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인 공영홈쇼핑에서 판매된 한우 제품 일부에 실수로 젖소 고기가 섞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영홈쇼핑은 이 사실을 알고도 한 달간 쉬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인 국민의힘 권명호 의원실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인 공영홈쇼핑이 지난달 초 추석 연휴를 앞두고 진행한 시료 분석 결과 A사의 한우 제품에서 '젖소형' DNA가 검출됐다. 해당 제품은 유명 쉐프가 광고하는 한우 불고기 제품으로 지난 2년 6개월 동안 25만 개 넘게 팔린 공영홈쇼핑의 인기 상품이다.
A사는 불고기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젖소 고기가 섞였다는 입장이다. 공영홈쇼핑 측은 즉시 제품 판매와 방송을 중단했지만, 이미 젖소 고기가 섞인 당일 제조된 제품 1만 3000여 세트가 팔린 뒤였다.
공영홈쇼핑 측은 한 달 넘도록 이 사실을 구매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공분을 샀다. 논란이 일자 공영홈쇼핑은 뒤늦게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공공기관인 공영홈쇼핑을 믿고 구입한 소비자가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다"며 "특단의 대책과 함께 감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3년간 공영홈쇼핑 판매 제품 가운데 불시 점검에서 불량과 오염 등으로 ‘부적합’ 판정이 내려진 사례는 80건에 달한다.
법인카드로 수천만원 ‘펑펑’
공영홈쇼핑 신뢰도 ‘적신호’
최근에는 공영홈쇼핑 임직원들의 방만한 법인카드 사용이 도마에 올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9일과 30일 이틀 간 공영홈쇼핑 임직원들이 사용한 법인카드 금액은 20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건물에 입점한 카페에서만 190만 원이 사용됐다.
법인카드는 대부분 고급 한정식집과 한우 전문점, 배달음식점 등 음식점에서 사용됐다. SSG닷컴 등 온라인쇼핑몰과 마트에서도 580만 원 상당이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영홈쇼핑의 지난해 업무추진비는 6억 2천만 원으로 집계됐다. 임직원 복리후생비와 접대비 명목으로 배정된 금액이다. 이는 공영홈쇼핑(직원 수 340명)과 임직원 수가 비슷한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공단(직원 수 297명)과 비교하면 44배에 이르는 규모다.
이밖에 최근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억대 연봉을 받은 공영홈쇼핑 상임감사 A씨는 2021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법인카드로 5387만원을 지출했다.
조성호 공영홈쇼핑 대표는 2021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1403만원, 사내이사 B씨는 2021년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2795만원을 썼다.
공영홈쇼핑은 지난 2018년에도 법인카드 사용 문제로 감사원의 '기관주의' 통보를 받은 바 있다. 김용민 의원은 "방만 경영 문제로 지적받았는데도 개선되지 않은 만큼 법인카드 사용에 대한 특별한 관리가 필요해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기부 국정감사에서 산하 공공기관인 공영홈쇼핑의 방만경영 지적에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 · 김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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