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치용의 프롬나드] “노인은 사자 꿈을 꾸고 있었다.”
서울ㆍ경기 지방에 한파주의보가 내린 날, 웅크린 몸에 천 쪼가리 칭칭 감아놓은 게 벽에 똥칠할 때까지 살 기세다. 밍밍한 몸 말고 동여맬 추억이라도 있는 줄 알겠다. 어제인 양 오늘 집 나선 개, 찬바람 귓등으로 날리고 맨발로 눈길 위에 족적 남기느라 흥이 난다.
얼음 위에 댓잎 자리라도 볼까. 댓잎 이불 덮을까. 자리 보고 이불 덮어 전할, 빙점 아래의 기억, 기억의 기억이라도 찾아볼까. 세월처럼 개는 앞서 걷는다. 서울ㆍ경기 지방에 한파주의보 내린 날 세월과 회한처럼 개와 나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언 땅을 걷는다.
** “노인은 사자 꿈을 꾸고 있었다.”는 헤밍웨이 소설 <노인과 바다>의 마지막 문장.
글ㆍ안치용 지속가능성과 CSR에 관심이 많다. 지속가능청년협동조합 바람 이사장과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속가능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news)’을 대학생/청소년들과 함께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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