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을 특별 할인해서 공급했지만,
다른 편의점이나 식품체인들에는 비싸게
차별적으로 물건을 공급했다는 게 FTC의 지적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파키스탄 출신 영국계 미국인 리나 칸(35·여)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이 마지막 출근날인 17일(금요일) 뜬금없이 "펩시콜라에 대해 차별적 할인정책을 편 혐의로 제소했다"고 밝힌 뒤 퇴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했던 리나 칸은 월요일인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과 동시에 물러나고, 앤드류 퍼거슨에게 위원장 자리를 넘겨 줬다.
90년간 사문화된
법률을 꺼내 적용
논란이 되는 대목은 리나 칸이 펩시콜라 제소에 적용한 법률이 거의 90년 동안 사문화 된 '로빈슨-패트먼법(1936년 제정)' 이기 때문이다. 이 법은 기업이 특정 거래처에 대해 가격을 차별해 물건을 공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에 대해 FTC가 법을 집행한 사례는 거의 없어 뜬금없고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라는 평가다.
펩시콜라는 그간 대형유통업체인 월마트에는 제품을 특별 할인해서 공급했지만, 다른 편의점이나 식품체인들에는 비싸게 차별적으로 물건을 공급했다는 게 리나 칸 위원장의 지적이다.
리나 칸은 "이번 조치는 크든 작든 모든 유통업체가 규모에 상관없이 공정한 경쟁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취지"라며 "펩시콜라의 이같은 처사는 소비자 물가를 상승시키고 시장경쟁을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펩시콜라는 정치적으로 편향된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마디로 '규모의 경제'나 ''볼륨 할인' 등 오래된 시장의 마케팅 정책을 부정함으로써 업계 관행에 큰 파장이 불가피하다.
리나 칸은 누구?
리나 칸은 컬럼비아대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 시절 조 바이든 행정부가 파격적으로 미 연방거래위원장으로 임명한 사람이다. 그는 민주당의 반기업적 성향으로 '인공지능(AI)규제' 및 '엄격한 기업합병론자'다. 이에따라 아마존과 메타 등은 리나 칸의 FTC 위원장 임명에 앞서 "그의 과거 행적으로 볼때 공정성이 우려된다"며 배제해 달라고 청원서까지 내기도 했다.
하지만 역대 최연소 위원장이자 '빅테크 기업의 저승사자'로 불린 리나 칸 위원장은 굴하지 않고 아마존, 구글,메타 등 빅테크기업을 대상으로 잇따라 반독점 소송을 추진했다. 그는 시장상황 등을 고려하기 보다는 독단적인 리더십으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 기업들을 죽이기 위해 해외 세력들과 공조를 한다"며 그를 맹비난하기도 했다. 또 파이낸셜타임스는 "변화 대신 혁명을 추종하는 인물"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특히 그는 역대 최고 금액의 인수로 손꼽혔던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업체 블리자드 인수를 반대했다.
시장이 이렇다보니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마자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환호를 지르며 시장에서는 일제히 주가가 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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