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호 구매하기
[서곡숙의 시네마 크리티크] <공조2: 인터내셔날> ― 남한/북한/미국의 불신과 공조의 환상
[서곡숙의 시네마 크리티크] <공조2: 인터내셔날> ― 남한/북한/미국의 불신과 공조의 환상
  • 서곡숙(영화평론가)
  • 승인 2023.08.07 09: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공조2: 인터내셔날>: 공조의 반복과 확산

 

<공조2: 인터내셔날>(이석훈, 2022)은 <공조>(김성훈, 2017)의 2편이며, 관객 수에서 1편 782만 명에 이어 2편 698만 명으로 흥행 시리즈에 등극한다. <공조> 1편이 남한과 북한의 공조였다면, <공조> 2편은 남한, 북한과 미국의 공조로 확대된다. <공조2: 인터내셔날>은 인간미 넘치는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 엘리트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 베타랑 미국 요원 잭(다니엘 헤니)의 갈등과 공조를 다룬다. 이 영화는 북한 특수부대 출신 글로벌 마약 범죄조직의 두목 장명준(진선규)을 잡기 위해서 남한, 북한, 미국의 형사들이 삼각 공조를 펼친다.

 

2. 남한/북한의 공조 위장과 불신의 그림자

 

<공조2: 인터내셔날>의 전반부는 남한/북한의 공조 위장과 불신의 그림자를 보여준다. 공적으로는 북한 형사와 미국 요원의 표면적 갈등에서 남한 형사와 북한 형사의 이면적 갈등으로 변화한다. 미국 뉴욕에서 FBI 잭 요원과 북한 림철령 조장은 함께 북한 출신 마약 범죄조직 두목인 장명준을 검거하고 호송하는 과정에서 장명준을 놓치고 인력 손실을 겪게 되면서 서로에 대해 불신하게 된다. 장명준의 마약 사건과 10억불 비자금 사건에서 잭 요원과 림철령 조장은 정보를 인지하지만, 강진태 형사는 정보에 무지함으로써 조롱의 대상이 됨으로써 정보의 불균형을 보여준다. 남한 형사와 북한 형사는 겉으로는 공조를 표방하지만 속으로는 공조를 불신한다는 점에서 이중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공적 욕망과 사적 욕망의 충돌을 보여준다. 공적으로 강진태는 좌천된 사이버수사대에서 광역수사대로 복귀하기 위해서 림철령과의 합동 작전이 필요하다. 사적으로 아내 박소연(장영남)은 지난 번 납치 사건과 살해 위협의 경험으로 림철령과의 합동 작전이 위험하다고 반대하지만, 처제 박민영(윤아)은 자신이 반한 림철령의 남한 방문과 형부와의 협동 작전에 열광한다. 강진태는 겉으로는 아내의 요구에 순응하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아내의 요구에 불응한다. 이 영화에서 북한과 미국은 북한 마약상의 검거 실패로 공조 실패를 보여주고, 남한과 북한은 표면적 공조와 이면적 불신으로 이중성을 드러내며, 북한 마약상이 한국, 북한, 미국의 적대자로 설정된다.

 

<공조2: 인터내셔날>의 전반부 스타일은 시선과 클로즈업, 편집, 카메라 움직임, 숏 크기의 변화로 위험과 공포, 긴장감, 감시, 불신, 매혹을 표현한다. 뉴욕에서 시한폭탄이 터지는 장면은 시한폭탄, 북한 부하형사의 두려운 표정, 부하형사와 림철령의 마주치는 시선을 바스트숏과 교차편집으로 보여줌으로써 폭발의 위험과 놀람의 충격을 표현한다. 강진태가 세르게이를 추격하는 장면은 자동차 유리창에 매달린 강진태, 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 도로를 건너는 아이, 놀라는 동료 형사, 아이를 구하기 위해 핸들을 돌리는 강진태, 아이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는 자동차를 교차편집으로 보여줌으로써 긴장감을 표현한다. 박소연이 남편 강진태와 림철령을 무릎을 꿇게 한 후 훈계하는 장면은 강진태와 림철령의 클로즈업 원숏, 미디엄 투숏을 보여주다가, 갑자기 카메라가 뒤로 빠지면서 인물 모두의 롱숏이 국정원 감청 화면으로 이어지면서, 형사의 사적 영역에서 공적 감시로의 변화를 표현한다. 박민영이 림철령에게 구애하는 장면은 민영과 철령의 미디엄숏, 다가가는 민영 바스트숏, 곤혹스러워하는 철령 바스트숏 등 다가가는 카메라를 통해 끌림의 긴장감을 표현하고, 민영의 쳐다보는 시선과 철령의 회피하는 시선으로 끌림의 차이를 표현한다.

