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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숙의 문화톡톡] 예술과 기술의 협업! 예술 창작과정의 혁신을 가져오다?
[이인숙의 문화톡톡] 예술과 기술의 협업! 예술 창작과정의 혁신을 가져오다?
  • 이인숙(문화평론가)
  • 승인 2025.04.14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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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는 예술에서 기술을 말할 때 그 예술을 표현하기 위한 기술, 다시 말해 공연예술에서의 신체적 기능이나 감정표현 방식, 성량, 표현에 효율적인 신체의 기능, 그리고 붓을 사용하는 테크닉이나 기법, 방식 혹은 무대장치 등에 대해 말하곤 하였다. 예술에서 예술가가 가지고 있는 기술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그 기술은 그 예술을 표현하기 위해 오랜 시간 연마하고 개발하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그 예술가의 방식으로 체계화된 것이므로 예술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때로는 너무 현란한 테크닉으로 알맹이 없는 예술 작품으로 그 예술이 추구하는 본질을 가리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예술에서의 예술가의 기술은 예술의 한 부분임에는 변함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현시대에서, 특히 디지털, AI 시대에서의 기술은 예술을 표현하기 위한 인간의 신체적 능력이나 철학적 고뇌의 산물, 사회적 분석을 통한 개념설정과 표현, 심리적 공감이나 통찰로서가 아니라 영상기술이나 정보매체 중심의 기술을 융합하거나 활용한 제작적 기술을 말한다.

 

예술과 기술

예술(Art)과 기술(Technology)은 서로 다른 목적과 접근 방식을 가지지만, 때로는 밀접하게 연결되기도 한다.

첫째, 예술과 기술은 목적 자체가 다르다. 예술은 감정, 생각, 가치관 등을 표현하고 공유하며, 미적 경험과 철학적 탐구를 중시하는 반면, 기술은 문제를 해결하거나 특정 목표를 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효율성과 실용성을 중시한다.  둘째, 창작 과정에서 예술은 개방적이고 직관적인 접근이 많으며, 창작자의 감성과 해석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기술은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과학적 방법론과 실험을 기반으로 발전해 왔다. 셋째, 결과물의 성격에서 예술은 고유한 작품이 되며, 감상자마다 다르게 해석될 수 있지만 기술은 보편적이고 반복 가능한 결과를 목표로 하며,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넷째, 진화 방식에서 예술은 사회적, 문화적 변화에 영향을 받아 새로운 형태와 스타일로 발전해 왔다. 반면 기술은 과학과 공학의 발전에 따라 점진적으로 개선되며, 보통 기존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이 탄생한다. 다섯째, 사회적 역할에서 예술은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시대를 반영하는 역할을 하지만 기술은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산업과 경제의 발전을 촉진한다.

현대에는 예술과 기술이 융합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미디어 아트, 인공지능을 활용한 창작, VR, AR, 인터랙티브, 스트리밍 등 예술과 기술이 결합되어 새로운 형태의 창작물이 탄생하고 있다.

 

미디어 댄스 퍼포먼스  (출처  You tube :  Plie Arts Company)
미디어 댄스 퍼포먼스 (출처 You tube : Plie Arts Company)

예술과 기술의 접점은 크게 표현 방식, 도구, 경험의 확장, 창작 과정의 혁신 등의 측면에서 나타나는데 표현 방식의 확장적인 측면에서 기술은 예술이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도록 돕으며 창작 도구로서의 기술은 예술가들이 사용하는 도구로 작용한다. 인공지능(AI)은 회화, 음악, 시 등을 창작하기도 음악을 작곡하기도 한다. 예술에서 기술의 활용을 통해 기존의 예술 감상 방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경험이 가능하다. 기존의 예술현장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경험과 감각의 확장, 인터랙티브 영상 등 관객 참여형 시스템 구축을 가능하게 하고, 프로젝션 맵핑, 홀로그램 기술이 적용된 멀티미디어 무대 연출 공연, 심박수, 뇌파 등 생체 감각 데이터를 반영한 예술적 표현도 가능하다.

