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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중인 공장에서 춤을
파업 중인 공장에서 춤을
  • 카를로스 파르도
  • 승인 2016.09.0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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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머릿속에 인민전선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가 한 편 있다. 1936년 9월에 개봉된 <멋진 친구들>이 그것이다. 추방 위기에 놓인 스페인 출신의 망명자를 포함, 실직자 5명이 복권에 당첨돼 마른(Marnel; 프랑스 북동부 샹파뉴아르덴 주에 위치한 지역. 같은 이름의 강이 흐른다-역주) 주변에 술집을 차린다. 하지만 이들은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며 낙담하게 되고,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는 줄거리다.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쥘리앵 뒤비비에 감독과 샤를르 스팍 시나리오 작가는 “그저 친구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영화의 오리지널 버전(1)에서 볼 수 있는 가혹한 스토리, 낙오된 계급들 간의 유대감과 마지막 비극적 장면은 투쟁 전날 희망에 들뜬 인민전선의 모습을  예언하는 듯했다. 오늘날 이 영화를 다시 보면, 인민전선에 대한 환상이 깨진다. 희망에 부풀었던 등장인물들이 종국에는 우울함에 빠져드는 서정적인 사실주의를 느끼게 한다. 이러한 분위기는 1930년대 프랑스 영화 전반에 흐르는데, 이와는 전혀 다른 영화, <인생은 우리 것이다>(2)는 프랑스 공산당의 필름 보관소가 만든 것으로, 공산당원들에게만 배포되고 1969년이 돼서야 시중에 상영이 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작품이다. 
이 영화는 1936년 선거를 위해 프랑스 공산당이 주문제작한 것으로, 1935년 말에 시급하게 만들어졌다. 루이 아라공이 기획한 이 영화는 ‘강남좌파’ 유형의(부르주아이면서도 스스로는 서민층과 가깝다고 여기는) 장 르누아르가 감독을 맡았다. 이는 르누아르가 자크 프레베르의 파격적인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노동자가 자주관리(自主管理; 관리주체가 돼 기업을 관리하는 것-편집자 주)를 통해 느끼는 환희를 그린 <랑주 씨의 범죄>(1936)가 비웃음을 사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작 기한이 촉박했기에, 르누아르는 작품의 주요 장면을 외주로 맡겼고, 따라서 현재 이 영화는 ‘공동 저작물’로 알려져 있다.(3) 르누아르는 곧바로 다른 프로젝트들에도 관심을 갖게 되는데, 특히 독일의 점령기 동안 정치적 태도가 180도로 바뀐다.(4)
그는 노동운동에서 얻은 희망을 보여주면서, 언론을 풍자하고, 200개 족벌 가문의 경제 장악을 비판하며, 프랑스 국민의 통합을 열망하고, 점점 심각해지는 파시즘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다. 영화 <인생은 우리 것이다>는 자료 이미지, 다큐멘터리에 결합시킨 방법으로 영화사에 한 획을 긋는다. 영화는 크게 세 가지 이야기로 구성된다. 지옥같은 노동에 저항한 파업, 압류 위협을 받고 있는 농부를 돕는 공산주의 투사들, 그리고 실의에 빠져있다가 프랑스 공산당의 연설을 듣게 된 청년 실업자의 이야기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 옴니버스 영화에는 장-폴 드레퓌스 감독의 <체리의 계절> 같은 다른 희귀작들도 포함돼 있다. 1895년부터 제작 당시였던 1937년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프롤레타리아 가정과 부르주아 가정의 운명을 번갈아 보여주는 작품이다. 정치적 입장의 신중함과 열정적인 연출(등장인물 중 한 명만 공산당원인 설정 등)로, 공산당원들 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호응을 얻었다.
건설과 철강 산업의 노동 총연맹 지부의 주도로 제작된 영화 <건설 노동자>와 <철강 노동자>, 그리고 스페인의 내정 불간섭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교체(Relève)>(1938)가 뒤이어 나왔다. 다니엘 타르타코스키, 탕기 페롱, 베르나르 아이젠시츠 등이 작성한, 부록으로 DVD가 포함된 귀한 책자도 시네 리베르테의 열정적인 경험을 새롭게 보여준다. 프랑스 공산당과 가깝게 지낸 협동조합 시네 리베르테는 1935년부터 1938년까지 제작한 20여 편의 영화 속에 의 문화를 담아냈다. 프레베르와 초현실주의의 이단아 인물 몇 명이 주도해 서민 문화를 연극으로 내놓은 극단이 옥토버 그룹이었다. 열정이 넘치던 시대였다.(5) 


글·카를로스 파르도 Carlos Pardo

번역·이주영 ombre2@ilemonde.com
 
 
(1) 초창기 상연 때 대중의 반응이 싸늘하자, 제작사들은 감독들에게 좀 더 긍정적인 엔딩을 부탁했다. 한 때, 극장 영화는 해피엔딩과 새드엔딩으로 양분돼있었다. 영화가 비디오로 제작, 출시된 것은 이후의 일이다. 당시 저작권을 갖고 있던 관계자들이 <멋진 친구들>의 배포를 오랫동안 막았고, 2016년에 와서야 파테가 영화의 원본을 복구하게 됐다. 
(2) <인생은 우리 것이다>, <체리의 계절>, 그 외 인민 전선의 영화 작품, 팜플렛이 포함된 DVD 3개 세트, Ciné-Archives, Saint-Ouen, 2016년
(3) 제작을 완성시킨 인물은 자크 베케르,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자크 베르나르 브뤼니위, 피에르 위니크, 장 폴 드레퓌스(그는 프랑스가 나치에 점령된 시기, 어머니의 이름 르 샤누아(Le Chanois)를 사용했다).
(4) 파스칼 메리조, <장 르누아르>, Flammarion, <위대한 전기> 시리즈, 파리, 2012년
(5) 미셸 비녹(Michel Winock)은 이 시기를 비평하는 연대기를 사진집으로 내놓았다. <이미지로 설명하는 인민 전선(Le Front populaire expliqué en images)>, Seuil, 파리,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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