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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시민에 겨눈 총구 뒤, ‘포스코’ 있다... 군함 수출·자금줄 의혹
미얀마 시민에 겨눈 총구 뒤, ‘포스코’ 있다... 군함 수출·자금줄 의혹
  • 김유라 기자
  • 승인 2021.11.22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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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족 대학살’ 당시 군함 불법 수출 의혹
국제 사회 우려에도... 군부 자금줄 ‘가스전 사업’ 철수 묵묵부답
ESG A+ 등급? “민간인 학살 계속되고 있다”

포스코와 미얀마 군부의 질긴 인연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2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인터내셔널(이하 포스코)과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이 군함을 민간용도로 위장해 미얀마에 수출했다는 의혹과 관련, 서울지방경찰청이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중에 있다.

2017년 2월 대선조선은 자사가 제조한 선박을 ‘군함용도로 미얀마에 수출하겠다며 방사청에 허가를 요청했다. 해당 선박은 인도네시아 등에 여러 차례 군함(LPD)으로 수출된 전적이 있는 모델이다. 그러나 당시 미얀마 정부는 자국 내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집단 학살해 국제사회의 제재 아래 있었다. 이에 방사청은 ‘정세 불안’을 이유로 군함 수출을 불허했다.

 

용혜인 의원은 포스코가 미얀마에 수출한 선박은 인도네시아 등에 여러 차례 군함(LPD)으로 수출된 전적이 있는 모델이라고 밝혔다. /자료 출처=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공식 홈페이지

로힝야족 대학살 사태는 미얀마 군부가 로힝야족을 공격해, 6천여 명의 사망자와 75만여 명의 난민을 낳은 비극적인 사건이다. 당시 학살 작전을 수행한 군인들은 상부로부터 “어린이든 어른이든, 보이는 모든 것을 죽여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불과 5개월이 지난 같은해 8월, 포스코는 같은 모델의 선박을 ‘민간'용도로 탈바꿈해 방사청에 허가를 신청했고 방사청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 선박은 현재 민간용도가 아닌, 미얀마 해군의 기함으로 활용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지난 15일 “선박이 군함으로 사용될 것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면서 “포스코와 방위사업청이 공모해 군함을 불법 수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그에 따르면 포스코와 제조사 대선조선 임직원은 선박 수출에 앞서, 방산진흥국장이 주관하는 비공식 협의체 <방산수출실무협의회>에 참석해 해당 건을 논의했다. 이후 한 달 뒤, 앞서 수출이 불허됐던 선박에 다목적지원선(MPSV) 용도로 수출승인이 떨어진 것이다.

의혹이 불거지자 포스코 측은 언론을 통해 “미얀마 아웅산 민간 정부가 방위사업청에게 제공한 <선박 용도확약 공문>을 근거로 적법절차에 따라 수출허가를 받은 뒤 수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주의 진영인 아웅산 민간 정부가 군부와 대립관계였음을 의식한 발언일까. 그러나 두 세력은 로힝야족 대학살 사태에 있어서만큼은 사실상 공범으로 알려져 있다.

선박 수출허가가 난 2017년 8월 당시, 아웅산 수치 측은 로힝야족 민간인을 대상으로 구호활동을 펴는 유엔과 국제구호단체까지 '테러 지원 세력'으로 규정하며 대학살을 정당화했다. 포스코는 그런 아웅산 정부로부터 받은 공문을 내세워 해당 거래가 적법함을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미얀마 정부와의 당시 거래는 국제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엔 무기거래조약(ATT) 7조에 따르면 수입국이 국제인권법과 인도법에 대해 중대한 위반을 했을 때 수출을 허가해서는 안 된다.

미얀마 군부는 올해 초 쿠데타를 일으켜 정부를 완전히 장악했다. 군함 수출에 불법 혐의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포스코는 군부 세력에 대한 억제가 필요한 시점에 군함을 제공, 군사력 증진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도덕적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용의원은 “학살과 독재의 주범과 거래하더라도 수출실적만 올리면 그만이라는 방위산업 기조를 자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제사회 만류에도...

무기 사는 군부, 자금 대는 ‘포스코’

미얀마 군부 쿠데타 정부(이하 군부)는 최근 중국·러시아로부터 무기를 수입하는 등 활발하게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 미얀마 정부가 민주주의 및 민간인 탄압에 군사력을 동원하고 있는 만큼 국제사회 제재의 목소리가 매우 높다.