 

인간과 기술의 협업! 예술 창작과정의 혁신을 가져오다?

현대는 기술이 창작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기도 한다. 3D 프린팅, CNC(Computerized Numerical Control)조각기 등의 디지털 제작 기술을 활용한 조각 및 건축, 블록체인 & NFT(Non-fungible token)의 예술 작품의 소유권 보장 등으로 디지털 아트 시장 형성, 유전자 조작이나 미생물을 활용한 생명공학 & 바이오아트 등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새로운 경험과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던 것들이 실현 가능한 시대가 된 것이다.

기술과 예술이 결합하면서 인간 창작자와 기계의 협업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AI가 초안을 만들고 인간이 수정하는 창작 방식, 로봇과 인간이 함께 공연하는 무용 및 연극, 알고리즘 기반의 생성 예술(Generative Art) 등 예술과 기술은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하고 있다. 예술에서 기술은 단순한 도구나 수단이 아니라, 창작과 감상의 본질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대 예술에서는 때때로 기술 그 자체가 예술보다 우선시되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한다.

 

1. 예술에서 기술의 필요성

예술이 단순한 감성적 표현을 넘어선다면, 기술적인 요소는 필수적이게 된다. 춤, 음악, 회화, 조각, 건축 등 전통적 예술도 기술적 탐구를 통해 발전해온 것 또한 사실이다. 예술은 시대에 따라 새로운 매체를 활용하는데, 이는 매체의 확장을 통해 예술의 표현영역 또한 영향을 받아왔다. 사진, 영화, 디지털 미디어 등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새로운 예술 언어로 자리 잡았고 새로운 장르를 출현시켰다. 예술은 이상적인 관념만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체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술적 숙련도와 방법론은 제작 과정에서의 필수 요소로 작용한다.

 

2. 기술 중심적 사고의 위험성

그러나 현대 예술에서는 기술이 주목받으면서 예술의 본질이 흐려지는 경우가 있다. 작품이 기술적인 성과에만 집중하여 정작 예술적 의미나 철학적 깊이는 소홀히 다루어져 예술인지 기술인지 혼동스러운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이는 예술로서의 기술이 아니라 기술을 위한 기술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AI가 창작한 그림이 주목받지만, 그 그림이 전달하는 감성과 의미는 오히려 뒷전이 되는 경우처럼, "누가, 왜, 어떻게"보다 "어떤 기술로 만들었는가"가 강조되어 예술가나 작품보다 기술이 더 주목을 받는 문제가 발생 될 수 있다. 나아가 디지털 기반의 예술이 많아지면서, 기술이 이해되지 않으면 감상 자체가 어려워지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알고리즘 아트나 NFT 아트는 기술적 개념을 모르면 감상하는 데 거리감이 생길 수 있다.

 

3. 기술과 예술의 균형

기술은 도구지만, 예술의 본질을 흐리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보다는 예술적 개념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고 예술에서 기술을 사용하는 이유가 명확해야 할뿐더러 단순히 "새로운 기술이니까"가 아니라, 기술이 예술적 감동을 증폭시키거나, 전달력을 높이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는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기술적 효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감성적인 경험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기술의 감성적 활용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영화에서 CG 기술이 많아졌지만, 좋은 영화는 여전히 서사와 감동을 중심으로 하는 경우가 더 많이 있다. 기술이 아니라 표현 방식의 진화로 이해하여 기술을 새로운 "재료"로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사료 된다. 마치 유화, 대리석, 캔버스가 하나의 매체였듯이, 기술도 그 자체가 표현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을 예술의 도구로 활용할 것인지, 본질적인 요소로 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계속 되겠지만 궁극적으로 예술은 기술보다 인간의 감각과 사고, 경험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점이 무엇보다 강조 되어야 한다.

