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다양성 주간을 알고계십니까? 2015년부터 문화다양성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이해를 증진하기 위해 국제연합(UN)이 정한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인 매년 5월 21일부터 일주일간 운영된다. 2025년은 유네스코 문화다양성 협약 제정 20주년이 되는해로 대한민국에서도 5월 21일부터 27일까지 전국에서 문학, 미술, 영화, 음악, 전통예술,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로 문화다양성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행사를 개최하였다.
유네스코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와 증진에 관한 협약’은 문화재화와 서비스가 단순한 상품이 아닌, 각국의 정체성과 가치가 반영된 요소임을 인정하고, 이를 보호・증진하기 위해 2005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채택되었다. 협약은 문화정책 개발 및 이행지원, 개도국 문화산업 육성, 디지털 환경에서의 문화다양성 보호 등을 주요 목표로 하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150여개국이 가입해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본 협약에서 문화다양성은 “집단과 사회의 문화가 표현되는 다양한 방식을 말한다. 이러한 표현들은 집단 및 사회의 내부 또는 집단 및 사회 상호간에 전해진다. 문화다양성은 여러 가지 문화적 표현을 통해 인류의 문화유산을 표현하고, 풍요롭게 하며, 전달하는 데 사용되는 다양한 방식뿐 아니라, 그 방법과 기술이 무엇이든지 간에 문화적 표현의 다양한 형태의 예술적 창조, 생산, 보급, 배포 및 향유를 통해서도 명확하게 나타난다.”라고 해석하고 있다. 또한, 협약의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유네스코 문화다양성 협약 정부간위원회>를 주요기구로 유네스코 지역 그룹별로 선출된 24개 위원국으로 구성된다. 위원국들은 협약의 이행현황을 점검하고, 문화다양성 보호와 증진을 위한 정책방향과 실행 전략을 논의하는 역할을 맡는다. 우리나라는 2023년부터 2027년 위원국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26년에 열릴 제19차 정부간위원회 부의장국으로 선출되었다. 이에 따라 협약 이행 논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문화다양성 보호 및 개도국 지원을 위한 협력방안을 검토해나갈 예정이다. 협약 20주년을 계기로 국내의 우수정책 사례를 발굴・공유하고 AI 및 디지털 플랫폼이 문화창의산업과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를 촉진하고 국제협력을 모색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문화다양성 정책은 다문화 및 외국인 대상 복지와 처우개선에서 출발하여, 2005년 문화체육관광부처 내 ‘외국인근로자 문화적 지원관제 탑승팀’을 운영하여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국민 인식개선, 홍보 등 18개 사업을 발굴 추진하였다. 2010년 유네스코 문화다양성 협약 비준국으로 국제적 의무가 부여되었고,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다양성의 보호화 증진에 관한 법률」 약칭 문화다양성 법 제정으로 문화다양성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였다. 이를 토대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문화다양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근간에는 문화다양성 보호와 증진을 위한 정책 추진 현황 및 세부 이행 평가 결과를 담은 연차보고서가 발행되고 있다. 현, 우리나라의 문화다양성 정책 현황은 단순히 여러 문화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을 넘어, 각 문화의 가치를 존중하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문화적으로 차별받지 않으며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① [문화예술 및 콘텐츠 분야 다양성 증진과 가치 확산] 다양한 배경과 시각을 가진 창작자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다채로운 문화예술 콘텐츠가 생산 및 유통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의 문화적 토양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데 기여한다.
② [인권 측면의 문화권 보장] 사회적 소수자, 취약 계층 등 문화적으로 소외될 수 있는 이들의 문화권을 보장하고 문화 접근성을 높이는 노력이 포함된다. 모든 시민이 동등하게 문화를 향유할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한고 있다.
③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문화예술정책] 환경 문제와 문화다양성을 연결하여 지속 가능한 문화 활동을 모색하는 정책 방향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문화가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④ [국제적 노력 동참 및 협력] 유네스코의 문화다양성 선언과 협약 등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며, 문화다양성 보호를 위한 국제 협력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2024년 문화다양성 정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 국민 중 "문화다양성을 안다"고 응답한 비율은 27.3% 수준으로, 아직 문화다양성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충분히 높지 않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는 정책의 성과 확산 및 대국민 인식 제고가 필요함을 시사하며, 그동안 추진된 정책의 성과와 한계를 분석하고 미래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포럼 등이 마련되기도 하였다. 현재의 정책 현황 분석 및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향후 문화다양성 정책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① [국민 인식 및 참여 확대] 문화다양성에 대한 낮은 인식을 개선하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안이 중요하다. 교육, 캠페인,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 등을 통해 문화다양성의 가치를 알리고 일상 속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력이 강화될 것이다.
