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 세계에 왕이 직접 통치하는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등 5개국 밖에 없다. 부탄은 반(半) 독립상태로 영국과 인도에 절대적으로 의지하지만, 이웃 네팔처럼 언제 왕정 자체가 무너질지 모르는 위기감이 있었다.
4대 왕 싱계와 그 아들 5대왕 남기엘은 간접지배방식으로 여전히 권력을 누린다. 특히 4대왕 싱계가 주창한 국민행복지수는 현재 부탄 국민을 한 데 모으는 이데올로기로 작동한다. 도무지 비교할 대상을 알 수 없는 대다수 농민 백성들에게, 행복한 지 묻고는 스스로 1위라고 답하는 이런 방식은 실제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발표한 행복지수 평가 97위라는 결과와 큰 차이가 있다.
부탄 국민 91.2%가 “나는 행복하다”고 답변했다. 물론 이에 대해 외부인이 ‘사실 당신은 행복한 게 아니야’라고 말할 권리는 없다. 행복한 국왕의 사진을 보며 왕의 행복한 백성으로 소박하게 살아간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한다면, 문화상대주의의 혐의를 벗어날 길이 없다. 하지만 부탄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고, 외부와의 접촉에 점점 눈을 뜨고 있다. 특히 도시 젊은이들은 실업과 저임금으로 힘겨워하며 호시탐탐 탈출을 꿈꾼다. 하지만 군대도 없고, 경찰력을 동원한 폭력적 지배가 존재하지 않는 부탄에서, 이들을 통제할 유일한 방법인 사진 이미지를 통해, 국민을 행복에 취하게 하는 ‘사진 아우라’라는 아이러니함을 발견한다.
고시원 방송국 팟캐스트 ‘‘행복한 나라’ 부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http://www.podbbang.com/ch/11478?e=22397872
기사 ‘‘행복한 나라’ 부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http://www.ilemonde.com/news/articleView.html?idxno=7625
[인턴 주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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