 

4. 기술에 압도 당하지 않는 예술작품

공연예술뿐만 아니라 예술 전반에서 기술(테크닉 포함)이 본질을 압도하는 경향이 있다. 기술은 표현을 돕는 도구이지만, 때로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 예술의 본질을 흐리는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무용에서는 고난도 테크닉이 감동을 대체하거나, 기술적 완성도가 높으면 예술적 가치도 높은 것으로 간주되는 현상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예술가의 역할 또한 다시 조명되어야 할 부분이다. 기술에 종속되지 않고 예술의 본질을 유지하기 위해 예술가가 해야 할 역할은 공연예술이 단순한 신체 기술의 향연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 사고, 철학을 전달하는 예술임을 다시 인식하고 표현의 본질을 다시 정의할 필요가 있다. 테크닉은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의미를 전달하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점을 관객과 창작자가 함께 인식해야 할 것이다. 기술이 없이도 작품이 성립할 수 있도록, 핵심적인 감각과 메시지를 먼저 구축한 후 기술을 활용하는 접근법이 필요하다.

 

5. 시대 변화 속에서 예술가로서의 정체성과 역할

테크닉이나 기술 발전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예술가의 사고와 철학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 할 것이다. AI,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의 기술이 발전하는 시대에, 예술가로서 인간의 몸과 감각이 가지는 고유한 가치가 무엇인지 재정의하는 연구와 작업이 어느 시대보다 중요함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예술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예술의 본질을 중심에 두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고 기술이 발전하고, 테크닉이 더 화려해지더라도, 그것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쓰일 것인지를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기술과 테크닉은 표현을 위한 도구일 뿐, 예술은 단순히 ‘잘하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이야기하느냐’의 문제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이것이 예술가로서 가져야 할 본질적인 태도다.

예술가들이 대중의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하다 보면 기술 중심의 창작 방식이 우세해지고, 인간 고유의 창작성과 철학적 사고가 약화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생긴다. 특히 AI가 창작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경우, AI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패턴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예술이 획일화되거나 본질적인 의미를 잃을 수도 있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예술가들이 단순히 기술에 의존하기보다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예술의 본질을 지키는 방식을 고민해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예술가들은 “기술이 아니라 ‘나’만이 할 수 있는 예술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태도가 필요한 이유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의적 요소 즉, 비논리적인 감정 표현, 즉흥적인 선택, 몸의 예측 불가능성 등을 유지, AI가 제공하는 안무나 음악을 단순히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인간적 감각을 명확하게 대입시켜 작품을 완성해 가는 방식, 기계와 협업하더라도, 인간의 창작성이 중심이 되고 기술이 만들어낸 패턴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예상할 수 없는 창작을 유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즉흥적인 작업, 우연적 요소를 포함하는 창작 방법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시도해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기술은 예술을 확장할 수 있는 도구지만, 그것이 예술의 본질을 대체해서는 안 될 것이다.

AI가 예술 창작에 깊이 개입하면서, 예술의 본질과 인간이 가진 창조성의 고유성이 위협받을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의외성, 위기관리능력, 다양성 같은 요소들이 사라지면 예술의 생명력도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이 걱정되는 부분이다.

 

예술과 기술의 융합출저-You tube : Art match-mashups 김창겸작가의 작품 및 진술을 학습한 생성물)
예술과 기술의 융합
(출저-You tube : Art match-mashups 김창겸작가의 작품 및 진술을 학습한 생성물)

 

예술이 가져야 할 속성

1. 예측 불가능성, 인간의 경험, 감각적 깊이

예측 불가능성과 우연성, 위기관리능력과 즉각적인 반응, 인간의 경험과 감정이 반영된 창작, 예술의 다양성과 독창성은 인간 예술가의 특징이다. AI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패턴을 기반으로 창작하지만, 인간의 예술은 패턴을 넘어서는 예측 불가능성이 있다. 창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우연한 실수, 즉흥적인 선택, 예측할 수 없는 감각적 변화는 AI가 쉽게 구현할 수 없는 요소이다. 예술은 단순히 결과물이 아니라, 실시간 창작 과정이 포함된다. 무대 위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음악 오류, 조명 문제, 배우의 실수 등)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과 대응 능력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다. 인간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직관적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는 경험을 모방할 수 있지만, 실제 인간의 감각과 감정을 느끼지는 못한다. 예술은 단순히 ‘잘 만든 작품’이 아니라, 작가 개인의 삶, 시대적 맥락, 철학적 질문들이 담겨 있는 것이기에 인간 예술가만이 삶에서 느낀 감정과 철학을 녹여낸 예술을 창조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 예술가는 주류와 다른 것, 비정형적인 것, 실험적인 것을 창조할 수 있는 존재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 AI가 인간의 창작성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까?

