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의 날개를 펼치며 환한 조명 아래 모습을 드러내기 직전 백조가 기도문을 속삭인다.“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그 순간 그녀는 더 이상 동구권이 몰락하던 당시 소련을 탈출해 이집트로 망명한 예카테리나 이바노브나가 아니다.어머니의 눈물로 이루어진 호수에 사는 백조의 여왕 오데트다.절대적 악의 화신 로트바르트 역의 스타 발레리노 해니가 어둠 속에 숨어 있다.차이콥스키의 선율에 맞춰 백조들과 함께 몇 발짝 원무를 추던 로트바르트는 왕자와 최후의 일전을 치르기 위해 무대 중앙으로 뛰어나간다.모든 조명이 그에게 집중된다.그러나 붉은색 커튼 뒤에서 리허설을 진행하는 이는 한때 백조의 여왕이던 이탈리아 출신 에르미니아다.
한 남자가 이 19세기 러시아의 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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