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호 구매하기
"부정부패의 국제정치학"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9월호
"부정부패의 국제정치학"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9월호
  • 김유라 기자, 박지수 인턴
  • 승인 2022.09.01 17: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9월호 리뷰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9월호 표지

옳음과 그름, 선과 악이 뒤섞인 듯한 이 시대에 정의를 찾기란 쉽지 않다. 부정부패에 가담한 정재계의 거물은 공공연히 전설로 추앙받곤 한다. ‘사악한 푸틴’의 몰락으로 끝날 것 같던 전쟁도 계속되고 있다.

예술작품이 인간의 붕괴를 다루는 건, 복잡한 세상 속 갈피를 잃은 사회를 표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눈을 뜨고 지켜봐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누구나 한 번씩 선택의 기로에 서기 때문이다. 순간의 선택이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올 것인가? 격동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어떤 정의를 좇아야할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9월호는 국가의 부정부패와 그것이 국제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세밀하게 파헤친다. 또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잃어가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책임감으로 전달한다.

 

 

‘부정부패’의 국제정치학

 

<두 눈을 감고>, 2016 - 키릴 첼루츠킨

올리가르히는 러시아가 도입한 경제 자유화의 첫 수혜자다. 지금의 경제 제재 속에서도 여전히 부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신흥 재벌 올리가르히의 화려한 성공’ 기사에 따르면, 이들은 더 이상 지난 세월에 누렸던 관용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의 유착관계를 비난하고 러시아가 매국 행위를 의심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불법으로 쌓은 부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한 바이든 미 대통령의 말에 힘이 실린다.

마르코스 부부는 필리핀 국민을 억압하고 극상의 사치와 부패의 상징이었다. 이 일가가 축출되고 36년이 흐른 지금, 아들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크스 주니어는 다시 권력을 잡았다. ‘부패한 마르코스 가문의 귀환’ 기사에 따르면, 마르코스 주니어 신임 대통령은 중국과의 분쟁문제에 ‘매우 신중하고 균형 있게’ 접근할 것이다. 아버지가 고이 물려준 스프래틀리 군도를 1인치라도 뺏기는 건 용납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전쟁 이야기

 

러시아에 점령된 돈바스 지역의 사람들은 평화만을 원한다. ‘우리는 이 전쟁이 지겨워요’ 기사에 따르면, 그들은 입장을 정하는 것 조차 매우 조심스러워 보인다. “마리우폴은 마리우폴일 뿐입니다.” 이 노신사는 맹렬한 전투를 피하기 위해 도심에서 떨어진 아들의 집으로 피신해야 했다. 거리의 자동차 유리와 행인들의 티셔츠에는 Z자가 보란 듯이 그려져 있고, 발코니에는 러시아연방 국기가 나부끼지만 몇몇 사람들은 귀띔한다. 전쟁에 나가는 것이 두려워 숨어있는 남학생들이 많다고 말이다.

 

<도네츠크의 젊은이들이 클럽에서 마피아게임을 즐기고 있다>, 2022년 2월 - 만나 하이트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불가능한 평화’ 기사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종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6개월이 흘렀지만 평화협정이나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어렵다. 양측의 입장은 더욱 강경해졌고 전쟁을 지지하는 세력도 우세해졌다. 서로 우리가 옳은 편이라고,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이 전쟁은 어떤 길을 걷게 될까? 향후 몇 달간의 전개 양상은 이제 전선의 후방이 좌우할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은 유럽의 새로운 안보 질서 수립단계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인간, 영화, 붕괴

 

‘박찬욱 영화의 인물은 왜 ‘마침내’, ‘붕괴’하게 되는 것일까?’ 기사에 따르면, 그의 영화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흔히 자살을 선택한다. <공동경비구역 JSA>에서도, <올드 보이>에서도, 최근작인 <헤어질 결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그들의 자살은 죽은 사람만의 붕괴는 아니다. <올드 보이>의 이우진이 누나가 죽던 순간 동결했던 것처럼, <헤어질 결심>의 해준도 서래가 사라진 바닷가에 결박된 채 끊임없는 붕괴를 겪을 것이다. 이것은 모든 인물들의 ‘무너지고 깨어짐’이다.

 

<헤어질 결심> 스틸컷

르네 보티에는 항상 저예산 영화를 만들고 때때로 독일 민주 공화국(동독)에서 영화를 상영했다. ‘영화로 기록한 전쟁의 참상’ 기사에 따르면, 보티에는 프랑스에서 가장 검열을 많이 받는 영화감독이었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사회 문제를 예리하게 다룬 작품들이었으며, 거의 몰수돼 소각됐다. 현재 남아있는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영상제작사 레 뮈탱 드 팡제가 출시한 DVD 세트에는 1950~1985년 보티에가 제작한 17편의 작품이 담겨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9월호는 이밖에도 '일류 교사가 낙후지역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을까?''계급 재생산에 봉사하는 공교육' 기사를 실어 세계의 교육문제를 다뤘다. 또한 '캘리포니아 마지막 원전의 운명은?' 기사는 기후위기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떠오르는 원전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9월호 목차


 

 

글 · 김유라 기자, 박지수 인턴

  • 정기구독을 하시면, 유료 독자님에게만 서비스되는 월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잡지를 받아보실 수 있고, 모든 온라인 기사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온라인 전용 유료독자님에게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모든 온라인 기사들이 제공됩니다.
이 기사를 후원 합니다.
※ 후원 전 필독사항

비공개기사에 대해 후원(결제)하시더라도 기사 전체를 읽으실 수 없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구독 신청을 하시면 기사를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 5000원 이상 기사 후원 후 1:1 문의하기를 작성해주시면 1회에 한해 과월호를 발송해드립니다.


관련기사