이론적으로는 AI가 언젠가 인간보다 더 창의적인 예술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그러나 AI가 예술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한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째, AI는 '무엇을' 만들지는 알지만, '왜' 만드는지는 모른다. 예술은 단순히 아름다운 결과물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의미, 철학적 질문, 개인적 경험이 반영된 과정이기에 예술의 목적과 존재 이유를 결정하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둘째, AI의 학습 데이터는 인간의 창작물에 의존한다, 그렇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것은 어렵다. 결국 AI가 생성하는 모든 예술은 인간이 만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인간 창작의 ‘파생물’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다. 셋째, 인간이 창작을 멈춘다면, AI 역시 발전할 수 없다. 예술은 기술이 아니라, 감각과 해석의 문제다. 예술은 단순히 기술적으로 완벽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작품이 주는 감각과 해석이 중요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같은 그림이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감동을 주고, 어떤 사람에게는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예술은 감상자의 해석에 따라 의미가 변화하는데, AI는 감상자의 경험을 고려하여 작품을 새롭게 정의하는 능력이 없다.

만약 AI가 인간 예술을 넘어선다면? 예술의 미래는?

가장 극단적인 시나리오로, AI가 인간보다 더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예술을 만들어낼 경우, 인간 예술가의 역할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 경우에도, 인간 예술가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예술을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 AI와 협업하는 새로운 형태의 예술가, 인간이 가진 ‘몸의 예술’이 더욱 중요해지고 예술의 본질이 변화할 수도 있다. AI가 예술을 만든다고 해도, 그 작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다. 예술은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감상하고 해석하는가도 중요한 영역이기 때문이며 예술가는 작품이 가지는 사회적·철학적 의미를 부여하고, 시대적 맥락을 해석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AI가 단독으로 창작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은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AI는 그것을 기반으로 발전시키는 방식으로 공존할 가능성이 있다. 무용, 연극, 음악 연주 등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신체적 예술은 AI가 완벽히 대체하기 어렵다. 예술이 더욱 인간적인 요소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예술은 인간이 창조하는 것이었지만, AI 시대에는 ‘인간과 AI의 관계 속에서 새로운 예술 개념’이 생길 수도 있다. 예술의 본질을 ‘인간의 창작’에서 ‘감각과 경험을 공유하는 과정’으로 재정의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AI가 예술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예술의 역할을 다시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AI가 발전할수록, 예술이 단순한 기술적 성취가 아니라 ‘인간의 경험과 감각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점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예술가로서, 혹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AI 시대에도 예술이 본질을 잃지 않도록, 인간 고유의 창조성과 감각을 지켜나가는 것이다. 단순히 기술에 반대하거나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예술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하겠다.

AI가 인간의 창작 능력을 능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만이 가지는 문서화 될 수 없는 경험과 느낌, 감각은 예술로서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술을 활용하는 예술가의 심리적 태도와 가치관 그리고 인류에 대한 공감과 문제점을 인식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AI가 점점 더 정교한 창작을 해내더라도, 인간만이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감각과 공감의 영역은 예술의 본질로 남아야 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예술가가 단순히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기술과 인간성의 경계를 탐구하고 새로운 예술적 가치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과 사회적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깊이 공감해야 하며 예술가뿐만 아니라 관객과 사회도 예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필요하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예술가들은 기술과 인간성의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예술적 실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글·이인숙
문화평론가, 교육학박사, 문화예술경영전공. 현재 청주대학교 영화영상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ESG위원회 공연예술위원회 위원장, 북경수도사범대학교과덕대학 공연예술대학부학장역임, 한국연기예술학회이사, 국제문화예술교육교류협회회장, EINSchool이사, 국제문화&예술학회 국제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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