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인찌는 이제 막 맥주를 사러 간 참이었다.다시 그가 돌아왔을 땐 손에 들고 있던 병들이 소리 없이 터져버린 것처럼 확실하게 세상이 무너져 내렸다.강가를 따라 나 있는 길모퉁이에 위치한 가게는 세 칸 규모의 하얀 가건물로, 담배와 음료, 사탕, 과자, 그리고 꽤 먹음직한 술안주 몇 가지를 팔고 있었다.가게에는 주방 살림 도구와 주인집 가족들의 잠자리도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었다.인찌에게 일자리를 찾아준 고마운 친구인 진방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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