 

 

3. 남한을 둘러싼 북한/미국의 대립과 공조의 가능성

 

<공조2: 인터내셔날>의 중반부는 남한을 둘러싼 북한/미국의 대립과 공조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공적 미션과 사적 욕망이 상보적 관계를 보여준다. 공적으로 남한/북한/미국은 공조의 위장에서 공조의 가능성으로 변화한다. 남한 형사와 북한 형사는 표면적 공조를 보여주고, 미국 뉴욕 작전 실패로 북한 형사와 미국 요원은 첨예하게 대립한다. 남한/북한/미국 형사의 표면적 공조와 이면적 갈등은 민영/림철령/잭의 삼각관계와 민영의 작전 합류로 인해 실제적 공조로 진행된다. 사적으로 무심한 림철령은 민영의 유혹에도 거부하는 태도를 보이지만, 민영에 대한 잭의 유혹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변화를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남한과 북한은 표면적 공조를 유지하는 데 반해 북한과 미국은 대립을 보여주고, 남한/북한/미국은 처음에 공조를 위장하지만 나중에 여주인공의 합류로 공조의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조2: 인터내셔날>의 중반부 스타일은 시선, 교차편집, 시선과 투숏, 시선의 변화, 앵글의 대조로 순진의 아이러니, 고조된 위기감, 심리의 변화, 상황의 아이러니를 표현한다. 강진태가 국정원 차량을 들여다보는 장면은 창문을 들여다보는 강진태, 놀라는 국정원 요원들, 유리창을 보며 이에 낀 이물질을 빼는 강진태, 안도하는 국정원 요원들, 전화로 국정원을 욕하는 강진태를 교차편집으로 보여줌으로써 순진의 아이러니를 통한 웃음을 표현한다. 김광영이 장명준의 지시로 자폭하는 장면은 포위하는 특공대 롱숏, 시한폭탄 클로즈업, 잭과 림철령-강진태의 마주치는 시선, 시한폭탄을 누르는 김광영 바스트숏을 교차편집으로 보여줌으로써 위기감을 고조시킨다. 박민영이 부상당한 림철령과 잭을 만나는 장면은 부상당한 철령을 보고 놀라는 민영, 부상당한 잭을 보고 반하는 민영, 실망하는 철령과 위로하는 진태를 시선의 변화로 보여줌으로써 인물의 감정 변화를 표현한다. 러시아 요원으로 변장한 잭이 세르게이를 협박하는 장면은 잭의 내려다보는 로우 앵글, 세르게이의 올려다보는 하이 앵글의 대비를 통해서 여자를 유혹하는 러시아 말과 남자 범죄자에 대한 협박으로 인한 상황의 아이러니와 웃음을 표현한다.

