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약 3조6천억원), 농심(약 2조5천억원) 등을
무려 두 배 이상 뛰어 넘어 7조 원을 돌파하는 기적을 만들었다.
한마디로 매운맛 라면의 '불닭볶음면 신화'를 쓴 셈이다.
불닭볶음면 삼양식품
주당 100만원 코앞에

김정수(61) 대표이사 부회장의 진두지휘아래 '불닭볶음면 신화'를 연일 쓰고 있는 삼양식품의 주가가 마침내 주당 100만원이라는 '황제주 등극'을 코앞에 두고 있다. 18일 종가 기준 삼양식품 주가는 주당 96만1천원으로 매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얼마전까지만 해도 감히 넘볼 수 없었던 CJ제일제당(약 3조6천억원), 농심(약 2조5천억원) 등을 무려 두배이상 뛰어넘어 7조원을 돌파하는 기적을 만들었다. 한마디로 매운맛 라면의 '불닭볶음면 신화'를 쓴 셈이다.
전체 매출액의 80%가 수출로
지난해는 전년대비 45% 성장
삼양식품은 1961년 창사이래 역대 최대실적인 지난해 매출 1조7300억원을 달성했다. 이중 수출 비중이 80%다. 역시 불닭볶음면의 해외수출이 견인했다.
특히 삼양식품은 2012년 불닭볶음면을 처음 출시한 이래 2016년부터 본격적인 수출에 나서, 미국,중국,유럽 등 총 90여개국에서 글로벌 인기를 얻고 있다. 유튜브와 SNS를 통해 매운밧 도전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폭발적인 글로벌 성장세로 이어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근 한때 미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문제로 수출 우려가 있었으나 '90일 관세유예 조치'가 발표되자 마자 삼양식품의 주가는 다시 질주하기 시작했다.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삼양식품의 주가를 100만원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의 경우 110만원으로 로 보고 있다.
며느리가 나서 회사를 살린
보기드문 재계 신화로 기록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신화'와 '황제주 등극'에는 창업주인 고 전중윤 회장의 며느리 김정수 대표이사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 삼양식품이 부도를 맞은 1998년 회사에 입사해 남편인 전인장 전 회장을 도왔다. 이후 영업본부장 전무이사, 부사장,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맹활약을 했다.
하지만 2세경영을 시작한 남편 전인장 전 회장은 취임 이후 각종 논란으로 경영실패를 자초했다. 2015년 적자를 기록하는 등 삼양식품은 '마이너스 손'이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업계 3위자리도 지키지 못하고 시장 점유율 4위로 추락하기도 했었다.
더구나 전인장 회장 부부의 아들인 전병우 상무가 13살때인 2007년에 설립해 소유한 비글스까지 문제가 됐었다. 전인장 회장 일가는 페이퍼컴퍼니나 다름없는 비글스가 소유한 삼양식품의 지분을 활용해 주가가 오르면 팔고,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되사는 방법으로 무려 8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어 눈총을 받기도 했다.
마침내 2020년에는 삼양식품 오너 일가의 회삿돈 50억원 횡령 등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으로 유죄가 확정돼 김 부회장 부부도 함께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그러나 김 부회장은 실형을 산 남편과 달리 집행유예 뒤 법무부의 특별승인으로 취업제한조치에서 벗어나 남편을 대신해 다시 총괄사장에 이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경영에 복귀했었다. 이후 김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오늘의 삼양식품을 일궈 놓은 셈이다.
그는 서울예술고등학교, 이화여대 출신 답게 미적 감각을 토대로 디자인과 마케팅, 제품개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는 평가다.
김 부회장은 2011년 당시 고등학생이던 딸과 함께 서울 명동을 지나며 매운 찜닭집에 인파가 몰려 있는 모습을 보고 불닭복음면 개발에 나섰다고 밝혔다. 당시 젊은이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맛있게 먹고 '스트레스가 풀린다'라는 말을 듣고 '이걸 해보자'라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이후 김 부회장은 직원들과 전국의 유명 불닭집, 닭발 맛집, 불곱창 맛집 등을 찾아다녔고, 세계 각국의 고추와 핫소스를 연구한 뒤 강한 매운 맛을 내는 불닭복음면을 탄생시켰다. 1년 넘는 개발 과정에서 매운 소스 2톤과 닭1200마리가 투입됐다. 이런 과정을 거쳐 불닭볶음면에 이어 까르보불닭볶음면, 짜장불닭볶음면 등을 잇따라 선뵈 히트를 쳤다.
사실 이런 매운맛 라면을 개발한 김 부회장은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더 눈길을 끌었다.
또 그의 시아버지이자 창업주인 고 전중윤 회장도 생전에 농심의 매운맛 라면인 신라면의 인기를 보고 '우리는 매운 것은 안한다'고 말했을 정도였지만, 현재 삼양식품은 매운맛 라면으로 성공신화를 쓴 아이러니도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김 부회장은 해외영업본부장을 함께 맡아 포화상태인 국내 라면 시장을 탈피해 수출주도 식품기업으로 K-푸드의 글로벌 위상을 확 바꿔놨다는 경영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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