군부에 맞서 민주 정부 역할을 대신하는 연방의회대표위원회(CRPH)는 이런 군사력 증강을 뒷받침하는 자금력 뒤에 세계 굴지의 대기업들, 특히 포스코가 있다고 지적한다. 포스코가 ‘가스전 사업’을 통해 군부 자금을 지원하는 형국이라는 것이다.

 

제작 ·양하은

포스코는 미얀마 '쉐(Shwe) 가스전 사업'에 매년 수천억을 배당하고있다. 이익금은 미얀마 국영석유가스회사인 MOGE에 돌아가고, 그중 55%는 미얀마 정부에 지급된다. 전체 사업금중 포스코의 몫은 23~24% 수준이며, MOGE를 포함한 미얀마 정부 몫은 60~70%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포스코인터가 미얀마 가스전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4,417억원이기 때문에 미얀마 정부가 가져간 돈은 대략 1조원으로 추산된다.

CRPH는 올해 3월 포스코 최정우 회장에 공문을 보내 “오일과 가스관은 미얀마 해외 자금의 핵심 통로다”고 호소했다. 또한 “이런 해외 자금이 군부의 폭력적인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군부 지휘자들을 부유하게 하는 데 사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가스관 사업 철수를 촉구했다.

 

CRPH는 올해 3월 포스코 최정우 회장에 공문을 보내 쉐 가스관 사업이 군부의 자금줄로 활용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 출처=CRPH 페이스북

국제사회도 손을 걷고 나섰다. 미국 상원의원인 제프 머클리 민주당 의원,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의원 등 6명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 MOGE 제재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며, 미얀마 가스전 합작 사업의 수익이 군부를 지원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외 에너지기업 토탈(프랑스)과 세브런(미국)은 지난 5월 미얀마 야다나 가스전 사업을 중단하고 군부를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당시 포스코 또한 “MOGE와 이익금 공유를 계속할지 재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외신에 밝혔다.

그러나 포스코의 투자는 계속될 전망이다. 미얀마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사측의 회계보고서를 인용, 포스코가 가스전 사업에 약 1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보도했다.

 

포스코 ESG 호실적 신빙성 있나? 

“민간인 희생 이어져”

미얀마 민주항쟁에 연대하는 8888 공동행동 관계자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21.08.08. /출처=뉴스1

미얀마 군부는 해외 자금 등을 토대로 세력을 유지하며 독재에 저항하는 민주주의 세력과 민간인을 탄압중에 있다. <미얀마 나우>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미얀마 정부군은 지난 20일(현지) 민가에 군용 헬리콥터 2대를 투입, 1시간 동안 기관총을 난사했다. 또한 지뢰를 막기 위해 청소년 10명과 여성 2명을 ‘인간 방패’로 앞세워 진격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자아냈다. 마을 주민 상당수는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다. 지난 4월에는 군부가 미얀마 북부 카친주에서 ‘포탄’을 투하해, 민간인 3명이 사망한 바 있다.

포스코 인터내셔널의 전신 대우 인터내셔널은 과거 미얀마 군부에 포탄 제조 장비를 산업용 기계로 위장해 수출하고 제조 기술까지 건넸다가 형사처벌을 받은 바 있다. 이렇게 제작된 포탄이 이미 민간인을 향했을지 모른다는 우려에도, 포스코는 사실상 군부의 자금줄을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포스코와 포스코 인터내셔널이 올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 평가에서 A+를 획득한 것이 과연 신빙성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ESG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던 전통적 경영관으로부터 탈피함을 의미한다. 기업이 제품의 생산, 유통, 판매뿐 아니라 소비자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공급망 전반을 윤리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ESG를 내세우는 포스코 최정우 회장의 경영이 사실상 미얀마 시민의 희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회의론이 거세다.

<본지>는 ‘군함 불법 수출’과 ‘쉐 가스관 사업’, 그리고 ‘포탄 제조 기술 수출’과 관련, 포스코에 수차례 취재를 시도했으나 사측은 응하지 않았다.

 

 

글 ·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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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김유라 기자 yulara1996@ilemonde.com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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