 

 

4. 북한의 배신과 남한/북한/미국 공조의 재확신
 

<공조2: 인터내셔날>의 후반부는 북한의 배신과 남한/북한/미국 공조의 재확신을 보여준다. 공적으로 공조에 대한 불신으로 난관에 부딪히지만, 공조의 재결성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남한/북한/미국의 형사는 공조하여 함께 수사하지만, 미국 형사의 폭로와 북한 형사에 대한 불신으로 남한/미국 형사가 공조하게 되고, 상부의 지시를 받은 북한 형사의 배신으로 공조가 깨어진다. 북한 형사는 상부가 범죄조직의 배후세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다시 공조를 제안하고, 남한 형사의 믿음과 미국 형사의 협조로 공조가 재결성된다. 남한/북한/미국은 공조로 마약조직을 소탕하고 독가스 살포를 막아내고 10억불을 기부한다. 공조는 남한/북한/미국 형사의 불신, 북한 형사의 배신, 남한 형사의 믿음으로 계속해서 변화한다. 남한/북한/미국의 공조는 북한의 별도 지령과 개별 행동으로 깨어지지만, 북한의 범죄 배후세력과 마약상이라는 외부의 적에 의해서 다시 공고해진다. 사적으로 북한 형사는 여주인공의 빨간 원피스와 섹시한 춤에 유혹당하고, 미국 형사의 미국 초대에 맞서 립스틱을 선물하면서 사랑을 간접적으로 고백한다. 이 영화에서 남한/북한/미국은 북한의 배신으로 공조가 무너지지만, 북한의 정보, 남한의 믿음, 미국의 협조, 여주인공의 활약으로 공조가 재결성되면서 사건을 해결한다.

 

<공조2: 인터내셔날>의 후반부 스타일은 숏 크기의 변화, 뒷모습과 앞모습의 대비, 슬로우 모션, 버즈아이뷰를 통해 유혹, 박진감, 끌림, 고백을 표현한다. 클럽에서 민영이 바바리코트를 벗고 빨간 원피스를 입은 채 춤을 추는 장면은 섹시한 춤을 추는 민영을 바라보는 철령의 놀라는 표정을 미디엄숏에서 바스트숏으로의 변화로 나타냄으로써 민영에게 유혹당하는 철령의 감정을 표현한다. 림철령과 장명준의 격투 장면은 두 인물의 바스트숏과 풀숏을 번갈아보여 주면서 위험한 상황에 대한 제시와 액션의 박진감을 동시에 표현한다. 림철령/강진태/잭이 사건을 해결하고 걸어오는 장면은 세 사람의 뒷모습 풀숏, 앞모습 미디엄숏, 강진태 바스트숏을 슬로우 모션으로 보여줌으로써 남편 강진태에게 반하는 아내 박소연의 끌림을 표현한다. 림철령이 떠나는 장면은 작별 인사를 하는 철령, 기다리겠다는 민영, 민영을 미국에 초대하는 잭을 미디엄숏으로 보여준 후, 갑자기 되돌아오는 자동차의 버즈아이뷰숏, 립스틱을 선물하는 철령, 감격하는 민영의 바스트숏을 통해 철령의 갑작스러운 고백을 강조한다.

 

 

5. 북한의 배신, 남한의 믿음, 미국의 협조를 통한 공조의 환상

 

<공조2: 인터내셔날>의 내러티브는 적대자 북한의 이중성과 남한/북한/미국 공조의 환상을 보여준다. 우선, 주인공의 축에서 남한/북한/미국 형사가 모두 주인공이며, 북한 출신 범죄조직 두목이 적대자이다. 액션 플롯으로는 남한/북한/미국 형사가 주인공이며, 로맨스 플롯으로는 남한 여주인공과 북한/미국 형사가 삼각관계를 이룬다. 적대자는 항상 북한 출신 범죄자이다. 1편에서는 북한 출신 테러리스트이자 위조지폐 동판 탈취범이 적대자이고, 2편에서는 북한 출신 마약상이자 10억불 보유자가 적대자라는 점에서 공통적으로 북한 출신 범죄자가 적대자로 설정된다. 그래서 북한 인물은 정부요원이 선인으로 설정되고 범죄자가 악인으로 설정되어 이분화된다. 1편과 2편 모두 북한 출신 범죄자는 북한 정부에 대한 원한과 복수를 보여줌으로써 가해자/피해자의 이중성을 드러낸다.

