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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의 원색으로 추억의 얼굴을 채색하는 무스타파와 클라우디아
지중해의 원색으로 추억의 얼굴을 채색하는 무스타파와 클라우디아
  • 성일권
  • 승인 2023.11.26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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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학동, 갤러리 아트컨티뉴 11월10~23일

 

무스타파와 클라우디아 의 작품을 전시중인 아트컨티뉴
무스타파와 클라우디아의 작품을 전시중인 아트컨티뉴

예술가에게 기억은 소중하게 미적 자산이 된다. 범상한 사람들에게 기억은 대개 기쁨과 슬픔과 분노처럼 쉽게 기억되고 덧없이 잊혀지지만, 예술가들의 기억은 강렬한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하늘을 수놓은 갖가지 형태의 뭉게구름처럼 다양한 형태로 모자이크된다.

지중해가 보이는 해변에 살며 작품활동을 벌이는 무스타파 세르다르(Mustafa Serdar,66)와 클로우디아 슈미트(Claudia Schmidt, 57)는 기억 속의 여성들을 강렬한 원색의 색으로 채색하는 부부 화가로, 투르키에와 스위스에서 잘 알려져 있다. 서울 강남구 학동의 갤러리 아트컨티뉴에서 지난 1110~ 23, 전시회를 가진 두 사람을 만났다. 한국에서 4번째 전시회를 가진 이들 부부의 이번 전시는 해미다 이스탄불 아트페어에 역량있는 국내 화가들을 소개하는 AB갤러리와 협업해 주한 트루키에 대사, 스위스대사 등 외교사절이 참관하는등 문화교류의 의미도 가졌다.

무스타파 부부와 다스 슈미트 타르탈리 주한 스위스대사 부부,
무스타파 클라우디아 화가부부(왼쪽 2-3번째)와 다스 슈미트 타르탈리 주한 스위스대사부부 왼쪽 4-5번째)

무스타파, 파랑과 초록의 반추상적 초상화 작품

무스타파 세르다르는 젊은 여성과 색깔에 관한 작업을 하고 있으며 주로 주변인물들의 초상화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여 반추상적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작품은 파랑색과 초록색이 주를 이르고 있으며, 작품에 사용한 색깔이 동일해도 사람마다의 인물 특성을 선으로 표현하여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특히 여성의 얼굴을 양분하여 왼쪽엔 파랑색, 오른쪽엔 초록색으로 칠해, 기쁨과 슬픔을 은유적으로 묘사했다. 큰 눈동자, 도툼하고 붉은 입술, 단정한 모습의 여성은 지중해 연안의 미녀풍이지만, 바다의 물결이 잔잔한 바람에 파랑생과 초록색으로 출렁이며 변하듯이 양가적 감정을 동시에 보여준다. “왜 그림에 아름다운 여성만 등장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나는 내가 만난 여성의 아름다움을 그리려 한다. 그러나 남자는 그리기에 여성만큼 아름답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부인 클로우디아를 의식하듯, “모든 사람은 세상에 오직 단 한사람이며 우리 모두는 소중하다고 덧붙인다.

파랑과 초록으로 채색된 무스타파의 인물화
파랑과 초록으로 채색된 무스타파의 인물화

클라우디아, 뚜렷한 단색으로 소녀의 순수함 담아   

클라우디아 슈미트의 그림은 오랜 세월을 거슬러 기억 속의 소녀를 소환해낸다. 어린 학창 시절을 보낸 스위스의 스쿨룩을 입은 소녀, 또 소녀와 소녀의 친구는 흐릿한 기억를 막 헤집고 나온 듯, 화사하고 생동적이다. 원색의 물감을 사용하는 남편의 화풍처럼, 그녀 역시 빨강, 파랑, 하양, 초록 등 뚜렷한 단색의 인물화를 선보였다.

클라우디아의 초창기 작품은 오래된 가족 앨범에서 영감을 받았고 현재도 가족 대대로 전해져 오는 오래된 앨범을 바탕으로 아이들과 그들의 꿈에 대한 작품을 제작하여 화폭에 담아 내고 있다. 그녀는 이상과 현실이 일치할 수 없을 땐 과거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떠올리면 앞으로 조금씩 한걸음 떠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어렸을 적의 소녀에 대한 기억을 소환한 클라우디아의 그림들
어렸을 적의 소녀에 대한 기억을 소환한 클라우디아의 그림들

전시가 끝나고서도 두 작가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아트컨티뉴는 아트컨티뉴유튜브 채널에서도 볼 수 있게 했다.

(https://www.instagram.com/p/Cz-qUIKPW_O/)

런던에서 투르키에 출신의 무스타파는 전기공학을, 스위스 출신의 클라우디아는 미술을 공부하다가 만나 결혼했고, 현재 지중해 연안의  투르키에 남부 아다나와 메르신에서 살면서 한국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한국의 문화와 예술에 빠진 무스타파가 6개월 전, 대학 내 한국어 과정에 등록하여 한국어를 배우는 등 한동안 서울에 거주해야 해서, 클로우디아도 졸지에 한국에 체류하며 미술 활동을 하고 있다.

성일권/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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