험 흔적이 발견된다. 도벽이 있는 미미는 새를 그림으로 그리고 꿈에서 새를 날려버리고 새와 함께 들판을 달리면서 자유를 찾게 된다. 루벤은 악몽에서 깨어난 후 예술을 즐기고자 하며, 환자들로부터 ‘예술적 영혼 치료의 일인자님’이라는 극찬을 받는다. 심리실험의 숨겨진 진실, 가족의 비밀이 드러나면서 유명 명화 절도사건은 미해결의 상태로 남게 된다.

 

<미션 임파서블: 루벤>의 후반부 스타일에서는 카메라 움직임을 통해 속도감을 표현하고, 이미지의 유사성으로 루벤-코왈스키 형제의 복선을 암시한다. 루벤과 환자들이 탄 자동차가 공격당하는 장면에서 오토바이 공격, 헬기 폭격, 트럭 공격을 다양한 카메라 움직임으로 보여주면서 액션장면의 스펙터클, 속도감, 박진감을 표현한다. 루벤이 자신의 악몽에서 13점의 그림들이 움직이면서 다가오는 장면에서, 서서히 다가오는 그림들과 수갑에 묶여 있는 루벤의 손을 대비시키며 두려움을 표현한다. 미미의 꿈에서 루벤이 코왈스키로 바뀌는 장면과 유리창에 비치는 코왈스키가 루벤으로 바뀌는 장면은 루벤과 코왈스키의 형제 관계를 암시적으로 표현한다.
 

심리실험의 아이러니: 예술적 영혼 치료의 일인자와 절도사건
 

<미션 임파서블: 루벤>은 아들을 위대한 예술가를 만들려는 아버지의 심리실험이 결국 아들을 유명 명화 절도범으로 만든다는 아이러니를 보여주며, 탐정은 도둑을 잡지 못하고 심리치료사는 자신을 치료하지 못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게른하르트는 심리실험을 통해 아들을 위대한 예술가로 만들기 위해서 영상에 명화를 삽입하지만, 심리치료사가 된 아들은 유명 명화 속 인물들이 공격하는 악몽에 시달리게 되고, 그 환자들은 심리치료사를 위해서 유명 명화를 훔치게 된다. 위대한 예술가를 만들고자 하는 심리치료는 결국 유명 명화 절도범을 만드는 결과로 끝남으로써 상황의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하지만 심리치료사 루벤은 폴리아트 클리닉에서 문학, 음악, 무용, 연극 등 심리치료와 예술의 결합으로 환자들을 치료함으로써 예술 심리 치료의 일인자가 된다.

외면으로 보이는 것과 내면의 진실은 다르다. 탐정 코왈스키는 잔소리 많지만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침묵하는 엄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만, 결국 엄마가 자신을 데리고 아버지 곁을 떠나고 아버지의 존재를 침묵하는 것이 자신에 대한 사랑 때문임을 자각하게 된다. 탐정 코왈스키는 도둑이 누군지 밝혀내지만 자신의 형이 아버지로 인한 심리적 트라우마가 생겨 절도사건을 벌인 사실을 앍게 되어 도둑을 잡지 못한다. 심리치료사 루벤은 다른 사람의 심리치료를 하지만 자신의 악몽이 왜 생긴 것이지 알지 못하고, 환자들의 도움으로 치료받게 된다. 탐정은 도둑을 잡지 못하고, 심리치료사는 자신을 치료하지 못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화를 사적으로 소유하는 ‘수집가’의 활약은 누구나 한 번은 꿈꾸어보는 소망이기에 통쾌함을 안겨준다.

캐릭터는 다양한 인간 유형이 등장하며, 눈이나 팔다리가 여러 개인 인물이 등장하며, 1차원(점) 아버지와 3차원(입체)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2차원(면) 인물도 등장하는 상상력을 보여준다. 장면 하나하나가 독특한 그림체 스타일과 섬세한 미장센으로 구성되어 있고, 한 장면에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 깊이를 보여준다. 애니메이션의 처음부터 끝까지 달팽이가 계속 반복해서 등장한다. 첫 장면에서 기차가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가운데 달팽이가 철로 위를 천천히 지나가고, 과거 영사실 회상 장면에서 루벤이 달팽이와 놀고 싶지만 아버지는 애니메이션을 봐야 한다고 명령하며, 악몽 장면에서 남자 등에 붙은 달팽이가 천천히 기어 다니고, 기차 장면에서 컵에 그려진 달팽이 그림, 컵 안의 달팽이, 달팽이 얼음이 나오고, 마지막 장면에서 선로 위를 지나가는 달팽이를 강조한다. 이런 점에서 달팽이는 루벤의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놀이와 추억을 상징한다. <미션 임파서블: 루벤>은 다양한 유형의 인간을 형상화하여 상상력을 보여주며, 독특한 그림체와 섬세한 미장센을 통해 창의력을 보여준다. <러빙 빈센트> 이후 오랜만에 보는 명품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여러 번의 관람이 필요한 작품이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글 · 서곡숙
문화평론가 및 영화평론가. 비채 문화산업연구소 대표로 있으면서, 세종대학교 겸임교수, 서울시 영상진흥위원회 위원장,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 사무총장, 르몽드 아카데미 원장, 생활ESG영화제 집행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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