다음으로, 욕망의 축에서 남한/북한/미국 형사는 마약 범죄조직 소탕과 10억불 찾기라는 동일한 욕망을 두고 경쟁한다. 공적 욕망은 장명준 검거를 통한 마약 범죄조직 소탕과 10억불 찾기이며, 사적 욕망은 여주인공 민영의 사랑을 얻는 것이다. 1편과 2편 모두 북한 범죄자와 천문학적 돈이 욕망의 대상으로 설정된다. 1편에서는 여주인공의 일방적인 짝사랑을 보여주지만, 2편에서는 여주인공과 북한/미국 형사의 삼각관계로 로맨스 플롯이 강화된다.

마지막으로, 의사소통의 축에서는 1편에서 북한의 배신과 남한의 믿음으로 남한/북한의 공조가 다시 이어지고, 2편에서도 북한의 배신과 남한의 믿음으로 남한/북한/미국의 공조가 다시 이어진다. 북한 형사는 사적 관계보다 공적 명령을 우선시하여 결정적인 순간에 배신하지만, 남한 형사는 사적 관계와 공적 명령 사이에서 계속 갈등하면서 공조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설정된다. 1편과 2편 모두 공적 복수와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북한 범죄자를 처벌하지만, 천문학적 돈에 대해서는 포기함으로써 범죄자의 탐욕과 형사의 금욕을 대비시킨다. 남한/북한/미국은 공조가 흔들리면 난관에 부딪히지만 공조가 공고해지면 사건을 해결한다는 점에서 공조의 환상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의 축에서는 남한/북한/미국의 형사가 주인공이며 북한 범죄자가 적대자이며, 욕망의 축에서는 북한 범죄조직 소탕과 10억불에 대한 욕망으로 공조가 흔들리며, 의사소통의 축에서는 공조의 실패로 난관에 부딪히지만 공조의 재결성으로 사건을 해결한다.

 

<공조2: 인터내셔날>의 스타일에서 <공조> 1편과 2편의 패러디를 통한 반복과 변형은 남한 형사의 인간미와 북한 형사의 무술 능력을 표현하고, 국정원의 감청 기록은 공권력에 대한 희화화를 표현한다. <공조> 1편과 2편 모두에서 자동차와 아이의 추돌 사고를 막는 장면의 반복과 변형은 아이의 목숨을 살리는 대신 범인을 놓치는 강진태 형사의 인간미를 부각시킨다. <공조> 1편의 물에 젖은 두루마리 휴지를 통한 액션과 <공조> 2편의 짬뽕 국물에 젖은 파리채를 통한 액션의 반복과 변형은 특수부대 출신의 림철령 형사의 탁월한 무술 실력을 강조한다. 국정원이 강진태 형사의 집을 감청하는 장면은 림철령의 ‘북에서 흔한 얼굴’, 박민영의 ‘개진상’, 잭의 ‘존잘’을 기록함으로써 고지식한 업무 처리를 통해 국가 기관과 공권력에 대한 희화화를 보여준다. <공조2: 인터내셔날>은 남한/북한/미국의 공조라는 공적 갈등, 남한 여성을 둘러싼 북한/미국 남성의 사적 친밀감, 경찰/국정원과 남편/아내의 갈등을 통한 웃음으로 액션영화, 코미디영화, 로맨스플롯의 적절한 장르적 혼합을 보여준다.
 

사진 출처: 네이버의 <공조2: 인터내셔날> 포토
 

 

글·서곡숙
영화평론가 및 영화학박사. 현재 청주대학교 영화영상학과 교수로 있으면서,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사무총장, 한국영화교육학회 부회장, 한국영화학회 대외협력상임이사, 계간지 『크리티크 M』 편집위원장,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종상 심사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정기구독을 하시면 온라인에서 서비스하는 기사를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 합니다.
※ 후원 전 필독사항

비공개기사에 대해 후원(결제)하시더라도 기사 전체를 읽으실 수 없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구독 신청을 하시면 기사를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 5000원 이상 기사 후원 후 1:1 문의하기를 작성해주시면 1회에 한해 과월호를 발송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