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국제연합(UN)군 사령부를 대표한 윌리엄 해리슨 중장과 북한을 대표한 남일 조선인민군 대장은 정전협정서의 서명이 끝나자 각각 일어서서 아무런 말도 없었을 뿐 아니라 악수도 하지 않고 헤어졌다.1953년 7월 27일, 비무장지대(DMZ)는 그렇게 증오와 불신 덩어리, 사생아처럼 태어났다.
그 사생아가 회갑을 맞았다.살아온 세월보다 살아갈 세월이 훨씬 짧은 중늙은이다.노년이 대개 그렇듯 DMZ도 젊은 시절 살아 팔팔 뛰던 기개나 용기는 소진돼가고 있는 게 틀림없다.노욕만 가득한 채 머지않아 사라지고 말 한시적 존재, 환갑의 늙은 DMZ에 뜻밖의 제안이 들어왔다.박근혜 대통령이 DMZ 60주년에 때맞춰 “중무장지대가 된 비무장지대, 그곳에 평화공원을 만들고 싶다”고 제안했다.뜻밖이지만, 회갑 DMZ에게는 시의적절한 제안이었다.어느 곳에 조성할지는 아직 추측 수준이다.그럼에도 어떤 곳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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