② [새로운 사회 환경 변화 반영] 한국 사회의 다문화화 심화, 디지털 전환, 기후 변화 등 급변하는 사회 환경을 반영한 새로운 정책 의제 발굴이 필요합하다. 예를 들어, 이주민의 문화권 보장, 온라인 공간에서의 문화다양성 증진,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문화적 실천 등이 더욱 중요한 정책 과제가 될 수 있다.
③ [법적·제도적 기반 강화] 문화다양성 보호를 위한 법적 제도와 정책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개선하여,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부동산 관련 법률 검토나 지역 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보존 활동 지원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제도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다.
대한민국은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을 기반으로 문화예술, 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문화다양성 증진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정책의 효과성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국민 인식을 확대하며, 변화하는 사회 환경을 반영한 새로운 사회통합으로서의 정책으로 발전할 수 있다. 문화다양성 정책이 실제로 사회통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체적인 사례들이 있다.
① [스포츠 활동을 통한 자연스러운 통합] 정책적으로 지원되거나 장려되는 지역 사회의 스포츠 프로그램에 다양한 국적이나 문화적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함께 참여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에 온 미국 아이가 농구 연습을 하다가 한국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되고, 함께 농구를 하면서 친구를 사귀고 학교생활에 적응했다는 이야기는 스포츠가 언어의 장벽이나 문화적 차이를 넘어 사람들을 연결하는 강력한 힘이 있음을 보여준다. 정책은 이러한 스포츠 활동 공간을 마련하거나 프로그램을 지원함으로써 서로 다른 배경의 사람들이 물리적으로 만나고 함께 긍정적인 경험을 공유할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신체 활동 중심의 스포츠는 문화적 배경 지식 없이도 참여 가능하며, 함께 땀 흘리고 목표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인간적인 유대감을 형성하기 쉽다. 이는 서로를 '다름'이 아닌 '함께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하여 통합에 기여한다.
②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한 교류 및 이해 증진] 정부 부처나 공공 기관에서 지원하는 '무지개다리 사업'과 같은 문화다양성 증진 사업들이 해당된다 이러한 사업들은 종종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는 예술 교육, 공연, 전시, 축제 등의 형태로 운영된다. 예를 들어, 다문화 가정 구성원들과 비다문화 가정 구성원들이 함께 전통 악기를 배우거나, 각국의 음식을 만들어 나누거나, 서로의 전통 무용을 가르치고 배우는 프로그램들이 진행될 수 있다. 문화예술 활동은 감정을 공유하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과정에서 깊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또한, 서로의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편견을 줄이고 다양성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키며, 이는 사회적 거리감을 좁히고 통합을 촉진한다.
③ [문화다양성 주간 운영 및 관련 행사 개최] 매년 5월 21일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을 기념하여 '문화다양성 주간'을 운영하고 관련 행사들을 개최하는 것은 정책적인 노력의 일환이다
. 이 기간 동안 다양한 문화 관련 전시, 공연, 체험 프로그램, 포럼 등이 전국 각지에서 열린다 이러한 행사들은 일반 국민들이 다양한 문화를 쉽게 접하고 이해할 기회를 제공한다. 문화다양성의 가치를 알리고, 다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키며,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마련하여 사회적 이해와 통합에 기여한다.
④ [학교에서의 문화다양성 교육 강화] 교육부 등 관련 부처에서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문화다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정책을 추진한다. 학교 교과 과정에 문화다양성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거나, 다문화 이해 교육 특별 활동을 운영하는 것이 예시가 될 수 있다. 성장기부터 문화적 차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기르게 함으로써, 미래 사회의 갈등을 예방하고 통합적인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주 배경 학생들의 학교 적응에도 도움을 주어 학교 내 통합을 촉진한다.

이렇듯 문화다양성 정책은 단순히 다양한 문화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고 서로를 이해하며 존중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회통합이 촉진된다.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이해하려는 정책적 노력은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 사이의 장벽을 허무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미국 문화처럼 한국 사람에게는 익숙하지만 다른 문화권 사람에게는 낯선 경험이 있을 때,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인지하고 이해하려는 시도는 서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오해를 줄이는 데 기여한다. 스포츠와 같이 신체 활동이 중심이 되는 분야는 문화적 차이를 초월하여 사람들이 함께 땀 흘리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서 유대감을 형성하는 강력한 매개가 된다. 언어가 다르더라도 함께 공을 차거나 던지며 신체의 움직임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친구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은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통합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문화예술 교육이나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고 교류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연결성을 강화하고 통합감을 증진할 수 있다. 예술 활동은 언어나 문화의 장벽을 넘어 서로 소통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문화다양성은 단순히 서로 다른 문화를 인정하는 것을 넘어서 실제적인 교류와 이해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는 통합적인 사회를 만드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발전해야 더 큰 사업 통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글·전영주문화평론가. 지역에서 문화기획 및 행정가로서 일하고 있으며, 현재 청주대 영화언론콘텐츠학과 대학원 박사 과정 중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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