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의류 브랜드 노스페이스 등을 운영하는 영원무역의 지주사 영원무역홀딩스가 영화 <건국전쟁>을 본 직원들에게 현금 5만 원을 지급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건국전쟁>은 개봉 이후 이승만 전 대통령 우상화로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인 작품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영원무역홀딩스는 2월께 '건국전쟁 영화관람 지원' 사내 공지를 통해 영화를 본 뒤 영화관람권과 영수증을 첨부하면, 식사비 1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며칠 뒤 재공지에서는 "영화관람권 1매당 5만 원 지원해드린다"며 "영화관람권만 제출해주시면 된다"고 영화관람 지원을 대폭 늘렸다.

1만 원에서 5만 원 지급으로 혜택을 상향 조정해 회사 차원에서 직원들의 <건국전쟁> 관람을 더 강력하게 독려한 셈이다. 비용 지급일은 3월 11일과 4월 9일로 예정했다.

 

영화 푯값은 통상 1만~1만 5000원 수준이다. 영원무역홀딩스 직원의 경우, 영화를 보고 3만 5000원 정도의 차익을 남길 수 있다. 이와 같은 회사의 방침은 최근 논란이 된 '페이백 마케팅'과 유사하다. 영화 <건국전쟁> 공동 제작사인 보수단체 트루스포럼은 '건국전쟁 청년관람 지원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영화관람권을 인증하면 푯값을 돌려주는 '페이백 마케팅'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 영화진흥위원회는 "시장교란행위인지를 검토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원무역홀딩스 관계자는 8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영화 관람을 지원한 것은 일상적인 사내 이벤트 중 하나이며, 관람 여부는 임직원들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며 "이전에도 임직원들의 문화생활 독려 차원에서, 화제성이 있는 연극, 뮤지컬, 스포츠 등의 관람을 지원하는 이벤트를 진행해온 바 있다"고 밝혔다.

<본지>는 취재를 위해 영원무역홀딩스와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공식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한편, 영화 <건국전쟁>은 12일 15시 기준 누적 관객 수 114만 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넘어섰다. 3월 박스오피스 6위를 기록하고 있다. 보수층을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되는 단체관람 운동이 흥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승만 미화에 앞장서온 일부 보수 언론은 지난 2월 말 편집국 중심으로 단체관람을 진행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두겸 울산시장의 울산광역시는 공무원들에게 MT 계획으로 건국전쟁 영화를 관람을 제시했고, 실제로 일부 공무원들은 의사와 관계없이 영화를 봐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