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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은 선한 아비투스의 매개체
와인은 선한 아비투스의 매개체
  • 김나현 기자
  • 승인 2024.02.14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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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아비투스는 사회적 자본확대에도 기여
NARA 6호
NARA 6호

와인의 인기가 뜨겁고 거세다. 미지근하며, 식도를 타고 온몸으로 은근하게 퍼지는 와인의 속성과는 사뭇 다르다. 칵테일 한 잔 가격에 와인을 사 먹을 수 있는 동네 와인바는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대형마트에서는 저렴한 가격대의 와인을 다양하게 선보이며 고객 확보에 힘쓰고 있다. 동네 편의점은 또 어떠한가. 1-2만원 대의 와인은 편의점의 주력상품이자 베스트셀러다. 와인은 더이상 부유층의 전유물이 아닌,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대중픽(Pick)’이 됐다.

이러한 와인의 대중성과 일상성에 주목한 곳이 있다. 바로 와인 문화의 선두 주자이자 우리나라 대표 와인 유통업체인 ‘나라셀라’다. 나라셀라는 와인을 혀끝만이 아닌 눈과 머리로 즐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와인과 관련한 이야기를 엮어 매거진을 발간한다.

그동안은 <RISE>라는 이름으로 와인업계 관계자에게만 공개되었지만, 지난호부터 <NARA>로 탈바꿈해 일반 독자도 접할 수 있게 됐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으로 잘 알려진 ㈜르몽드코리아와 두 번째로 합을 맞춰 더욱 수준 높은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번 <NARA> 6호는 지휘자이자 와인애호가인 금난새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공연에서 와인이 갖는 의미를 듣는다. 그가 이끄는 오케스트라의 조화로운 화음은 좋은 토양과 빛과 바람 등 다양한 요소가 하모니를 이뤄 맛을 내는 와인 한 잔과 닮았다. 또한, 7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장인정신을 추구하고 있는 프라팡의 셀러마스터 패트리스 피베토와 만나 ‘꼬냑’의 세계에 빠져본다. 이번 호에서는 프라팡 및 꼬냑에 대한 설명과 함께 한국 소비자를 위한 프라팡 추천 꼬냑 셀렉션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흥선대원군이 아끼던 한옥을 복원한 레스토랑 <석파랑>의 김주원 대표, 김수진 실장과 만나 전통 한식속의 와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언뜻 낯설게 느껴지는 조합을 음미하다 보면 마치 와인의 테이스팅 노트처럼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한곳에 기록되어 조화를 이룬다.

이밖에 황영미 영화평론가는, 와인을 배경으로 한 영화 <어느 멋진 순간> 촬영지 여행기를 생생히 들려준다. 권은중 와인평론가는 지난 호에 이어, ‘MZ세대’의 똑똑한 와인 소비법을 흥미롭게 분석한다.

와인이 확장하는 아비투스의 미학

<NARA> 6호의 열쇠말은 ‘아비투스(HABITUS)’다. 프랑스 철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가 처음 사용한 이 개념은 사회문화적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제2의 본성, 즉 타인과 나를 구별 짓는 취향, 습관, 아우라를 뜻한다. 라틴어로 태도, 모습, 외관, 상태 등을 의미하는 아비투스는 영어단어 'Habit(습관)'의 어원이기도 하다.

좋은 아비투스는 차별화한 문화자본의 축적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부자와 빈자의 관계가 상호배타적인 물적자본과 달리, 문화자본은 소통과 나눔을 지향한다. 그렇다면 실체가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문화자본은 어떻게 축적할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는 이웃과 나누는 와인 한잔에서 그 답을 찾을지도 모른다. 현대 문화 활동의 꽃으로 자리 잡은 와인은 문화자본을 확장하는 좋은 도구가 된다. 가히, 선한 아비투스의 매개체로 명명할 만하다.

한편, 아비투스는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의 의미로도 쓰인다. 조금은 생소하게 느껴지는 개념은 사실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본질, 더 나아가 삶 전반을 아우른다. 그 점에서도 아비투스와 와인은 밀접하다. ‘내가 먹는 음식이 나를 만든다’는 말처럼, 우리가 마시는 한잔의 와인은 결국 각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폭로하는 아비투스로 드러나게 된다.

이번 <NARA>6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아비투스와 와인의 관계에 주목했다. 특히 ‘와인이 확장하는 아비투스의 미학’이란 주제 아래, 와인을 매개로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모이는 생생한 현장을 전한다. 또한, 와인을 통한 문화 활동 및 사회봉사 활동, 와인의 미학이 담긴 문학과 영화 등을 조명한다.

와인 매거진 <NARA>는 와인 그 이상의 새롭고 수준 높은 주제로 일 년에 두 번 독자들을 찾아간다. 이번 6호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나현 기자: tmng10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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